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동렬 (미주 주간현대, 샌프란시스코)
dyk47@yahoo.com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적지 않은 사람이 놀랐지만 정작 가장 크게 놀란 사람은 수상자 오바마대통령 자신이다. 평화상을 수여하는 노르웨이 노벨 평화상 위원회의 보안이 노벨상 권위만큼 철저했던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 4번째 수상자이자, 흑인으론 마틴 루터 킹 목사 이후 2번째 수상자이다. 지난 1월 20일에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에겐 올해 2번의 경사를 맞이한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흔치 않은 일을 두번 겪는 셈이다. 미국인들은 많이 놀라면서도 축하를 아끼지 않는 모습니다. 이제 시작한 미국 대통령에게 미래를 담보로 노벨상을 주겠다고 나선 노르웨이 노벨상 위원회의 도박이 크게 관심을 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 결정에 접한 한국인들은 하나 같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수상과 비교 했다. 이제는 김 전 대통령의 수상 자격 운운 하는 비판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한국 사람으로 유일하게 노벨상 수상자에 대한 예우가 아니고, 수상에 대한 부정은 한국정부와 한국민에 대한 부정과 다를 게 없다.
김 전 대통령의 수상과 관련해 김정일에게 5억 달러를 갖다 주었다는 이야기는 이미 비밀이 아니며, 국정원과 청와대에 노벨상 수상을 위한 특별 공작반이 있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이런 저런 미확인 이야기가 나오면서 곤욕을 치르는 것은 김 전 대통령이 아닌 한국 국민 자신이다. 부인도, 인정도 힘든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누워서 침 뺏는 격이 된 셈이다. 자기 발등을 스스로 찍는 어리석음을 보였다.
수상을 신뢰해야.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노벨상 수상에 대한 시비는 이젠 종식 되어야 한다. 돈을 주었다 거나, 노벨상 수상을 위한 특별 공작반이 있었다거나 모두가 증명되지 않은 지나간 이야기다. 이미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에 대해 아직까지 한풀이 식 비난과 험담은 옳지 않다. 고인에 대한 비난을 하면 할수록 그 결과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 오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 국민이 자기 나라 대통령이 받은 상을 그토록 매도 하는가?
어느 나라 국민이 자기 나라 대통령이 받은 상을 돈으로 매수했다고 말하는가?
이제 우리는 최소한 그런 어두운 과거에서 자유스러워야 한다.
과거에 발목이 잡히면 미래를 볼 수 있는 시야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처럼 현재 이룬 실적이 없지만 그가 주창한 ‘핵무기 없는 세상’과 ‘모슬렘과 평화’를 이루겠다는 주장만으로 노벨상을 받는 그런 특별한 시대에 살고 있다.
미국 국민들은 아직까지는 실적이 없고, 결과도 불투명하지만 노벨상 수상으로 인해 오바마 대통령이 더욱 세계평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신뢰감을 보이고 있다.
국격을 지켜야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공통점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라는 점이라. 한쪽에선 돈으로 샀다는 비난을 받고, 다른 한쪽에선 자격미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두 사람에게 수상을 결정한 노르웨이 노벨 평화상 위원회는 외부에 들어난 것보다 훨씬 다양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세밀하게 분석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단체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어설픈 식으로 수상자를 결정하지 않는다. 수상자를 발표하기 까지 정치적인 제스쳐를 포함해 얼마나 많은 예상 시나리오를 그렸겠나. 그런 엄격한 스크린을 거쳐 수상자로 결정 된 이상 그에 대한 시비는 없어야 한다. 신뢰 해야 한다. 특히 ‘카더라’식의 소문을 입에 담지 말아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도 스스로 수상자로서 자격에 미달 된다고 말하면서 자기에게 더 큰 책임을 맡긴 것으로 생각하고 상을 받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수상 소식에 대한 놀라움과 긴장을 보였지만 수상은 수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아마도 수상까지 약간의 시비는 따르겠지만 미국 국민들은 자랑스런 수상자로 생각할 것이다. 결국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긍정적이냐 아니면 부정적이냐에 따라 결과는 엄청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보도에 접히면서 이제 우리도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시비도 이제 막을 내리고 수상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수상을 신뢰하는 것도 우리 스스로 꽃가마를 타고 국격을 지키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