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는 등 홍콩을 탄압하자 홍콩인들이 예금을 대거 캐나다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캐나다의 자금 세탁 방지 기관인 FINTRAC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홍콩에서 캐나다로 이전된 자금은 모두 348억 달러(39조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최고치다.
FINRRAC는 1만달러 이상의 자금만 추적한다. 따라서 실제 유입된 양은 더 많을 것이라고 로이터는 추산했다.
캐나다의 시중은행인 ‘에쿼터블 뱅크’의 한 직원은 “2020년 6월 홍콩 보안법이 제정된 이후 홍콩으로부터의 소액 예금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현재 홍콩인들의 홍콩 대탈출 행렬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이는 코로나19로 각국이 검역을 강화해 이민이 여의치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만약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국경 검역이 완화되면 제2의 홍콩 탈출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홍콩인들은 이를 위해 먼저 자금을 이전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앞서 홍콩인들은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됐을 때도 대거 캐나다 이민에 나섰었다. 당시 홍콩인들이 밴쿠버에 많이 몰려 밴쿠버가 아니라 홍쿠버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했었다. 현재 밴쿠버에는 약 30만 명의 홍콩인이 살고 있다.
캐나다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들의 유입으로 캐나다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렇다고 홍콩에서 돈 가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홍콩으로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
홍콩 통화 당국에 따르면 홍콩인들이 캐나다로 자금을 대거 옮기고 있음에도 홍콩으로의 자금 유입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 홍콩으로 유입된 자금은 1조9000억 달러(2147조원)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이는 최근 홍콩증시의 기업공개(IPO) 시장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에 대한 상장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어 미국에 이미 상장했던 중국기업들이 홍콩증시 재상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의 홍콩 탄압으로 캐나다가 뜻밖의 수혜를 입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