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인터넷에 아프간 뉴스가 떴다. 탈레반이 여자들 공중목욕탕 출입을 금지한다는 뉴스다. 사람들 앞에서 여자들이 옷을 벗는 게 율법에 어긋난다는 거다. 세계 최빈국 중에 하나인 아프간에는 목욕시설 해 놓고 사는 집이 별로 없어 대부분 공중목욕탕을 이용한다는데 그렇다면 여자들은 씻지도 말고 살라는 말이니 세상에 그 따위 율법이 어디 있다 말인가?
탈레반이 어찌어찌 미군 내쫓고 정권은 잡았는데 최악인 경제상황을 타개하고자 국제사회에 원조를 청했다. “정치적 견해를 떠나서 도와 달라”고 애걸하는데 그자들이 위대하다고 떠받드는 그 알라인지 얼라인지는 도대체 뭐하는 물건인지 모르겠다.
유교는 조선을 망쳐 놓은 원흉이라고 지탄을 받아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라는 책도 있지만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공자의 유교가 아니라 주자학이다.
주자학은 유교 근본주의로 남송에 주희라는 작자가 유교경전을 재해석해 집대성 해 놓았는데 공자보다 더 공자스러운 논리로 고려말에 들어와 조선 건국에 통치이념이 되었다.
문헌기록과 유물에 의하면 고려사회는 조선보다 훨씬 개방적이라 외국 난민도 받아드렸고 남녀 차별도 거의 없어 딸도 상속을 받았고 딸이 제사를 모시는 경우도 흔했다. 남편이 죽으면 아내도 호주가 될 수 있었고 남녀 교제도 자유로워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도 안되는 헛소리하는 자들도 없었으니 정작 죽어야 할 사람은 공자가 아니라 주희다.
그래도 조선이 500년 왕업을 유지한 것은 주자학이라는 통치이념 때문이라고 강변하기도 하지만 조선이 500년을 유지한 것은 조선 민중들의 삶의 의지의 결정체이지 공자가 와서 기함을 할 황당한 주자학 논리가 아니었다.
주자학으로 무장한 조선의 사대부들은 나라를 유지할 생각보다 나라 팔아먹을 궁리만 했다. 특히 노론 계통이 나라 팔아먹는 일에 앞장섰는데 노론 계통의 이념은 조선 말, 일제 강점기, 해방 이후 지금까지 면면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어 나라 팔아먹은 걸 지금도 자랑으로 알고 있는 위인들이 있다.
기독교 근본주의가 인류에 어떤 해악을 끼쳤는가 는 자유게시판 논객들이 여러 차례 설파해 굳이 재방송 할 필요를 못 느끼는데 예를 하나만 들어보자. 선천적 장애자가 있다. 신인지 고무신인지가 창조를 했다 가정한다면 선천적 장애자도 신의 작품인데 자기가 만들어 놓고 자기가 차별한다면 그 고무신인지 나막신인지는 당장 쓰레기 통에 처박아 마땅한 아주 나쁜 놈이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종교는 필요하다. 과학의 발전과 물질적 풍요만 인간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는 인간의 정신 세계를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사방이 암흑처럼 캄캄한 어두움에 갇혀 있을 때 한 구절의 성경이, 한 구절의 불경이, 한 구절의 공자 말씀이 한 줄기 빛처럼 다가온 경험을 많은 사람들이 했을 것이다. 종교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용도 폐기된 근본주의는 빨리 망했으면 좋겠다. 좀비처럼 쉽게 없어지지는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