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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비님께-그냥 한 말씀
작성자 내사랑아프리카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6657 작성일 2013-02-25 20:13 조회수 2382
 
지난 번에 말씀드렸듯, 한말씀 드립니다. 아래 필비님께서 유일신 사상이 다원주의로 나아간다고 하셨는데, 아마 제가 이해하는 바로는 그것은 기독교가 지배하는 세계(Christendom)이 몰락하여 우리가 기독교 후기시대(Post-Christianity Era)에 살거나 다원성(Religious Plurality) 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지시하시는 것같습니다. 1960년대 세속화 논제(secularization thesis)가 활성화되었던 것은 바로 종교의 사회/정치의 영역에 대한 영향력이 즐어들기 시작한 징후를 발견하면서부터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종교는 점점 사멸하고 말 것이라는 예측을 하였습니다. 또한 종교적 다원성은 어떤 특정 종교의 절대적 주장이 힘을 잃게 되므로 각종교의 진리주장(truth claims)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속화론자들이 간과한 것은 바로 종교시장에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종교적 경쟁력이었습니다. 종교적 다원성은 각 종교의 절대적 주장을 약화시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세련된 상품을 만들어서 자기 종교의 절대성 또는  우위성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경쟁을 통해서 서로 경쟁력있는 상품이 뭔지 배워서 모방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불교가 조선시대 이후 산중 불교였다가 다시 도시 불교로 환원하기 시작한 것은 기독교의 모델을 많이 모방했다고 저는 생각하구요. 서울에 가본 구룡사가 그런 경우라고 저는 보구요. 원불교가 개신교의 설교학(homiletics) 이론을 광범위하게 채택하고 배우려 한 것도 그러한 종교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으로 저는 판단합니다. 그래서 로드니 스탁 같은 학자는 “pluralism invigorates religion”라고 주장합니다. (Stark, One True God, p. 219). 

이른바 종교다원주의 (religious pluralism)은 소수 종교 엘리트 또는 진보적인 신학자들이 주장해서 새로운 대화의 모색을 한 것이지 일반 대중들에게 까지 그 힘이 미친 것은 아닙니다. 종교 다원주의의 실천과 관련해서는 종교다원주의 상품을 가장 성공적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계신 분은 달라이 라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분은 티벳을 떠난 종교적 정치적 망명을 통하여 상당한 지지를 획득한 것은 열려있는 대화의 태도를 통해서 가능했습니다. 기독교 지도자들과도 광범위한 교류를 하였죠. 이렇게 exiled 상항에서 달라이 라마에게 최선의 방법은 타종교간의 대화를 통한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분은 티벳의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알릴 수 있었고 또한 대중적 지지 또한 상당히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달라이 라마는 종교간의 갈등을 극복하는 이상적인 롤 모델을 제시하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티벳 불교 연구의 중흥을 맞게 하였구요. 하지만 그의 활동이 티벳 불교 자체의 부흥을 가져왔는지는 따져 봐야 할 일입니다. 

흔히들 종교의 발전을 애니미즘=>토테미즘=>다신론=>일신론으로 진화된 것으로 보지만 실제로 종교가 이렇게 발전된 것은 아닙니다. 무신론이란 현대세계의 독특한 현상이 아니라 이미 기원전에도 무신론적 주장이 있었고 원시불교(Buddhism proper)는 무신론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옛날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천둥번개친다고 신의 진노로서 보지는 않았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현대의 뉴에이지 운동이나 신이교주의는 상당히 animistic하거나 자연종교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이태리의 종교사학자 Raffaele Pettazzoni  (1883-1959)같은 학자는 유일신론(monotheism)의 등장은 종교의 진화의 결과가 아니라 오히려 종교적인 혁명에 의해 조건지어졌다고 주장합니다. 그것은 항상 “다신론의 부정”(the negation of polytheism)을 통해서 형성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페따쪼니의 주장을 사회인류학의 거장 E.E. Evans-Pritchard도 강하게 지지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어떤 사회운동이나 조직 또는 종교운동이나 조직도 집단내적 연대(in-group solidarity)가 약하면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집단내적 연대성이 강하려면 이러한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울타리표시(boundary marker)가 확실해야 합니다. 제가 볼 때, 울타리 표시가 가장 강한 종교(가장 배타적인 종교)가 이슬람이고 그 다음이 기독교입니다. 불교는 상당히 느슨하구요. 여기 게시판에 기독교에 대해서 글 올리는 분들 보세요. 울타리를 확실히 잘 치잖아요. 배타적인 종파주의는 종교다원성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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