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신고 시즌이다. 나같은 OTR(Over The Road) 트럭커에게는 꽤 괜찮은 금액의 돈을 정부로부터 돌려받는 시기다.
이동하는 거리 이외에 주유, 로딩, 언로딩, 인스펙션, 사고에 의한 우회, 기상상태에 길이 막혀 하염없이 며칠간 고립된 상태에서 장거리 트럭커는 보상을 받지 못한다. 오로지 이동하는 이외는 공짜로 일을 하는 것이다.
장거리 트럭커는 트럭에서 먹고 자며 이동한다. 세무서는 이들의 삼시세끼를 경비처리 해준다. 때문에 세금신고 시기가 유일하게 장거리 트럭커가 약간의 보상을 받는 때이다.
작년엔 한끼당 $17을 공제받았다. 예를들어 일주일간 미국을 돌아다녔다면 17*3*7 = 357, 주급에서 357 US dollars가 공제되어 연수입이 재계산되는 식이다. 세율 구간이 내려가서 그간 공제되었던 세금 등등이 재조정되어 꽤 돌려받는다. 여기에 RRSP를 한도만큼 넣어두면 손쉽게 일만달러 이상을 정부로부터 환급받는다.
사실 지금 하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작년 초에 그만두려 했다. 정부로부터 정산을 받고 일을 그만둔 후 돌려받은 돈으로 한국에 가서 몇주 쉰 후에 좀 더 쉬운 로컬잡이나 야드쟈키 등의 일을 구하려 했었다. 하지만 세상은 Covid-19에 의해 얼어붙었다. 한국에서 14일 격리, 다시 돌아와서 2주 격리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제 이 지루한 판데믹의 끝이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한다. 여행을 하는데 따른 모든 규제가 사라지면 한국에 갈꺼다. 참치집에서 실장님 스페셜 먹을거다. 일식집에서 사시미코스 먹을거다. 대도식당에서 한우 구워먹고 깍두기 볶음밥까지 먹을거다. 다음날 아침엔 양평해장국이나 전주콩나물국밥을 흡입하며 해장할거다. 예전에 직장생활했던 동네에 가서 점심때마다 먹었던 추어탕, 순대국, 삼계탕, 낙지볶음, 평양냉면, 간장게장, 굴국밥 먹을거다.
이 모든 비용은 CRA가 내줄거다.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