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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의 위력은 상당합니다. 백신을 맞은 집단과 맞지 않은 집단간에 벌어지는 감염률 격차와 중증전환 및 사망률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임상실험이 아니라, 화이저를 비싼 가격으로 일찌감치 선제구입해 1 차 접종 100 퍼센트를 넘긴 이스라엘의 실전 (real world) 통계결과가 가장 먼저 그 격차를 입증했습니다.
백신접종과 비접종 집단간의 감염-중증-사망률 차이에 대한 분석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에서 발표한 논문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101765
이스라엘의 어제 (4 월 9 일) 확진자 수는 불과 188 명 입니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2 차 접종 완료인구 56 % + 감염 후 완치인구 15 % 로 집단면역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두 가지 족쇄로부터 해방되기 일보직전에 도달한 첫 번 째 나라가 될 전망입니다.
https://www.israel21c.org/israel-may-have-achieved-herd-immunity-against-covid-19/
백신효과의 조짐은 아직 1 차 접종률이 20 퍼센트 정도에 불과한 ‘백신 개발도상국’ 캐나다 같은 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루 감염자 수가 1 천 5 백 명에 달하는 인구 400 만 알버타 주의 코비드 일일 사망자 수는 계속 한 자리 숫자에 머물고 있습니다. ICU 환자도 83 명에 불과해 안정적 통제가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미 백신을 접종한 고위험군에서 감염과 중증으로의 진행이 거의 사라졌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시는 분은 이미 다 알고 계시겠지만, 코비드-19 변종 바이러스에 비교적 탁월한 방어력을 발휘하는 백신은 mRNA 기반 백신인 모더나와 화이저, DNA 기반백신 중에는 J & J 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백신들의 특징은 미국 국립 알러지 전염병 연구소 (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NIAID)가 개발해 놓은 착상 안정화 기술 (S-2P = 안정화된 스파이크 단백질을 발현시키도록 유도하는 유전자조합기술)을 응용했다는 점 입니다.
The stabilized prefusion coronavirus spike protein can be used as a vaccine antigen to elicit robust neutralizing antibody responses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너무 깊게 이해하려고 할 필요는 없고 그렇다면 그런 줄 알면 될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착상 안정화 기술을 적용한 백신은 모더나, 화이저, J & J, 노바벡스 네 종류 뿐이며, 그 중 아직 실전검증자료가 부족한 노바벡스를 제외하면 그런 이유로 이 세 종류의 백신이 variants(변이 바이러스) 에 대해서도 비교적 강력한 방어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 입니다.
J & J 는 비록 DNA 기반백신이기는 하지만 NIAID 가 개발한 S-2P기술을 기반으로 제조한 결과 B.1.351변이 방어력에서 효과를 증명하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B.1.351 이란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를 말하는데, 현재 발견된 변이들 중 항체돌파력이 가장 강력한 변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으로 무슨 variants가 출몰할지는 모르지만 variants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실전현장에서 증명되고 있는 중이니 너무 변이공포에 휩싸여 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J & J 는 다국적제약그룹 좐슨앤좐슨의 약자이기도 하지만, 이 회사에서 만든 코비드 백신 이름이기도 한데, 이 백신은 쟌센(얀센)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웁니다.
최근 J & J 백신을 맞은 접종인원의 약 0.5 퍼센트 ~ 0.8 퍼센트 정도의 인원에서 일시적인 어지럼증과 구토증세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이 백신은 딱 한 번 만 맞으면 되므로 그 정도 부작용은 참을만 하겠지요. 코비드 걸려 완치되고나서도 저산소증, 폐섬유증 등 치명적인 후유증에 오랫동안 시달리는 것에 비하면 백신접종이 훨씬 현명한 선택일 겁니다.
요즘 말 무지하게 많은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자면,
어제 EMA 발표를 보면 AZ과 blood clots (혈전)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기는 있는 모양입니다. 실제 발생확률은 알 수 없지만 신고된 사례에 의한 통계는 30 만 분의 1 쯤 되는 것 같습니다.
EMA 발표에 의하면 통계적 상관관계일 뿐 상관관계의 기전이 밝혀진 것은 없다고 합니다.
다만 백신에 의한 혈전생성이 해파린에 의한 면역부작용과 비슷해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해파린이란 해파리 냉채 할 때 쓰는 그 해파리가 아니라 항응고제 Heparin 을 말하는데, 신체에 투여했을 때 일부 환자의 면역체계가 Heparin의 항응고작용에 과잉반응, 전투를 시작하는 바람에 오히려 역으로 혈액응고반응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 부작용을 Heparin-induced thrombocytopenia 라고 부르는데 치료가 가능하다고 하니까 백신에 의한 혈액응고반응도 치료가 가능하겠지요. 다만 백신에 의한 혈액응고반응은 Heparin 체내면역반응에 의한 부작용과 구별하기 위해 Vaccine-induced thrombocytopenia 라고 부르기로 했답니다.
어쨌든 30 만 분의 1 부작용 때문에 아스트라제니카를 피해야 할 이유는 적다고 보지만, 앞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variants 방어력은 제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슨 백신이 좋은 백신이냐고 묻는다면 여전히 답은 같습니다.
“The first available vaccine for you is the best vaccine for you!!”
그건 그렇고,
백신국가주의가 점점 공고화되고 있는데, 백신걱정이 없는 나라를 제외한 나머지 나라들은 어떻게서든지 백신을 확보해 in a timely manner 로 제 1 차 집단면역을 달성하는 것이 절대절명의 과제같습니다.
여기서 백신걱정이 없는 나라란 백신공급권을 틀어쥐고 있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을 말합니다.
그 중 독보적인 담판과 협상대상이 미국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누가 이 사실을 부정한다면 그 사람은 세상물정을 전혀 모르는 바보이거나 사기꾼 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저는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별 관심없고, 한국과 캐나다, 이 두 나라가 어떻게 미국정부 및 그 나라에 본사를 둔 제약 다국적기업들과 담판하면서 백신확보에 노력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만 주로 관심이 있습니다.
글 쓰면서 창 밖을 보니 눈이 펑펑 내리고 있네요.
하긴 여기는 6 월에도 눈이 올 때가 있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