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기사입니다-
그런데 뭔가 억울한 게 남은 모양이다. 교회 측은 이 사과문에서 “하지만 본 전도지의 제작 의도와는 다르게 언론매체를 통해 왜곡보도된 점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바로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교회가 말하는 ‘왜곡보도’란 무엇일까. 교회 측의 ‘해명’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여성 프로필 사진을 게재한 것은 사람마다 좋아하는 스타일이 다르다는 ‘예’로 제시했을 뿐이고, 정작 하고 싶은 말은 예수가 최고의 스타일이 맞는데, 마치 교회를 나오면 소개팅을 주선한다는 식으로 보도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치자. 다시 한 번 논란이 된 전단을 되짚어보자. “소개팅 해볼래?”는 교회 측이 붙인 제목이다. 안에 담긴 프로필 사진은 이런 형식이다. “박○○(31), 치과의사, 유○○(25), 간호사. …” 전단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한 누리꾼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음에는 아예 강남에 폰팅업체라도 차릴 기세.” 아닌 게 아니라 강남에 밤에 가면 저런 스타일의 전단지가 길거리에 널려 있다. 누리꾼은 교회가 제시한 여성들이 실제 신자가 맞는지도 의심했다. 혹시 도용했거나 날조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교회 청년부 담당 목사에게 물어봤다. 그는 “교회 신도들 사진인 것은 맞다”면서 “복음을 전하는 방법이 잘못된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잘못은 인정하지만 청년들의 관심을 끌려고 한 ‘순수한 의도’를 왜곡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순수한 의도’가 맞나. 기독교 신학과 관련한 고전적인 논쟁이 몇 개 있다. 이를테면 ‘아무리 훌륭한 인물, 즉 이순신이나 세종대왕 같은 역사적 인물도 기독교를 접하지 못했을 테니 지옥에 갔을까’라는 질문이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한 개신교의 답은 명확하다. 불신자는 지옥행이다. 이 경우에 해당하는 질문은 이것이다. “길거리 노숙자에게 돈을 주는 조건으로 교회에 나오라고 전도를 했다. 이 경우는 바른 행동인가.”
청년부 목사는 한숨을 쉬면서 말을 이었다. “교회에서도 잘못한 것은 인정하고 있다. 또 청년부가 한 것은 맞으니 책임을 지라고 하면 질 것이다.” 그는 기자와 통화 말미에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예수 믿고 천국 가세요. 저 같은 사람이 죄인이지 예수님이 죄인은 아니지 않습니까.”
죄인이라고 할 것까진 없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개독교’라는 말이 회자될 만큼 기독교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사건은 불신 여론에 더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죄라면 ‘태신자’가 교회, 더 나아가 그들이 믿는 신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하는 불경죄를 저질렀다는 게 이번 전도지 사건이 담고 있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 운영팀.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3-09-17 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