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서는 2천 년 전에 예수가 체포되고 십자가에서 처형된 이야기를 극적으로 묘사했다. 고대인들은 참 사람 예수의 정신에서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을 인식할 수 있었기에 그 경이로운 경험을 성서로 기록했다. 유대인들은 예수가 무엇을 위해서, 무슨 말을 하고 어떻게 행동했기에, 무엇때문에, 누가, 무엇이 그렇게도 두려워서 예수를 처형했나에 대한 이야기를 당시의 문학적인 장르를 이용하여 기록했다. 그러나 2천 년 후 현대 기독교인들은 예수를 무당집의 예수신으로 전락시키고, 성서의 원초적인 메시지를 거부하거나 심하게 왜곡하여 괴상하게 멋대로 믿고 있다. 예수의 체포와 처형 이야기를 변질시키지 말고, 솔직하게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기독교 신학과 신앙에 기초가 된다.
필자의 칼럼을 읽는 독자들 중에, 내가 예수 이야기들을 반박한다고 비판한다. 또한 필자의 생각은 너무 별나기 때문에 내가 기독교 목사라고는 믿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한편, 어느 독자는 필자의 접근 방식이 21세기 상황에서 성서의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필자가 역사적 예수 탐구에 정렬을 바치는 한 가지 목표는, 예수 이야기들을 바르고 솔직하게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교회가 권위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상업적이고 정치적으로 만든 예수는 나에게 설득력과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대신 나는 교회가 세워지기 훨씬 전에, 다시 말해, 이분법적이고 이기적이고 부족적인 인격신론의 유신론적 교리의 수장 예수가 탄생하기 전에 생선 비린내가 가득한 갈릴리 바닷가와 악취가 풍기는 장터에서 민중들과 어울려 식탁에 둘러앉아 먹고 마시던 참 사람 예수 이야기를 듣고 싶다. 나의 목적은 예수 이야기를 반박하거나, 성서가 필요 없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한 것이 아니다. 21세기 우주진화 세계관을 살아가는 현대 기독교인들이 1세기 고대 삼층 세계관에서 기록된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고 직역적으로 믿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기 때문에 원초적으로 고대인들이 무엇을 밝히려고 그렇게 기록했는지를 탐구해야 한다. 이것은 기독교인의 신학과 신앙에 있어서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고 책임이다. 필자는 40세에 대학에서 신학을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렌즈로 성서를 새롭게 다시 읽는 방식을 배울 수 있었으며, 예수에게 솔직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역사적 예수 탐구를 통해서, 1세기 유대인들의 상황 속에서 살았던 촌부 예수를 만날 수 있었으며, 예수가 무엇을 했길래 체포되고 처형됐는지에 대해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다.
필자는 목회학 석사(M.Div)와 박사(D.Min) 과정에서 학자로서의 정직성을 배웠으며, 또한 20년 동안 목회지에서 목회자로서의 충실함을 배웠다. 물론 한 사람의 기독교인으로써 학문성과 정직성과 충실함 사이에 긴장과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그것들이 분리되지 않고 통합되도록 끊임없이 최선을 다했다. 따라서 필자는 은퇴 후에도 지금까지 계속해서 역사적 예수에 대한 급진적인 칼럼을 쓸 수 있다. 나는 교회에 대해 후회하는 마음을 갖거나, 분노를 품고 교회를 떠나지 않았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면서 큰 상처를 입고, 다시 교회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나는 교회에 남아있는 교인들과 교회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떠난 교회동창회 사람들에게 예수가 가르쳐준 새로운 의식과 참된 인간성을 소개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신앙/사실, 계시/이성, 종교/과학, 이것들이 어느 하나가 다른 것을 맞춤형으로 변형시키는 모순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끊임없이 밝혀왔다. 분명한 것은, 역사적 예수 탐구 여정에서 나의 학문성과 정직성과 상식성의 조화가 비판적인 목소리들로 위협받거나 약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고대 성서에 이성적이고 지성적으로 솔직해야 한다. 예수의 죽음 곧 체포와 처형에 대한 1세기 성서 기록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21세기 기독교인들은 성서를 바라보는 세 가지 방식 곧 역사, 신앙, 그리고 신학을 구분해야 한다. 간단히 말해서, 역사는 분명하다. 예수는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 치하에서 십자가에 처형되어 죽었다. 그러나 예수에 대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십자가 처형 속에서 생명과 삶의 의미를 발견했다. 즉 예수는 자신들의 새로운 삶을 위해 죽었다는 것이다. 한편 역사와 신앙을 왜곡하고 변질시키는 신학은 예수의 죽음이 인간의 죄를 대속한다는 개념을 발전시켰다. 쉽게 풀이하자면, 예수는 애당초 인간의 죄를 대속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와 땅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예수의 생애는 의식이 깨어난 평범한 촌부로써 체제적인 불의에 저항했던 용감하고 투쟁적인 삶이었다. 오늘 교회가 맹신하는 내세적이고 이분법적인 구원론 내지는 구속론은 예수가 죽은 후 수백 년이 지난 후 교회가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통제하기 위해 만든 비상식적인 불량신학에 불과하다.
1세기 로마제국 시대에 십자가 운명은 기존 체제에 저항하는 반역자들에게나 주어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수는 도대체 세상에서 무슨 일을 행했기에 십자가 처형을 당하기에 이르렀나? 현대 기독교인들은 이 어려운 질문에 교회가 만든 교리와 이에 세뇌된 개인적이고 전통적인 신앙을 넘어서서 이성적이고 지성적으로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기독교는 다른 종교들도 주장하는 대로, 온 인류가 속해야만 하는 유일한 종교가 아니다. 성서는 다른 종교의 경전들과 함께 많은 경전들 중에 하나일 뿐이다. 성서는 온 인류가 반드시 믿어야만 하는 절대적인 경전이 아니다. 또한 모든 인류가 교회에 다녀야만 구원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구촌에 존재하는 모든 종교들과 경전들은 각자의 시대와 환경에서 지극히 부족적이고 사적인 계시로부터 탄생했으며, 어느 하나가 다른 것들을 정복하고 통제할 수 없다.
성서에 예수가 유월절 기간에 십자가에 처형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복음서 저자들은 그 정확한 시기에 대해서 일치하지 않지만, 중요한 대목은 예수의 죽음과 유월절 절기를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성서에서 예수의 죽음과 관련된 유월절이 어떠한 절기인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유월절은 과거에 유대인들이 약속의 땅을 향해 나아가게 되었을 때, 이집트의 노예생활로부터 탈출하여 해방된 것을 축하하는 절기였다. 이러한 유월절은 분명 강대국의 잔인한 지배를 받고 있던 식민지 나라에서는 매우 위험한 성격의 축제였다. 1세기 유대인들이 당시의 로마인들을 과거 자기들의 조상들을 지배했던 고대 이집트인들과 동일시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1세기의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의 기록에 따르면, 헤롯 대왕의 죽음 이후 수많은 군중들은 유월절 축제에 예루살렘에 모였다. 군중들은 현재의 억압 상황 한 가운데에서 과거에 억압으로부터 해방되었던 사건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헤롯의 아들들 중에 하나인 아켈라오스는 자신의 군대에 저항하는 군중들을 공격하여 3000명 가량이나 되는 예배자들을 성전 부근에서 살해했다. 이 사건은 유월절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스러운 상황을 연출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로마제국의 철통 같은 보안체제에서 거대한 군중의 축제는 살얼음판 같은 상황이었으며 바로 예수가 체포되고 처형된 역사적 상황이 되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이 예수가 무엇을 했길래 체포되고 십자가에 처형되었느냐에 대한 질문의 대답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예수가 체포되기 직전에 일어난 두 개의 분리된 사건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첫째는, 오늘날 교회에서 종려주일로 축하되고 있는 것으로서, 기독교인들이 통상 “예루살렘으로의 승리의 입성”이라 부르는 사건에 관한 이야기이다(마가복음서 11:7-10). 마가복음서에는 암시적으로, 그리고 마태복음서와 요한복음서에서는 명시적으로, 예수의 처형은 구약성서 스가랴서 9:9의 예언의 완성으로 기록되었다. 복음서들이 묘사하는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은 오랜 세월 동안 유대인들이 겪어온 종교적-정치적 억압에서 메시아적 희망을 품고 있는 상징적 행동이었으며, 유월절 기간 동안 경계를 강화했던 당국자들로부터 확실히 탄압을 자초했다. 그러나 그것이 그토록 구체적으로 예언서의 구절들이 문자적으로 완성되었다는 역사적 타당성을 입증하기는 어렵다. 후대의 유대인 기독교 저자들은 세월이 흘러간 후에 회상하는 방식으로 예수의 활동을 해석해 줄 수 있는 구약 성서 구절들을 인용했고, 때로는 그러한 구절들이 사건들을 창작할 수 있는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2) 두번째로, 예수가 체포된 동기는, 성전 난동사건인데, 복음서들이 이것을 기록하고 있다. 마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창작하기 위해서 이사야서와 예레미아서로부터 성서적 자료를 찾아 이를 해석하여 덧붙였다(마가복음서 11:15-19).. 도마복음서의 기록은 역사적 예수에게서 왔을 가능성이 더욱 큰 예수의 말을 포함하고 있다: “나는 이 집을 파괴할 것이며, 어느 누구도 그것을 다시 세울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예수는 상징적으로 성전을 파괴하고 있었다.
예수는 예루살렘으로 오직 한 번의 여행을 했다. 개방된 밥상과 무상 치유에 대한 예수의 비전은, 종교체제와 정치체제의 배후세력으로서 교권을 형성하고 거간 역할을 하고 심지어는 억압구조를 만들어내는 근원이자 상징인 성전 안에서 그가 목격한 것과, 심한 충돌을 일으켰다. 성전은 유대교 법에 따른 정통성을 획득하지 못한 채, 로마제국과 헤롯 왕가의 꼭두각시가 되어 마치, 종처럼 고용되기도 하고 해고되기도 했던 대제사장들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었다. 성전파괴라는 예수의 상징적 행동은 그가 가르쳐왔던 것, 그가 치유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 그리고 그가 개방된 밥상의 실천 속에서 이루고자 했던 것을 강화시켰다. 다시 말해, 성서에 기록된 이 상징적인 이야기는 거짓과 가식의 탈을 쓴 믿음체계가 대표하는 모든 것에 대한 반대와 거부였다. 의심할 것도 없이 갈릴리에서의 예수의 언행들이 체포의 빌미가 되었다. 그러나 특별히 유월절 기간 예루살렘 성전의 일촉즉발의 분위기 속에서, 빌라도 총독의 로마군대가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이루어진 예수의 도전은 군대를 불러들여 자신을 체포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예수는 성전을 정화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의 행동은 기독교 대 유대교의 어떤 대립이 아니었다. 성전은 로마제국 점령당국과의 협력체제를 이루는 비굴한 어용집단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성전종교는 보다 큰 힘의 권위에 순종해야만 계속해서 성전이 존립할 수 있고, 그곳에서 예배의식이 가능할 수 있다고 믿는 상업적인 종교체제였다. 대제사장은 식민지화된 백성과 제국주의 지배자들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중개인이었다. 다시 말해, 종교체제는 민중들의 비인간적인 삶의 고통과 절망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으며, 다만 자신의 하느님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의 믿음이었다. 사실상 그런 하느님은 아무것에도 쓸데없는 무용지물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어떠한 유대인이라고, 심지어는, 열렬한 에세네파나 준법정신이 강한 바리새파라도, 예수처럼 행동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절망적으로 돌이킬 수 없이 때묻고 더럽혀진 성전에 대한 상징적인 파괴였다. 예루살렘 성전은 무용지물이 된 하느님에게 기적을 간구하는 기도를 하고, 그것을 위해 제물을 바치는 무당집이었으며 특히 야합과 억압의 자리였다. 예수는 그런 종교체제와 믿음체계를 철저히 반대하고 저항했다. 결국, 예수는 예루살렘 성전에서의 그의 행동 때문에, 유월절 기간 동안에 체포되고 처형당했다.
예수의 십자가 처형은 예수를 따랐던 사람들의 희망에 끔찍한 충격을 주었다. 수치스러운 죽음은 개방된 밥상과 나눔의 치유 속에서 그들에게 하느님 나라의 여명을 경험하게 해주었던 사람들에게 기대할 수 있었던 운명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것을 의미있는 죽음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신앙은 역사 안에서 현실적이고 현세적인 삶의 의미를 발견했다. 예수는 억압되고 주변으로 밀려난 민중들의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죽음을 거의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참 사람 예수의 정신과 비전이 그를 권력층과의 갈등으로 몰고갔다는 인식 하에, “그가 나를 위해 죽었다.”고 말하는 갈릴리 농민들을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성서가 원초적으로 밝히려는 예수의 죽음은, 예수가 온 인류의 원죄를 “대신해서” 피를 흘리고 죽은 희생양이 되었다는 대속신학에 대한 것이 아니다. 예수의 체포와 처형으로 민중들의 억눌려 있던 의식과 인간성이 되살아났으며,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종교체제와 정치체제에 정면으로 저항하고, 온갖 탄압과 착취로부터 스스로 해방할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얻은 경이로운 체험이 성서로 기록된 것이다. 예수는 자신의 생애 중에 개방된 밥상을 제공함으로써 이 땅 위에 하느님 나라의 현존을 실행했다. 이것은 구체적인 사람들을 위한 구체적인 식사였고, 대개는 이것이 아니고는 식사의 기회가 전혀 없었던 민중들을 위한 것이었다. 초대 기독교인들 중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러한 개방된 밥상은 그들이 갖고 있는 모든 음식을 의미했다. 그들은 하느님이 그 밥상의 주인이라고 믿었다. 예수가 가르친 “하느님의 의미”는 성전종교의 믿음체계가 신봉하는 하느님이 아니었다. 민중들은 인식하기를, 예수는 지금 여기에 하느님 나라의 비전을 위해 죽었고, 또 이 계획 때문에 희생되었다. 그래서 그 개방된 밥상은, 불가피하게 그리고 마땅히, 그의 삶을 축하하고 그의 죽음을 기념하게 되었다. 예수의 개방된 밥상은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며, 인간 대접을 받으며 사람답게 살아가는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삶의 방식이었다. 예수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그리고 인간의 죄를 “대신해서” 죽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의 회복을 위해서 죽었다.
[필자: 최성철,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전직 지질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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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의 생각들은 이 책들에서 나왔다. 이 책들을 통해 세계의 과학 철학 종교 사상에 대한 미래의 물결을
이해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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