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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선생이 김연아를 보고 쓴 시
작성자 sattva     게시물번호 7081 작성일 2014-02-21 11:41 조회수 2854
버들가지 물이 오르듯 부드러운 

네 몸사위를 볼 적마다 

춤꾼은 원래 자기 장단을 

타고난다는 말이 

퍼뜩퍼뜩 들곤 했었는데 

으뜸을 잃어버리고도 

웃는 너는 썼구나 

예술은 등급으로 매기는 게 아니라구 …… 

오늘의 이 썩어문드러진 문명을 

강타해버린 너 연아야 …… 

얼음보다 더 미끄러운 이 현실에서 

마냥 으뜸 겨루기에 내몰리는 우리들은 

이제야 너의 그 미학에서 

한바탕 커단 울음을 배우는구나 

백기완 (통일 문제 연구소 소장)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은메달 수상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은 김연아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고 흐뭇해 

할 것이다. 

대부분이라는 표현을 한 이유는 집단주의 혹은 민족주의적인 것을 대단히 싫어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집단주의나 민족주의가 찬양되고 고무해야 할 좋은 것은 아니

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나와 가까운 사람이 잘 되고 나의 이웃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

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된 심성일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이 마음을 졸이며 김연

아의 연기를 보는 이유가 무엇일까? 혹시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유는 무

엇일까? 

김연아가 같은 대한민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주 단순하지만 이유는 그것 

단 한 가지이다. 김연아가 잘해서 금메달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은 자신과 같은 대한

민국 사람이라는 이유 오직 그것 뿐이다. 

철학적이지 않은 그냥 단순한 근거인 내 나라 사람이라는 이유로 열광하며 응원하는 

것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전체주의나 집단주의가 잘못되어 왜곡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는 있다. 

세계의 역사에서 대표적인 것이 히틀러의 인종학살이었고 독일 사람들이 거기에 동

조한 사례를 볼 수 있다. 우리는 그런 잘못된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충분히 경계

해야 하고 그런 잘못된 집단주의를 배격해야 할 것이다. 스포츠에서 내 나라 사람을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것까지 비난하는 것은 너무 심한 비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다. 단지 이 번 김연아의 은메달에서 더 중요한 부분은 공정해야 할 스포츠에서 심판

진의 배정에서 음모나 부정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부분이 더 중요한 일

이라 생각한다. 

오랜 세월을 피땀흘려 노력해 온 결실을 공정한 판정이 아닌 음모나 부정이 개입되

어 정당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이보다 더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가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일은 나와 나의 가까운 혹은 나의 울타리에 속한 사

람이 부당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이익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공정한 방식으로 정

당하게 이익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 분노해야 하며 저항해야 한다. 정의롭지 

않은 일에 분노하지 않고 저항하지 않으면 그것이 우리의 일상이 되고 말것이기 때문이

다. 

김연아의 노력과 멋진 연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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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아프리카  |  2014-02-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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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토마님이나 sattva님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뭐든지 과하면 안된다는 뜻 아닌가요? 저는 애국심(애국주의)이나 민족주의가 과하면 로서아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일어난다고 봅니다. 김동성이 부당한 실격을 당한 것도 바로 안톤 오노의 미국의 텃새 아니었던가요? 우리는 김연아를 엄청 사랑하지만 아사다 마오가 프리 프로그램에서 열정을 다한 모습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한국분들 별로 없을 겁니다. 스포츠가 정치적이기도 하지만, 인류를 통합하는 기능은 분명히 있고 이것은 긍정적인 측면입니다. 여전히 덜 선진국인 로서아처럼 스포츠에 올인 하는 모습, 지나치다는 생각은 많이 합니다. 안현수가 이러한 로서아의 스포스 정책의 최대 수혜자구요. 안현수 땜에 로서아 여행하는 한국사람들, 러시안 스킨헤드들로부터 폭력을 덜 당할 가능성은 높을 것 같아요.

토마  |  2014-02-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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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백기완 선생님의 시의 일부는 제 친구의 덧글에 제가 오늘 달았습니다. 바로 요 부분이죠. "예술은 등급으로 매기는 게 아니라구 …… 오늘의 이 썩어문드러진 문명을 강타해버린 너 연아야".

어제 김연아의 연기도 사람들을 speeachless하게 만드는 감동 그자체였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아사다 마오의 연기도 매우 떨면서 보았습니다 (저는 이두사람의 오랜 팬입니다). 그녀가 연기가 끝나자 마자 눈물을 터뜨릴때 (저는 갑자기 그런 눈물을 터뜨릴지는 몰랐거든요.) 저도 같이 울음이 나왔었죠 (사무실에서 땡땡이를 치면서 보구 있었는데 남들이 볼까봐 챙피해서 문을 닫았죠. ㅋ)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는 백기완 선생님이 말한대로 등급과 관계없는 예술을 한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저는 그녀들의 연기를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거가 아쉬워 우리딸래미와 김연아/아사다마오의 과거 유툽을 보구 또 보구 있던 중이었습니다. (새누리당 논평이 산통을 깰때까지 그랬죠... 저는 아직도 그 논평이 싫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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