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 선주문(preorder) 한 Bart Ehrman의 [Did Jesus Exists? The Historical Argument for Jesus of Nazareth]가 어제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앞부분을 읽어 봤는데, 성서학의 전문가가 아닌 제 생각이 어만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 읽어 봐야 하지만요. 어만의 이 책이 중요한 이유는 그동안 어만의 책들은 이른바 안티 기독교 운동하는 사람들의 이론적 도구로 사용되었는데 한편으로 보면 이 책이 그런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엿먹이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만은 안티기독교운동하는 사람들이나 무신론자들이 그의 책들을 편향적으로 보지 말고 또 기독교인들도 이 책만으로 자기를 평가하지 말라고 합니다.
제가 갖고 있는 [예수는 없다]는 책을 현재 남에게 빌려줘서 기억이 아롱거리지만, 오강남 교수가 갠디와 프맄의 [The Jesus Mysteries]가 좋은 책이라고 언급을 해서 상당히 놀란 적이 있습니다 (이하 갠디). 비전문가가 어떤 책을 평가할 때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 책의 각주와 참고문헌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래고 그 분야의 주류학자들을 좀 써베이하고 그런 학자들이 인용되었는지 비교해 보는 것이죠. 탐 하퍼와 갠디의 책의 각주들을 보면 현란한 것 같지만, 그들이 신주처럼 모시고 인용하는 문헌들을 보면 몇개가 안되고 그것들이 학계에서 권위로 인정받는 것들이 아닌 비주류의 이차 자료가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어만은 갠디의 위의 책이 역사적 이해도 기본이 안되는 쪽팔리는 책이라고 보고 있구요. 클립보드님도 보시겠지만, 역사적 예수에 대한 점검을 대대적으로 하고 있다는 하신 것은 심히 과장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 때 이런 댓글달려다가 이제 답니다.
* 또 하나 더, 기존의 사복음서의 저자들을 문자주의자들(literalists)라고 하는 것은 영지주의나 비의적인 종교 추종자들의 개념을 무비판적으로 그대로 따르는 것입니다. 영지주의자들은 예수의 역사성에 거의 신경을 안쓰기 때문에 이런 개념을 쓰는 것이지만 그들이 사복음서를 문자주의자들의 문헌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은 이 문헌들이 역사서는 아니지만 역사적 예수를 증언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현대의 영지주의 문헌을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추종자들이 문자주의자일 수 있습니다. 사실 성서문자주의라는 말은 oversimplified된 개념일 수 있습니다. 성서 근본주의자들조차도 성서를 모두 문자적으로 읽지 않습니다. 어떤 부분은 문자적으로, 어떤 부분은 비유적으로 성서를 읽습니다. 일관성이 없죠. 성서문자주의를 극복하는 것은 바로 성서 비평학을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앞으로의 토론꺼리를 위해서 열린마당과 씨엔드림에 제가 댓글로 올린 조각들을 몇개 퍼와서 단어 몇개 수정편집후 오려붙입니다. 그래도 내용엔 수정을 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중복이 많이 됩니다.
역사적 예수 (Historical Jesus)에 관련해 역사적 인물로서의 예수를 부정하는 책은 토론토 스타의 칼럼리스트 Tom Harpur의 [The Pagan Christ]입니다.
톰 하퍼의 이 책은 제가 알고 있는 한 아직은 학계에서는 별로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탐 하퍼의 문제는 역사적 예수를 전면적으로 부인하는데 있습니다. 저는 그의 이 책을 다 읽었지만, 그가 99%를 의존하고 하고 있는 세 저자의 책들은 아직 못 보았습니다. 이 책은 학적으로 쓰여진 것은 아니고 일반 독자를 위해 썼다고 스스로 고백하지만, 이 책이 저널리즘적이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가 중요한 주장을 하는 거의 대부분에 출전을 밝히지 않고 있어서 신뢰하기가 힘들다는 것이죠. 탐 하퍼 계열의 사람들은 기존 학계가 밥벌이 때문에 성서 형성의 진실을 은폐 (cover-up)한다고 하지만, 저는 꼭 그렇게는 안봅니다. 그러면 신학교 외엔 세속대학 종교학과에서 성서학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학문의 자유가 없어서 진리를 은폐한다고 볼 수는 없으니까요. 기존의 학계에 가장 비판적인 조직인 The Jesus Seminar 사람들도 예수는 실존인물이다고 부인하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 때 유행한 역사적 예수 탐구를 다시 유행시킨 조직이니까요.
http://virtualreligion.net/forum/
역사적 예수 문제는 앤드류 랑, 앨버트 슈바이쩌를 거쳐, 최근에는 Jesus Seminar, 특히 로버트 펑크와 마크스 보그 등이 상당히 관심을 기울여 왔고, John Dominic Crossan이 주요 이론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요즘 인기있는 Bart D. Ehrman도 그렇구요. 이들에 따르면, 최소한 예수는 역사적 실존 인물임을 상정하고 글을 쓰는 것같은데요. 이들 외에 주요한 학술 단체나 개인들이 있는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Tom Harper의 [The Pagan Christ]는 스칼라쉽에서 거의 신뢰를 하지 않는 편입니다. 진짜 주장에는 인용구도 없이 소설읽는 기분이거든요. Timothy Freke & Peter Gandy의 [The Jesus Mysteries]도 별로 신뢰를 못하는 편입니다. 오래된 자료를 동어반복적으로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더군요. 이들의 책이 주류 학자들의 군의 책에 인용된 것을 아직 못보았구요. 신화로서의 예수에 대해서는 G. A. Wells의 [The Jesus Myth]와 Robert Price의 [Deconstructing Jesus]가 있는 것같은데, 이들 외에 연구 작업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성서학 전공자도 아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럭저럭 따라 오고 있는 편입니다.
신약성서 이해에선 Bart Ehrman의 책들이 상당한 충격을 줍니다. [Misquoting Jesus: The Story Behind Who Changed the Bible and Why]과 [Jesus, Interrupted: Revealing the Hidden Contradictions in the Bible]의 번역으로 한국교회에 상당히 충격을 주었는데, 그 보다 더 충격적인 책은 [Forged: Writing in the Name of God--Why the Bible's Authors Are Not Who We Think They Are] (날조되다)라는 책일 것입니다. Forgery라는 말이 강한 강한 어조를 생각해보면 이 책의 톤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만을 엄청 미워할 기독교인들은 [Did Jesus Exist?: The Historical Argument for Jesus of Nazareth]에 약간의 안도를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요즘 예수도 역사적으로 실존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많잖아요. 그런데 어만은 최소한 예수는 역사적으로 실존한 인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 이 책을 못보았는데 여러 리뷰를 참조했습니다. paperback은 아직 안나와서 선주문 했는데 12월 말에 집에 도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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