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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국군을 보호하기 위해 동맹국인 한국군에 제공하겠다던 백신은 결국 J & J 로 결정됐다. 한미정상회담 직후 한국정부가 수령을 자신했던 종류의 주력백신 (화이저, 모더나)도입은 결국 무산됐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측 방미단에게 한국군에 제공할 백신의 종류에 대해 언질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한미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달 23 일, 서울경제신문을 비롯한 한국 주요 매체들은 복수의 한국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군에 직접 제공 의사를 밝힌 백신은 모더나 또는 화이자(화이저: 필자 주)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며 “현재 미국에서 사용이 승인된 코로나 19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등 3 종으로, 이중 얀센 백신은 해외에서 '희귀 혈전증'이 발견돼 30 세 미만 장병에게 접종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 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었다.
당시 한국매체가 인용한 정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미국이 제공하기로 한 백신의 구체적인 종류와 시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면서도 "장병용으로 제공할 경우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고 전한 바 있다.
한국측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극히 상식적인 기대와 예측을 뒤엎고 30 세 미만자에게 접종이 사실상 금지된 J & J 1 백 만 도스를 한국군에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J & J 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동일한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제조된 재래식 DNA 기반 백신으로 혈전부작용 보고사례와 낮은 방어력 (임상 3 상 실험 66 퍼센트) 등의 이유로 FDA에서 승인은 했으되 접종이 사실상 보류되거나 제한된 백신이다. 1 회접종 백신의 임상실증 방어력 66 퍼센트가 낮은 방어율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1 차 접종 방어율이 그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가용백신들이 있는 상황에서 J & J 를 배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는 지난 달 초 도입이 예정됐던 J & J 최초물량 30 만 회분을 미국으로 되돌려보냈다.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 소재한 제조시설(Emergent BioSolutions) 검증조사결과 해당 제조시설이 생산공정 안전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미국 FDA 는 캐나다 보건부의 의견을 받아들여 해당시설이 오염관련 제조준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생산중단을 명령했다. 현재 캐나다 보건부는 J & J 제품 제조과정에 대한 미국 FDA 의 신뢰할만한 정밀조사결과가 공식발표될 때 까지 해당 백신 배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보도된 J & J 한국군 배포소식은 경악스러운 뉴스였다.
J & J 가 나쁜 백신이라는 말이 아니라, 30 세 미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표본집단에 30 세 이상에게만 권고되고 있는, 그것도 주력백신도 아닌 백업백신을 제공하겠다는 미국의 처사는 누가보아도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동맹국 군대에 대한 백신제공결정은 불과 1 주일 전에 열렸던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정상들끼리 상호확인한 사항이었다.
만일 한국정부가 미국측의 ‘기분나쁜 선물’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 현재 일반인들에게 배정된 화이저, 모더나 물량을 군대로 돌리는 대신 J & J 를 30 세 이상 일반인들에게 접종해야 하는 플랜교체를 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두 번 맞아야 하는 다른 백신들과는 달리 J & J 는 1 회 접종이므로 당초 약속했던 55 만 명 분보다는 45 만 명 분이 추가로 제공되는 셈이기는 하다.
그건 그렇고,,
나는 한 달 전 쯤 J & J 백신이 DNA 기반 백신 중에서는 우수한 제품으로 평가받는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코비드-19 변종 바이러스에 비교적 탁월한 방어력을 발휘하는 백신은 mRNA 기반 백신인 모더나와 화이저, DNA 기반백신 중에는 J & J 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세 가지 백신들의 특징은 미국 국립 알러지 전염병 연구소 (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NIAID)가 개발해 놓은 착상 안정화 기술 (S-2P = 안정화된 스파이크 단백질을 발현시키도록 유도하는 유전자조합기술)을 응용했다는 점 을 소개했다.
특히 J & J 는 비록 DNA 기반백신이기는 하지만 NIAID 가 개발한 S-2P기술을 기반으로 제조한 결과 B.1.351변이 방어력에서 효과를 증명하는 쾌거를 이룩했다는 점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대한 이유로 연령제한이 설정되어 있고, 생산국인 미국에서조차 백업백신으로 분류되어 배포가 보류되거나 제한되고 있는 백신을 제한연령대 인원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동맹국 군대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은 무례하기 짝이 없는 소리다.
다른 주력백신이 없는 것도 아니고, 미국 안에서는 백신이 남아돌아 선물과 복권까지 뿌려대며 마치 길거리 야바위판에서 호객행위하듯 접종희망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것을 세상이 다 아는데, 70 년 동맹국에게 이토록 무례하고 야박한 짓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누군가 그 이유를 밝혀내고야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