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공급이 수요를 앞지른 가운데 많은 나라에서 백신 접종이 목적인 미국 여행이 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시가 방문객들에게 무료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전에 멕시코와 다른 나라에서 수만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미국에 날아가면서 텍사스부터 플로리다의 관광은 활기를 띠고 있다.
멕시코 여행사는 미국 관광 상품을 홍보하면서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태국 여행사들은 캘리포니아 상품에 백신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미국 북부주들은 이웃 캐나다에 선량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주들은 백신을 포함해 관광 장려책을 제공하고 있다. 뉴저지는 이번주에 ‘맥주와 접종’ 정책을 발표했는데 첫 번째 접종을 마친 성인에게 양조장에서 무료 음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 7일 뉴욕시는 백신 접종을 위한 여행지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플로리다와 알래스카도 무료 백신을 매개로 관광 홍보에 나섰다.
백신 여행 대부분은 멕시코와 텍사스 사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멕시코 항공사들은 남텍사스로 가는 노선을 추가했다. 휴스턴, 댈러스, 샌안토니오행 항공편은 몇 주 동안 예약이 돼 있으며 가격도 오르고 있다.
대유행으로 타격을 입은 멕시코의 여행사들은 기회를 재빨리 포착했다. 에두아르도 파니아과아 산업협회장은 “3~4월에만 17만명에게 미국 관광 상품을 판매했는데 대부분이 백신을 찾고 있었다”고 전했다.
멕시코 몬터레이에 사는 보석 디자이너 신디 미자레스(31)는 자신의 많은 친구들이 그렇듯이 텍사스 약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예약했다고 밝혔다. 그는 “단지 삶이 정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며 “매우 기쁘고 행복하다. 어서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인구의 6%가 백신을 완전히 접종했으며, 미국의 백신 접종자는 31%다. 멕시코는 여전히 백신 접종의 대부분을 6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미국은 16세 이상의 사람들에게 백신을 제공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국제공항 자료에 따르면 멕시코시티에서 미국으로 간 승객은 지난 2월 9만 5천여명, 3월 17만 7천여명, 4월 20만 7천여명으로 점점 늘고 있다. 4월 여행지로는 텍사스 휴스턴과 댈러스에 각각 4만 1천명, 2만 6천명이 탑승했으며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샌안토니오가 뒤를 이었다.
여동생과 함께 멕시코시티에서 댈러스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던 패트리샤 리드루조(38)는 72세의 어머니와 함께 안전하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 더 이상 백신을 기다리지 않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미 두 번째 접종을 위해 항공편을 예약했다.
백신 여행에 특히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공공 병원에서 일하는 멕시코 보건요원들과 민간 의사들이다. 이들은 멕시코 백신 접종 1차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멕시코 의사협회 회장인 벨린다 카자레스는 “사립 병원 의사 중 약 4분의 1만이 접종을 받았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인들은 공식 채널을 통해 미국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에서 온 트럭 운전사 마이크 머피(53)는 지난달 미국 노스다코타주의 국경 간 무료 백신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 왔다. 노스다코타 주 정부는 매니토바 총리가 도움을 요청한 후 약 6000명의 캐나다 트럭 운전수들에게 선량을 제공하고 있다.
태국의 한 여행사는 예약 첫날 200명이 미국행 백신투어를 예약했다고 밝혔다. 여행객들은 항공료를 제외 약 2400달러를 지불하고 캘리포니아에서 10일간 여행을 즐긴다. 여행 일정에는 존슨앤드존슨 코로나19 백신 접종,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명소와 해변 방문, 쇼핑 등이 포함돼 있다.
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