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가 간지도 어언 6년..
벌써 6주기를 맞이하네요.
문득, 부엉이 마을에 가고 싶어집니다.
심금(心琴) 울다 / 허영숙
- 영결식에 부쳐 *춘양목 한 그루 진다 나무 한 그루 지는데 숲의 내부가 떨리고 있다 나무 한 그루 지며 숲에 뿌리를 둔 모든 것들의 울음통을 흔들고 간다 나무의 상처가 섧어 풀잎이 울고 저 상처 다 품고도 곧을 줄 아는 단단하기만 한 중심이 섧다고 꽃들이 울고 빌려주지 못한 날개가 섧어 부엉이가 운다 온 몸의 현을 열어 젖은 산조를 켜고 있는 나무의 울음을 들으며 한 가락의 생애가 저문다 숲의 심금을 울리고 한 줌으로 떠나는 푸른 솔 애가 끓는 하늘 저쪽에 맑고 큰 별 하나가 붉은 울음을 건너가고 있다
* 춘양목은 금강송이며 소나무중의 으뜸이다
2006 <시안> 詩부문으로 등단 시마을 작품선집 <섬속의 산>, <가을이 있는 풍경> <꽃 피어야 하는 이유> 동인시집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2010 시집 <바코드>
<감상 & 한 생각>
6년 전에 우리들은 너무, 슬픈 일을 겪었지만. 하여, 詩人도 이 시의 부제副題로 < - 永訣式에 부쳐 > 를 달았는지도. 하지만, 그런 아픈 사건(event)을 떠나 시 그 자체만을 놓고 볼 때에 참 좋은 시라 여겨지네요. 뭐랄까, 그 어떤 올곧은 나무 한 그루가 숲을 떠나며 마지막으로 남기는 고통苦痛있는 여운의 흐느낌이라 할까. 그 여운餘韻으로 인하여, 숲의 내부가 떨리고 그 숲에 뿌리를 둔 모든 것들의 울음통을 흔들고 갑니다. 그것은 어쩌면, 남겨진 숲의 모든 것들이 토해내는 영원永遠에의 갈증渴症인지도 모르겠어요. 한 그루의 춘양목春陽木으로 살아서 반짝였던 영혼. 이제, 그 영혼은 맑고 큰 별 하나가 되어 붉은 울음을 건너가는데. 이 대목에서는 생사生死를 관통慣通하는 그 어떤 시적 황홀감恍惚感마저 느끼게 됩니다. 마치, 절망에서 또 다른 희망으로 연결되는 순환의 방정식方程式 같은...
-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