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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라 고기먹는 거 그닥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생각과 입맛의 타협을 중시하는 온건한 채식주의자여서 고기를 자주 먹기는 합니다.
며칠 전 저녁 쟈스민 아줌마네 스테이크 디너에 초대받았어요. 쟈스민 아줌마는 옆동네 사는 아줌마로 옆집 사는 엘리스 아줌마하고는 다른 아줌마이니 혼동하면 안 됩니다.
방역수칙 시비걸지 마세요. 저는 혼자 살기 때문에 같은 household 가 아닌 두 사람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어쨌든 17 온스 스테이크를 주신다기에 그 날 점심은 집에서 죽을 먹기로 하고 인스턴트팟으로 해물죽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인팟으로 죽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먼저 팟을 소테이(볶음)모드로 세팅한 다음 참기름을 두르고 다진마늘, 해물모듬, 버섯 등을 넣어 볶습니다. 씻은 쌀을 함께 넣어 볶은 다음 스퀴드 브랜드의 피시소소로 간을 맞춥니다.
대충 볶았으면 Sauté 모드를 끄고나서 물을 약 700 밀리리터 쯤 부은 다음 뚜껑을 잠그고 죽 모드로 25 분을 세팅하면 끝 입니다.
제 인팟은 죽 모드 대신 Oatmeal 모드가 있는데 죽 기능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다 되었으면 스팀은 강제로 배출하면 됩니다. 현미밥이 아니니까 자연배출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어요.
저녁에 주신 스테이크입니다. 부위는 설로인입니다. Costco 에서 구입하셨다고 하구요. 안심보다는 등심을 선호합니다. 미디엄으로 구워달라고 했어요. 등심은 미디엄 이상으로 익히는 게 좋죠.
쟈스민 아줌마는 그린을 많이 준비했네요. 어스패러거스와 표고버섯이 좋았습니다. 패프리카는 고기하고 색깔은 어울리는데 맛은 따로 노는 것 같아요. 스테이크 먹을 때는 고기에 집중하게 됩니다. 고기 외에 다른 것은 따로 돈내고 주문해야 하는 식당도 많습니다.
고기에 윤기가 나는 것은 올리브오일을 발랐기 때문이예요. 스테이크와 올리브오일은 언제나 잘 어울립니다. 스테이크소스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매쉬드 감자는 언제나 맛있는데 이 날은 특별히 더 맛있었습니다. 버터와 올리브오일이 들어간 것 같은데 물어보지는 않았어요.
랍스터테일은 보기보다 살이 많습니다. 일단 고압으로 5 분 정도 쪘어요.
저것만 먹기는 뭐해서 핫도그와 같이 먹었습니다. 라면끓일 때 미리 넣고 끓여도 좋습니다.
간식으로 티라미수만한 게 있을까요? 아쉬운 점은 티라미수가 커피와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티라미수에 에스프레소가 들어 있어 강한 커피향을 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묘하게도 티라미수 먹을 땐 치즈케잌이 생각나고, 치즈케잌 먹을 땐 티라미수가 그리워질 때가 있지요. 그럴 땐 티라미수를 얼려서 먹으면 됩니다. 냉동 티라미수는 치즈케잌과 비슷한 풍미를 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