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고: 이 사건의 재구성 스토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디테일한 대사나 상황묘사는 사실과 '전혀'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
난투극이 시작된 장소는 라면상무가 지랄을 하던 바로 그 똑같은 기종 2 층 비즈니스석이다. 예전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귀기가 서려있는 장소다.
싸르니아가 입수한 항적도와 비행기록에 따르면 그 비행기는 19일 오후 12 시 57 분 예정시간에 조지아주 애틀란타 하츠필드 잭슨 국제공항 활주로를 이륙했다.
부부가 2 층 복도열 두 좌석에 나란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남편이 옆에서 비맞은 중처럼 뭐라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부인의 약을 올리며 부아를 돋구는 소리들이었다. 새로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 자랑을 한참 늘어놓은 뒤, 부인을 향해 “네가 30 년 동안 시댁재산을 친정식구들한테 몰래 퍼 날랐다”고 주장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난뱅이의 딸이 남편을 잘 만나 이렇게 비즈니스 타고 호강하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소리도 빼놓치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는 갑자기 작은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Engelbert Humperdinck 가 불렀던 Please release me 라는 노래였다.
한참을 약올리던 남편은 부인의 기색이 심삼치 않다는 것을 눈치챘다. 잽싸게 일어나 뒤에 있는 칵테일바로 도망을 갔다. 그러자 부인이 쫓아와서 카운터에 놓여있던 접시를 집어들어 남편에게 냅다 집어던졌다. 남편을 향해 던진 접시가 벽에 맞고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자 더 화가 치민 접시부인은 옆에 있는 스탠드를 뽑으려고 흔들어댔다. 그 스탠드로 남편을 때리거나 찌르려고 한 것으로 판단된다.
난동진압을 위해 떼거리로 몰려 온 승무원의 제지를 받고 엉거주춤하는 사이 남편이 승무원들의 도움을 받아 2 층 칵테일바를 탈출 1 층으로 피신을 하는데 성공했다. 부인은 2 층 칵테일바와 1 층 이코노미석 객실 입구 사이 계단에서 인의 장막을 치고 저지선을 구축하고 있던 승무원들을 힘으로 밀어젖히고 이코노미석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독수리같은 눈으로 객실 구석구석을 수색하던 접시부인이 중간 좌석 사이에 몸을 은신하고 있던 남편을 발견했다. 지체하지 않고 벽력같은 괴성을 지르며 이단옆차기 자세로 목표물인 남편을 향해 돌진했다.
이때가 현지 시각 오후 다섯 시 반, 민간 여객기 항적기록을 추적하는 사이트를 통해 그 비행기의 위치확인을 해 보니까 비행기가 캐나다 북부 누나붓 준주 북단을 지나 북극해 상공으로 막 진입하고 있을 때였다,
이때부터 접시부인 vs 남편의 서부활극은 지구전 양상으로 전환되었다. 승무원들과 일부 승객들이 남편을 적극적으로 마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캐나다 영공에서 시작된 난투극은 비행기가 날짜변경선을 지나 러시아 영공으로 접어들기까지 무려 세 시간 동안이나 계속됐다.
난데없이 벌어진 쌩 난리통에 기내 전체가 아수라장처럼 변했고, 많은 승객들이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간식과 저녁식사를 거르거나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미주노선 공포의 A380,,,
이러다가 사고 한 번 크게 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용한 무당을 불러 굿이라도 한 번 해야할까? .
빨간색 X 지점 = 난투극 시작,, 노란색 X 지점 = 난투극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