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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음악을
슈벨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 중
‘보리수’로 선택한 이유는
지금이 겨울의 한 가운데이기도 하지만,
이 노래 가사중에 있는 ‘그대여 여기와서 안식을 찾아라’
때문이다.
나는 작년 겨울과 초봄을 대한민국 부산에서 보냈기에
캐나다에만 줄 곧 있던 다른 사람들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를 좀 더 길게 느껴야만 했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하나가 되어 누구도 예외없이 코비드-19과
사투를 벌이며 보낸 1년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텅 빈 객석 - 영화 '졸업'을 사이먼 & 가펑클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오붓하게 혼자 보았다>
백신이 출시 되었다 해도, 그것을 주사한다 해도, 바이러스가 완전 종식될 것이라
할 수는 없겠으나 새 해엔 우리 모두 팬데믹의 불안에서 놓여나 보리수 그늘 아래에서 처럼
몸도 마음도 영혼도 자유와 안식을 얻게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
< 먹지는 않고 사진만 찍은 음식들>
성탄절과 연말을 보내면서
갖고 있는 물건들 중 일부를 도네이션하기도 하고
버리기도 하며 대청소가 아닌 소청소를 했다.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한다 하면서도 뭐가 그리 많던지…
간혹 손님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하곤할 때는 몰랐는데
당분간 그럴 일이 없으니 그릇도 많아 보였다.
덜어 내고 나니 마음이 새털처럼 가벼웠다.
작년 겨울에 한국에 있느라 만들지 못한
겨울철 별미 수정과와 식혜도 담그고
강화에서 사 온 검정팥으로 팥죽도 쑤고,
모닝번에 얹어 먹을 사과조림도 만들었다.
새 해부터는 손수건을 갖고 다니기로 했다.
서랍 정리를 하다 보니 약 20장 정도의 손수건이 있는데
모두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것들로
유명브랜드의 꽤 비싸 보이는 것들도 있고
무엇보다 근사한 상자에 담긴 ‘박수근화백’ 전시회 기념 손수건도 있었다.
환경 보호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척(?)하면서
손수건을 서랍에 모셔 놓고 갖고 다니지 않았다는 건 반성할 일이다.
<서점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지난 해엔 몇권의 책을 읽었을까?
세어보니 겨우 8권이었다.
올 해는 독서량도 늘려야겠다.
언젠가 FM 방송에서 1년동안 책을 50권 읽은 여성
인터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여성은 늘 책을 옆에 두고 오븐에서 빵이 구워지는 동안,
스토브 위에 스튜가 끓기를 기다리면서 틈틈히 독서를 했다고 했다.
굳이 작년에 책을 많이 읽지 못한 핑계를 대자면
팬데믹으로 도서관이 문 닫은 기간이 길었고
구입해서 읽기엔 캐나다의 책 값이 좀 비싼 편이다.
올 해 내 삶의 키워드를 ‘절제’로 정하며
공개하기엔 쑥스러운 사진들 몇장과 함께 지난 해를 돌아보고
새 해를 내다 보았는데
여러분의 새 해 소망은 무엇인가요?
Happy New Year!
사족:아래 사진
< 한국에 있는 동안 저녁시간에 듣던 CBS 음악 FM에서 퀴즈 정답을 맞추고 받은 스타벅스 큐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