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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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씨엔드림에선 1977년 방영됐던 TBC드라마 ‘서울야곡’의 맹식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보다 더 며칠 전 어느 분과 한국 드라마 ‘황금의 제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지요. 우선 저는 황금의 제국과 같은 작가 같은 연출자가 만든 드라마 추적자에 대한 감상평부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추적자 보면서 엉뚱하게도 이윤형이라는 인물이 떠 올랐습니다.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이윤형은 삼성 이건희 회장의 1979 년생 막내딸입니다. 2005 년 뉴욕에서 자살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첨예한 내면갈등구조를 겪을 수 밖에 업는 등장인물은 손현주나 김상중 같은 주인공들이 아니라 고준희가 배역을 맡은 회장의 막내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를 가장 미워하면서도 반대로 그 아버지를 가장 사랑하는 딸 이지요. 막내딸은 결국 아버지곁을 떠나지만 아버지에게 유일하게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는 자식이기도 합니다.
이 드라마의 핵심주제는 재벌과 권력,, 이런 이야기가 아니고, 종류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살아가고 생각하는 법…이런 거라고 봅니다.
재벌과 권력같은 통상적인 주제는 물론이고 심지어 주인공을 가장해서 등장한 인물들, 소녀의 죽음과 아빠의 복수같은 이야기조차 결국은 진짜 숨겨진 메시지에 봉사하는 엑스트라가 아니었을까,, 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재미를 느꼈던 부분은, 회장 (박근형)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대사들 입니다.이 명품대사들이야말로 싸르니아를 이 드라마에 붙잡아 둔 거의 유일한 이유이기도 했는데, 그중 가장 압권은 이 대사이지요.
“니,, 이 시상에서 제일로 슬픈게 먼지 아나? 바로 꿈이 이루어진 담에도 인생은 계속된다는기다”
어차피 인간이라는 동물은 어떤 조건에서도 현상에 만족할 수 없는 본질과 본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이 명제야말로 ‘이 사회의 강자’들이 가장 하고 싶은 말 일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에 두 사람에 대한 판결이 떨어지지요. 김상중에게는 8 년이 떨어지고 손현주에게는 15 년이 떨어집니다.
좀 의외죠, 늘 권선징악이나 해피엔딩이 주를 이루었던 보통 드라마하고는 많이 다릅니다. 그렇다고 세상은 여전히 부정의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 이런 피날레를 만든 걸까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손현주에게 판결을 내린 판사는 손현주의 최후진술에 인간적으로 감동하는 표정을 보여주었는데요.
......결국 이 드라마는 두 세계를 선과 악으로 나누지 않았습니다. 두 세계 이야기를 각각 그 두 세계에 속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한 것 뿐 입니다.
암튼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성 이회장이 만일 이 드라마를 보았다면 ‘죽은 막내딸이 이 드라마를 한 번 보았으면…”했을지도 모른다는……
황금의 제국 역시 비슷한 성격의 드라마입니다.
선과 악, 이런 이분법적 철학은 배제되고, 가치의 기준과 잣대가 각각 다른 세계에 속한 사람들이 각자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명품대사들’과 절제된 행동을 통해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뭘 잘 모르는 사람들은 심장에 철판을 깐 사람들이 세속적인 성공을 이루기 쉽다고 믿고 있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심장에 철판을 깐 사람들은 세속적인 성공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심장은 항상 따뜻해야 합니다. 머리는 항상 차가워야 하고요. 그렇다면 어디에 철판을 깔아야 돈 and or 권력을 장악할 수 있을까요?
네, 위장에 철판을 깔아야 돈 and or 권력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식사시간에 가족끼리 오손도손 열심히 밥 먹으면서 한 편으론 혈투를 벌이는 두 드라마 장면들이 이를 잘 묘사해 주고 있습니다.
황금의 제국에서 나오는 박근형 웃는 모습, 움츠린 목, 악수하는 폼, 정말 빼다박았습니다.명품 연기자 틀림없구요.
선우은숙 경상도 사투리는 안 어울립니다. 연습부족입니다.
이요원, '49 일' 이후 처음 보는데 중후한 아줌니 티가 납니다.
장신영, 연기의 폭이 넓어진 것 같습니다.
태양의 신부나 추적자에서 나온 장신영은 그게 그거였는데 말이죠.
마저 보러 갈까요?
휘리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