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자유게시판
미처 몰랐던 아내의 취향
작성자 심심해     게시물번호 15992 작성일 2022-04-11 13:13 조회수 3947

아마 이 글은 아래 글의 속편격이다.

 

https://cndreams.com/cnboard/board_read.php?bIdx=1&idx=15862&category=&searchWord=&page=6

 

여튼 처음에 이런저런 일상 글들, 예를들면 나는 과연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존재의 근원에 대한 '너 어디서 왔니?' 나, 어느날 갑자기 노화에 대한 자각을 한 존재의 슬픈 자화상 '그때 나는 꿀이었고 내 심장은 달달했었지' 같은 뻘글들을 써제낀 후 아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니 영 내가 쓴 글들과 겉도는거였다. 물론 그때 모국에서 대통령 선거 전후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내가 뭔가 게시판의 분위기를 망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뭔가 약간 울컥해져서 '우 씨, 나도 정치글 쓸 수 있는데…' 하며 공산당 만세를 쓰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것처럼 반응도 뜨뜻 미지근하고, 아내도 이런 글은 좋아할것 같지 않고, 쓰고있는 나 자신도 흥이 안나서 때려 칠려고 했다. 그런데 이후에 게시판에 방문한 아내가 의외로 공산당 시리즈를 무척 재미있어 하는 거였다.

 

특히 아내가 좋아하는 BTS 를 0.01% 정도 가미한 5편 자기거세의 시대에서부터 아내는 공산당 시리즈에 본격적으로 재미를 붙이더니 6편 현대 계급론에선 '빨리 다음편을 내놓아라' 하는 분위기가 되버렸다.

 

아내가 일상 다반사를 묘사한 꽁트보다 이런 하드보일드 정치경제 꽁트를 더 좋아할지 전혀 몰랐다. 아내의 새로운 취향을 발견했다. 아내를 즐겁고 기쁘게 하는게 내가 이 땅에 태어난 이유다. 나도 저절로 신이나서 현실 정치에 대한 내용이 잔뜩 들어간 7편 선거 게임을 후다닥 써서 올리고 다시 집을 나섰다.

 

어제밤 카카오톡 보이스콜로 나의 제 1 독자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7편 재밌었어요?'

'웅! 웅!! 재밌어! 재밌어!!'

'다행이네요!'

'웅! 웅!! 공산당 끝나면 다음엔 종교글 써줘. 종교글!!'

'종교글???'

 

나는 뼛속까지 무신론자다. 아내도 내가 하드코아 무신론자인걸 알고 있다. 그런데 아내는 나의 종교글을 원한다. 무슨 속셈일까?

 

그간 생각해 놨던 여러가지 글거리들, 예를들면

 

루이지애나에서 캘거리까지 히치하이커 태우고 온 얘기,

인도 바라나시 강가에서 부녀간으로 오해받아 아내에게 들이대는 인도 청년들과 대적할뻔한 얘기,

라오스 메콩강에서 이틀동안 보트타고 떠내려간 얘기,

태국 숲속 강가에서 코끼리들과 물장난한 얘기,

미국 세콰이어 국립공원 트레일에서 그리즐리 베어랑 눈싸움한 얘기,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일에서 김치찌개 먹은 얘기,

헬리코박터파일로리라는 이쁜 이름을 가진 애들을 뱃속에서 다 죽인 얘기

 

같은거를 쓸려고 했는데 이런게 갑자기 다 사라지고 이상한 것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찰스 다윈, 리처드 도킨스, 유발 하라리 같은 이름들이 떠오르며 여러가지 글거리들이 떠오른다. 예를들면,

 

신이라는 상상력이 인류문명발전에 끼친 영향,

유일신 종교에 뿌리깊게 남은 다신교의 흔적들,

석가모니는 아트만교 신자였다,

자살해도 괜찮은 자이나교,

카스트제도는 지배층에게 개꿀같은 제도,

그 때 두 시크교도는 왜 나때문에 싸웠을까?

선악과를 먹고 각성한 후 처음 이브가 지은 표정

 

같은거, 우와 주제가 무궁무진 하잖아!

 

그런데 까딱 잘못하면 대차게 욕처먹고 CN드림에서 도편추방당하기 딱 좋은 주제이기도 하다.

 

아내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중이다. 어우, 아내는 무서운 사람이었다.

 


3           0
 
게로  |  2022-04-11 17:23         
0     0    

도대체 심심해님 정체가 무엇입니까? ^^

니콜제니TV  |  2022-04-12 09:17         
0     0    

메콩강에서 이틀동안 보트타고 떠내려간 얘기 어서 쓰세요 ㅎ

말탄건달  |  2022-04-13 10:47         
0     0    

흥미 진진 하네요. 저도 몇가지 있는데 이참에 묻어서 하나 써볼라구요. 당장 생각 나는건 중국 황산 정상의 북해호텔 에서 (농담 아니고 진짜로) 얼어죽을뻔한 이야기네요.

심심해  |  2022-04-13 15:43         
0     0    

기대하겠습니다.
안그래도 요즘 너무 도배하고 있는 것 같아 불편한데 빨리빨리 제 글들을 밑으로 밀쳐주세요.

다음글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개에게 충성하는(?) “전과0범”
이전글 캘거리 TD은행, 코리안아트클럽에 후원금 지급
 
최근 인기기사
  캐나다 식료품, 주류, 식당 식..
  드라이브 쓰루, 경적 울렸다고 ..
  앞 트럭에서 떨어진 소파 의자 .. +1
  (CN 주말 단신) 앨버타 실업..
  (CN 주말 단신) 우체국 파업..
  “나는 피해자이지 범죄자가 아니..
  RCMP, 경찰 합동 작전, 수..
  연말연시 우편대란 결국 현실화 ..
  캐나다 우편대란 오나…우체국 노..
  주정부, 시골 지자체 RCMP ..
  현충일 캘거리 각지 추모행사 진..
  캘거리 트랜짓, 내년 수익 3,..
자유게시판 조회건수 Top 90
  캘거리에 X 미용실 사장 XXX 어..
  쿠바여행 가실 분만 보세요 (몇 가..
  [oo치킨] 에이 X발, 누가 캘거리에..
  이곳 캘거리에서 상처뿐이네요. ..
  한국방송보는 tvpad2 구입후기 입니..
추천건수 Top 30
  [답글][re] 취업비자를 받기위해 준비..
  "천안함은 격침됐다" 그런데......
  1980 년 대를 살고 있는 한국의..
  [답글][re] 토마님: 진화론은 "사실..
  [답글][re] 많은 관심에 감사드리며,..
반대건수 Top 30
  재외동포분들께서도 뮤지컬 '박정희..
  설문조사) 씨엔 드림 운영에..
  [답글][답글]악플을 즐기는 분들은 이..
  설문조사... 자유게시판 글에 추천..
  한국 청년 실업률 사상 최고치 9...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