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때 프랑스는 맥없이 독일에게 점령 당했다. 독일은 마지노 요새를 우회해 간단하게 파리까지 진격했다. 몇 백년을 프랑스에게 당하기만 하다 파리를 점령했으니 독일인들이 얼마나 열광했는지 알만 하다.
드골은 런던으로 피신해 망명정부를 세웠고 페텡은 독일에 항복해 괴뢰정부 수반이 되었다. 이 나치 괴뢰정부를 비시정부(Vichy) 정부라고 부르는데 프랑스 해외 식민지는 비시 정부에서 관리했다.
지금 생각해도 웃기는 게 연합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괴뢰정부를 정통 정부로 인정했고 자유 프랑스(망명정부)는 찬밥 취급을 당했다. 마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국제사회 인정 못받은 것 과 같은 맥락이다.
북아프리카 프랑스 식민지 카사블랑카도 비시 정부에서 관리해 독일군이 파견되었다. 소개하는 장면은 릭이 운영하는 카페에 독일군들이 들어와 “라인강을 지키자 (Die Wacht am Rhein)”를 부른다. 이에 분기탱천한 빅터(레지스탕스 비밀 지도자)가 카페 악단에게 라 마르세예즈를 연주하라고 한다.
이 고전 중에 고전 카사블랑카는 헐리우드 애정영화 100선에서 1위를 기록한 적도 있는데 릭(험프리 보가드), 일사(잉글리드 버그먼), 빅터(폴 헌레이드), 르노(클르드 레인스) 모두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매카시 광풍이 불 때 험프리보가트는 반 매카시운동에 앞장 선 적이 있고 폴 헌레이드는 공산주의 동조자로 낙인 찍혀 영화에 출연 못한 적도 있다. 한 마디로 미친 시대였는데 요즘에도 멸공 반공 외치는 자들이 있으니 딱하다. 클로드 레인은 영국군 장교 출신으로 일차대전 때 독가스에 한쪽 눈을 실명했다.
이 영화는 2차대전 중에 만들어졌는데 그 당시로서는 흔하디 흔한 전쟁 프로파간다 영화로서 흥행에 성공하리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으나 명화가 되었으니 “사람 팔자 알 수 없다”가 아니라 영화 팔자도 알 수 없다.
이 영화는 헐리우드에서 촬영했고 카사블랑카에서는 단 한 장면도 찍지 않았으나 정작 카사블랑카에서는 헐리우드에서 촬영한 장면을 가져와 카사블랑카라고 선전하고 있다.
사진: 아래 왼쪽 험프리 보가트(릭) 그 옆에 잉글리드 버그만(일사), 그 뒤에 폴 헌레이드(빅터) 그 옆에 왼쪽 클로드 레인.(르노)
영화에서는 빅터와 일사가 부부로 나오고, 릭은 일사의 애인이다. 르노는 부패한 프랑스 경찰인데 마지막에 릭과 함께 카사블랑카를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