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원을 그리는 태양은
무한한 동경(憧憬)을 날마다 대지에 기록하고,
땅 구르는 설레임은 저절로 피어나는 꽃
그 꽃의 얼굴에 노오란 불이 일어 떨리면,
아무 것도 잠 재울 수 없는 뜨거운 희열이
적요(寂蓼)한 사랑의 씨앗으로 가슴 맺힌다
낯설고 고요한 장소에서 오늘도 마지막 기억처럼
그리움으로 살아남은 너,
어찌하여 너는 아직도 고독한 영혼의 온순함으로
나에게 말하는가
저 멀리 원경(遠景)으로 아련히 퇴색하는
나의 정원에서 마지막 남은,
가냘픈 사람이 되어
- 안희선
<사족>
- 희서니두 살아 생전 꼭, 가보고픈 아라가야 해바라기 마을 -
해바라기가 있는 함안 법수면 강주 문화마을 * 아라가야 : 함안의 옛 지명
(강주문화마을 영농조합법인 기획이사 유덕재님)
해마다 7월18일부터 20일까지 경남 함안군 법수면 강주문화마을에서
능선이 아름다운 마을 뒷동산에 강주문화마을 주민들이 직접
파종하고 노력으로 키워낸 60만여 송이의 해바라기 꽃봉오리가
아름답게 피어 노란 물결로 장관을 이루고 있는 함안 강주문화마을에서
제 2회 해바라기축제가 열린다.
제 1회 축제를 연 작년에 비해 올해는 재배면적을 많이 넓혔다.
며칠 전 태풍도 비켜 지나간 덕분에 해바라기가 환한 얼굴로
손님 맞을 채비가 되어있었다.
작년에는 축제기간이 하루였는데 올해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 동안 하는 축제에 마을 어르신들도 기대가 크단다.
내년에는 전망대도 설치할 계획이고, 더욱더 면적을 넓히고 사업을
확대해서 가공공장도 들어설 예정이며,
지금은 순수하게 주민들에 의해 축제와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면단위 사업으로 확장해서 계약재배도 할 것이라고 한다.
해바라기 밭의 한 쪽에는 수세미터널을 설치해 놓았는데, 비의 양이
모자라서 조금 더디게 성장하고 있지만 하루하루 다르게 뻗어가는
수세미가 축제기간에는 주렁주렁 열리기를 바란다.
특히 19일 오후 5시 공연은 2014 우수예술단체로서 정상의 공연을
보여줄 설전통 국악예술원의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지고 경기도
당굿으로 여는 교방굿거리춤 삼도사물놀이 남도민요 퓨전타악 등으로
잔치가 열린다.
60만송이 해바라기 꽃밭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감동을 듬뿍 받으시기를...
집집마다 담장에 그려진 다채롭고 아름다운
벽화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시골의 자연 풍경과 꽃과 사람이
잘 어우러진 벽화가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마을 벽화가 경관을 목적으로 한다면,
해바라기 밭은 마을에 대부분인 70~80세 되신 어르신들이 농사를
짓기 힘드시니까, 조금 수월하게 소득을 얻을 수 있는 해바라기
씨를 가공해서 식용유 비누 등 제품을 만들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해바라기는 하루 종일 태양만 바라보는 습성 때문에
정열과 희망과 기다림의 상징이다.
향일화(向日花), 조일화(朝日花)라 불리우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해바라기는 꽃봉오리가 피기 전까지는 아침에는 동쪽을 향하고
있다가 저녁에는 서쪽을 향하고, 꽃봉오리가 커져서 개화하면 성장이
멈추기 때문에 동쪽으로만 바라본다.
그리스신화에서 물의 님프 클리티에는 태양의 신 아폴론을
하루 종일바라보며 짝사랑하지만 아폴론이 받아주지 않자
죽어서 해바라기가 되었다고한다.
해바라기 꽃말이 '애모' '숭배' '기다림'이 된 것은 이런 연유일 것이다.
연로하신 어르신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 축제를 계기로 해바라기처럼 마을이 환해지고
꿈과 열정이 넘쳐나는 마을이 되고 축제도 성황리에
마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