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이 주요국 중 처음으로 통화부양을 위한 채권매입 규모를 줄였다. 기준금리 인상이 좀 더 일찍 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선진국 중에서 처음 나온 통화정책 정상화 신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2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다음주부터 주당 40억캐나다달러(3조5700억원) 규모인 채권 순매입 목표를 30억캐나다달러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주요국 중 첫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결정이다. 앞서 BOC는 지난해 말 채권매입 목표액을 50억캐나다달러에서 40억캐나다달러로 줄였지만 대신 장기채 매입 확대를 병행했는데 이번엔 이런 조치가 없었다.
아울러 BOC는 이날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하면서도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BOC는 인플레이션이 BOC의 물가목표인 '2%'에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시점을 2023년에서 내년 하반기로 수정했다. 슬랙(유휴자원)이 줄면서 인플레이션 목표가 기존 전망보다 빨리 달성될 거란 예상이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 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캐나다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에 기인한다. BOC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이전 4.0%에서 6.5%로 한번에 2.5%포인트 상향조정했다. 티프 맥클럼 BOC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팬데믹으로부터 회복이 예상보다 강하다"고 했다.
다만 동시에 맥클럼 총재는 "경제가 충분히 회복되기 전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래의 기준금리 인상은 그 시점의 경제적 조건들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사이먼 하비 모넥스캐나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캐나다 중앙은행으로부터 나온 꽤 매파적(통화 긴축적) 메시지"라며 "캐나다 중앙은행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면 경제회복세가 강력해진다는 걸 꽤 자신하는 듯하다"고 했다.
캐나다의 통화부양책 축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여전히 막대한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할 거란 메시지를 유지하고 있는 중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주요7개국(G7) 등 선진국 중에선 처음 나온 통화정책 정상화 신호여서다.
연준은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시점에 대한 힌트를 아직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고용과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진전이 있기 전까진 매입 규모를 유지할 거라고 거듭 밝혀왔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빠른 백신보급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빨리 성장하며 연준의 테이퍼링 및 금리인상이 기존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진다. 특히 연준이 실제 테이퍼링에 앞서 테이퍼링 신호를 내기 시작하는 시점이 관심사다.
블룸버그가 지난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전 집계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내년까지는 연준이 채권매입 축소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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