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가끔 여행 이야기라든가 신변잡기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 올리는 것을 좋아하는 클립보드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한국정치나 종교 이야기는 될수록 피하는 편 입니다.
한국정치나 종교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 종교를 놀이터에서 분리하자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정치가 별건가요?
삶 전체 입니다.
삶의 방향과 태도를 결정하고 의사표시를 포함한 행동을 개인적으로 또는 집단적으로 구사하는 것 자체가 정치입니다.
일진회 여중생 말투와 사고방식을 가진, 30 살 처럼 얼굴을 꾸미다 실패한 50 대 무당 아줌마가 대통령되는 거 사생결단 막자는 것만 정치가 아닙니다.
우리의 삶에서 정치와 분리된 영역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삶의 장이 가지는 정치적 문제는 70 년대, 80 년대와는 비교조차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졌습니다.
환경, 생태, 난민, 문화집단간의 갈등, 인종, 포퓰리즘, 성다양성, GMO 식품, 세계분업구조와 유통망의 문제 뿐 만이 아니라, 21 세기 들어서는 alternative right 같은 위험한 극우파시즘의 준동으로부터 시민의 자유와 안보를 시민 스스로가 지켜내야하는 새 과제까지 생겼습니다.
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수기독교의 치명적 교리들과 관련한 종교담론들은 저처럼 기성종교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가 된지 오래입니다.
여기 가끔 올라오는 기독교와 관련한 종교담론들은 갈등유발의 부작용보다는 현대교회의 변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익이 절대적으로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대선이 문제인가요?
한국의 대선은 세계에 널려있는 모든 인간사의 현안문제들과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인간사의 현안문제들을 해석하는 관점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관점을 바탕으로 갖는 누군가의 생각이 어느 한 쪽으로 일단 편향되는 것은 당연한 일 입니다.
문제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생각을 말하는 행동자체가 아니라, 그 편향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간에 벌이는 소통의 방법과 기술의 미숙함입니다.
소통의 방법과 기술이 미숙하기 때문에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고,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소리와 메신저를 공격하는 발언들이 난무하는 것 입니다.
바로 이게 이 게시판의 문제였습니다.
누군가가 세대차이를 이야기했던데 , 제게는 세대차이가 아니라 문화충격으로 느껴집니다.
자꾸 어른 어른 하는 소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회관계에서 필요한 매너는 올드스쿨의 고색창연하고 가부장적인 어른놀이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상대를 동등한 인격으로 존중할 줄 아는 근대적 시민의식에서 나옵니다.
어른과 늙은이로 분류되는 것도 아니고, 젊은 세대와 시니어 세대로 나뉘는 것도 아닙니다.
서로 동등한 가치로 존중받아야 할 시민들이 존재할 뿐입니다.
친목질 같은 것도 없습니다.
친목이라면 오늘 저녁 지인들과 스테이크 디너를 나누었는데, 그 지인들과는 씨엔드림의 씨자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한국계가 아닌 분도 계셔서, 이야기 주제는 주로 캐나다 국내문제, 프리덤 칸보이 등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프리덤칸보이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트루도 정부가 지금보다 이들에게 훨씬 강경하게 대응하기를 바랍니다)
씨엔드림에서 제게 댓글을 다는 분들은 한 분 정도를 제외하고 저는 모르는 분들입니다.
친목질 같은 거 없으니까 개무시하시고 자기 콘텐츠를 가지고 자기 이야기를 그냥 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왜 요즘 게시판이 시끄러운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어서 어리둥절한데,
암튼 저는 상대가 어떤 모습을 보이더라도 지금까지 제가 늘 그랬던 것처럼 상대의 dignity 를 존중하고 지켜줄 것 입니다.
‘내가 당신을 대하듯 당신도 나를 그렇게 대해달라’는 요구는 절대 하지 않습니다.
그건 그 분들의 비즈니스지 제 비즈니스가 아니니까요.
다만 다음부터는 혹시 만나게 되더라도 좀 더 civilized 된 방식으로 만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