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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바보로 만들었던 '이휘소 소설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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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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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번호 4136 |
작성일 2011-06-04 22:07 |
조회수 23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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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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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년대 중반 대한민국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을 합동으로 속여넘길 뻔한 멋진 드라마가 하나 있었다.
바로 ‘이휘소 소설극장’이 그것이다.
박정희 찬양론자에서부터 반미주의자에 이르기까지 좌우합작으로 바보가 될 뻔 한 그 때 그 사건의 시작은 소설가 김진명이 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는 제목의 상중하로 나뉜 소설책 세 권이 출간되면서 시작됐다.
김진명의 소설은 말 그대로 소설이었으나, 저자가 ‘이 책을 ‘이휘소 박사의 영전에 드린다’는 요지의 글을 서문 아래 써 놓았기 때문에 이 소설에 나오는 이용후 박사는 당연히 재미 과학자 이휘소 박사인 것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됐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세 권짜리 소설에 나온 대부분의 픽션이 사실에 바탕을 둔 것으로 오해할 수 밖에 없었고, 나 역시 당시에는 <박정희의 서신>이 사실인 줄로 오해했었다.
김진명의 소설은 공석하라는 이름의 또 다른 작가가 쓴 소설 <핵물리학자 이휘소>를 바탕으로 쓴 것인데, 공석하의 소설은 김진명의 소설과는 달리 제목부터 실명을 사용한데다, 자기가 입수한 이휘소가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바탕으로 쓴 것이라며 1993 년 ‘소설 이휘소’라는 또 다른 제목의 책을 발간하면서 그 책에다가 있지도 않은 사실들을 날조해 넣었기 때문에 고소고발사건으로 문제가 확대된 것이다.
그 날조된 내용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박정희의 편지에 대한 이야기와 그가 다리에 핵개발과 관련된 기밀문서를 숨겨가지고 들어가 청와대에서 박정희와 감격적인 해후를 했다는 이야기 따위들이다.
김진명과 공석하는 그들의 소설 중 날조한 내용들과 관련하여 이휘소의 유가족들에 의해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했는데, 법원의 판결 이후 공석하는 자기 소설 내용 중 이 부분이 픽션이었음을 인정했다. 공석하는 KBS 와의 인터뷰에서 ‘편지를 입수했다’는 처음의 주장과는 달리, 그 편지를 본 적은 없지만 이휘소 박사의 모친인 박순희 씨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며 말을 완전히 바꾸었다. 자신이 이박사의 모친에게서 들은 편지 내용을 약간 각색했다는 것이다.
박정희와 이휘소는 편지든 무엇이든 서로 연락을 주고 받은 적이 없다. 감동적인 일기 같은 것도 물론 존재하지 않는다.
이휘소 박사는 박정희의 유신독재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1972 년 10 월 17 일 유신이 선포된 이후에는 한국에 들어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한 예로 그는 1973 년 10 월부터 페르미 가속기연구소에서 이론물리학 부장을 맡았는데, 이듬해 미국 국제개발청 (U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의 서울대학교 원조지원을 위한 미국측 평가위원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을 때도, 한국방문을 몇 번이나 취소하려고 하다가 혹시 박정희 정권이 자신에게 무슨 공작을 행할 것에 대비하여 연구소 동료들과 비상연락망을 구축하는 한편 한국에서의 숙소도 주한미군사령부 용산기지 바로 옆에 있는 주한미국대사관 직원숙소로 정할 만큼 그는 박정권에 대해 극도의 불신과 공포심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그는 미국 시민권자였고 (그는 1968 년에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 당시 한국방문은 개인자격이 아닌 미국 정부 대표단의 일원으로 가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조심했을 정도로 이휘소의 박정권에 대한 증오감과 의구심은 대단한 것이었다. 교토대학에서 강의가 있어 고국 근처에 갈 기회가 있었을 때에도 모친을 일본으로 오게 해서 상봉한 적도 있다.
박정희가 핵개발 의지를 가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1974 년 인도 핵실험 성공 이후 국제원자력기구와 미국의 핵사찰이 본격화되면서 박정희는 1976 년경 핵개발 프로젝트를 포기하는데, 1977 년경에 과학자 귀국 공작을 벌였다는 것도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기다.
그건 그렇고 박정권의 전략무기 개발팀은 과연 핵개발을 추진하는데 한 명의 소립자 이론물리학자가 그토록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을까? ’
60 만 대군으로 보호하면서 까지, 미국과 단교를 각오하면서 까지 모셔와야 할 만큼?
여기에 대한 질문은 당연히 내가 할 몫이 아니다. 핵개발과 관련된 과학자들에게 질문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아직 그 소설극장을 실화인 줄로 믿고 계신 분들은 최소한 위키 백과사전이라든가 두 소설가가 왜 이휘소 박사의 유가족들에게 명예훼손으로 고발 당했는지 사건 진상의 내용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부터 읽어보시길 바란다.
추신: 제가 내일 아침 일찍 어디를 가야 하기 때문에 그의 교통사고와 관련된 이야기는 이 자리에서 할 시간이 없군요.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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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 2011-06-04 22:23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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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해가 안가는건... 날짜까지 박힌 대통령의 편지와 그에 대한 대답격으로 쓰여진 일기라는 문서를 보구나서... 이게 사실일건지 아닌지 알아보는데 1분도 안걸릴텐데 그걸 하지 않는 분들의 mental set 입니다.
이런 분들은 새로운정보가 주어지면, 그 정보의 신빙성을 알아보구 자신의 신념을 결정을 하기보다는, 그 정보가 주는 결론 (정보의 허구/진실성에 관계없이)이 구미에만 맞으면 되는가봐요. 이렇듯 정치적 신념을 종교적 믿음처럼 구성하는한 이런 분들과 대화로 소통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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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래 몇 분이 주고받으시는 이야기 읽고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몇 자 끄적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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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아프리카
| 2011-06-05 00:44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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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 링크에 클릭해서 들아가 봤는데 박정희의 글 스타일이 2000년대 스타일이라 이거 textual criticism을 해야 되지 않나 생각을 했습니다. 픽션이 갖는 극적 요소는 보통 엄청난데, 이 픽션을 실화로 읽어도 하나도 감동이 되질 않았습니다. 저는 마치 히틀러의 파쇼적 민족주의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논쟁이 일면 일상적인 독서 패튼에서 벗어나는데, 오늘도 옛날에 사 둔 박정희 연구서의 논문 서너 편을 덕분에 읽었습니다. 박정희의 경제적 공헌을 마치 절대적 필연으로 보는 분들을 보면 이해가 잘 안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박정희의 파쇼적 정치적 행각에서 그의 추종자들이 보면 좋은 면이 있을 수 있겠지만 사회 윤리적 차원에서 질이 상당히 낮은 인간임에는 분명하거든요. 박정희의 행각을 보면 성선설보다는 성악설이 옳다는 생각에 더 끌리게 됩니다. 클립보드님과 토마님 덕에 미망에서 깨어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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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아프리카
| 2011-06-05 00:52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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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읽고 있는 책은 정성화 편, [박정희 시대와 한국 현대사]. 서울: 선인, 2006. 이 책은 명지대국제한국학연구소에서 펴 낸책인데, 박정희 추종자들이 좋아할 논문이 여러 편 있습니다. 영문글과 한글이 혼재된 책입니다. 박정희 이해가 심화되려면 1차 자료는 못봐도 2차 자료는 좀 읽고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것도 신빙성이 있는 글이 많지만 그래도 아직은 하드 카피로 보는 것이 신뢰할 만하죠. 김진명의 소설은 못봤지만 이 책에 대해서 주워들은 바를 종합해 보면, 이 책은 상당히 위험한 극우적 nationalism을 내포하고 있는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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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by
| 2011-06-05 07:17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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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정사 삼국지 보다 소설 삼국지(나관중 지음)의 내용을 훨씬 신뢰하고 사실로 받아드리려고 하는 경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 생각되는군요.
박정희 추종자들에게는 이휘소 박사와 박정희관계가 소설이던 실화던 상관이 없습니다. 박정희는 박성빈과 백남의 사이에서 5남2녀중 5번째 아들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민족중흥을 위해 휘황찬란한 알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사실로 믿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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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pect
| 2011-06-05 16:16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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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사실은 이번 임명된 주한 미국대사 성 킴 이 과거 박정희 정권때 \'김대중 납치 일본 총책\' 아들이더군요. 더 자세한 설명은 \'양정철 닷컴\' 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럿 분들 덕에 군사정권당시의 정확한 사실들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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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아비
| 2011-06-05 18:23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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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보를 읽으며 내려가다가 성킴에서 눈이 뒤집힐 정도로 놀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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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tva
| 2011-06-12 20:56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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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에서 청산해야 할 인물들이 많습니다.
아직도 부패하고 악랄한 종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정말 사이코패스들이 지배하고 있는 대한민국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국민들은 그 썩어빠진 기득권들이 사이코패스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먹고 사는 것이 힘들어서 그렇겠지요.
하지만 진정한 삶의 길을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옳고 그름을 분간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우선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다시 민주정부가 들어서야 할텐데 참 요원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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