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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잘 모르는 보수할배들은 문재인 정부나 진보진영이 박근혜를 핍박했다고 오해하고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박근혜가 속으로 철천지 원수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그들을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전 중앙정보부장 김재규, 둘째는 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 전두환, 셋째는 전 최순실 특검수사팀장 윤석열, 넷째는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권성동, 다섯 째는 전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 황교안 순이다. 이름 앞에 붙인 직책은 각 당사자들이 박근혜와 원수지간이 된 시기에 맡고 있던 직책이다.
전 중앙정보부장 김재규는 왜 박근혜의 1 호 원수가 되었을까?
사람들은 십중팔구 그가 아버지를 죽였기 때문이라고 예단하기 쉽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박근혜는 아버지가 피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동요는 커녕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았다.
그에게 아버지 사망소식을 처음 전해 준 사람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김계원이었는데, 그로부터 아버지 사망소식을 듣는 순간 박근혜는 별로 놀라거나 슬퍼하지 않았고, 심지어 ‘아버지가 어떻게 (또는 왜) 돌아가셨느냐’고 묻지도 않았다.
그런 당연한 질문을 하는 대신 박근혜는 김계원에게 개뚱딴지 같이 “OOO 는 안전한가요?” 라고 물었다. 여기서 OOO 가 휴전선이라는 설도 있고 집무실 안전금고라는 설도 있는데 확실하지 않으니 단언하지는 않겠다.
박근혜가 김재규를 1 호 원수로 여기는 이유는 그와 그의 조직(구체적으로는 중앙정보부 안전국)이 아버지에게 고자질하여 최태민을 자기 곁에서 떼어놓고 내쫓았기 때문이었다.
전두환이 박근혜의 2 호 원수가 된 까닭도 이와 유사하다.
그는 국보위 상임위원장 시설이던 1980 년 8 월 최태민을 육군 보병 제 21 사단 (백두산부대) 예하 군부대에 감금했었다.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 그래도 양구보다는 나으리’라는 ‘비공식 부대구호’에서도 드러나듯이 이 부대는 강원도 양구 등 최전방 동부전선을 관할하는 오지부대다. 22 사단과 함께 각종 사고가 연발하는 부대로도 정평이 자자한데, 이 부근 부대들에서 사고가 잦는 이유가 최태민의 원혼이 근처를 맴돌고 있기 때문이라는 대한민국 무당 및 점쟁이들의 분석이 나온 바도 있었다.
전두환은 이에 더해 합수본부장 시절이던 1979 년 10 월 28 일 휘하 수사관들을 청와대에 보내 아버지 집무실 금고를 털어간 적이 있는데, 그 돈 중 2 억 원 (6 억 원이라는 설은 잘못된 것이다) 만을 자기에게 주고 나머지를 횡령했다는 사실도 앙심을 품게 된 일부 원인으로 작용했다.
2013 년 박근혜가 ‘전두환 추징법 개정’에 서명하여 전두환 일가를 알거지로 만들려고 한 시도 역시 2 호 원수에 대한 보복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다.
1 호 원수와 2 호 원수는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되었고, 박근혜에게는 죽기 전에 반드시 손을 봐줘야 할 세 사람의 원수가 남았다.
그 중 3 호 원수 윤석열과 4 호 원수 권성동은 자신을 탄핵하고 감옥 속에 4 년 8 개월 동안 처박는데 결정적이고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진짜 원수들이다.
특히 3 호 원수 윤석열은 자신을 직권남용, 강요 등 18 개 혐의와 국고손실 등 2 개 혐의, 그 외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등 21 개 혐의로 징역 45 년을 구형한 불구대천의 철천지 원수로 여기고 있을 게 분명하다.
어젯밤 꿈에 박근혜가 나타나 자신의 열혈지지자들에게 보낼 것이라는 격문을 보여줘 읽어보았는데, 어디선가 베낀 듯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내용이 짧으면서도 결기가 충만해 보이므로 여기에 그대로 옮겨본다.
" 내 덕이 부족하여 여러분의 충의를 보살피지 못하니 내 스스로의 부덕이다.
이제 보수공당 국민의 짐을 점령한 가짜보수 윤석열 일파는 차마 옮기지 못할 실언과 망언으로 야만의 무도한 속내를 드러내며 이 나라 보수세력의 위상과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으니 금수만도 못한 것들을 어찌 사람의 말로 꾸짖을 수 있겠느냐?
저들 마음의 어둡기가 짐승같아 말길이 막히고 설득의 길이 끊어졌으니 오직 후보교체가 있을 뿐이다. 당원과 지지자들이 한 몸으로 국민의 짐을 지키고, 창의를 몰아오는 친박들과 함께 떨쳐 일어서면 이미 대의가 우리에게 임했으니, 깊이 들어와 의지할 곳 없는 윤석열 일파를 당 밖으로 몰아낼 수 있을 것이다.
고립되고 분열된 당의 위태롭기가 머리카락과 같고, 이 나라 보수세력의 위기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전국의 태극기 할배들은 밤을 세워 나에게 달려오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