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 시청서 산재 희생자 추모의 날 기념식 열려 - 노동계, 산업안전은 모두의 책임
Calgary Herald
(이남경 기자) 앨버타 주가 기록적인 산재 사망자 수를 기록한 가운데, 캘거리 지역 노동 위원회는 4월 28일 산재 희생자 추모의 날을 맞아 캘거리 시청 앞에서 추모 행사를 열었다. 매년 같은 날 열리는 이 행사는 일터에서 숨졌거나 부상당한 근로자, 그리고 직장에서 사고를 당한 이들을 기리고 산업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날이다.
캘거리 시청 내 근로자 추모비 앞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지역 노동조합 대표를 포함해 약 2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연설과 묵념, 헌화가 이어졌다. 노동 위원회 알렉산더 셰발리어는 “산업 안전은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이다.”라며, “근로자들은 스스로와 동료의 안전을 지켜야 하고, 고용주는 안전한 작업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있으며, 정부는 법을 엄정히 집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앨버타 근로자 보상 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앨버타에서는 총 203명의 근로자가 산재로 사망했다. 이는 통계상 가장 많은 수치로, 전년도인 2023년의 165명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 중 112명은 직업병으로 사망했으며, 50명은 물리적 외상, 29명은 교통사고, 12명은 기타 원인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셰발리어는 이날 행사에서 지난해 숨진 모든 앨버타 근로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낭독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묵념을 통해 희생자들을 애도했고, 추모비 앞에 헌화가 이어졌다. 그는 일부 사망 원인이 직업병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사망자 수가 급증한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셰발리어는 “203명의 생명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그들의 가족과 친구, 동료에게 엄청난 슬픔을 남긴다는 뜻이며, 우리는 이를 기억해야 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셰발리어는 이 같은 추모 행사가 작업장 내 안전 기준과 절차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계기라며, “노조에서는 항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여전히 존재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해 사망자 외에도, 캘거리에서 발생했던 과거의 산업 재해도 언급됐다. 연설자 중 한 명인 폴 허치슨은 1975년 캘거리 남동부에 위치한 캐나다 산업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를 떠올렸다. 당시 4월 21일 오후, 1,360kg의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하면서 직경 300미터에 달하는 불기둥이 치솟았고, 3층 건물이 완전히 파괴되면서 6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허치슨의 삼촌도 목숨을 잃었다.
그는 “이런 사건은 50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아야 한다. 회사나 정부가 간섭이라는 이름으로 안전 규정을 후퇴시키려는 시도가 반복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허치슨은 그 이후 산업 안전 수준이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노조의 역할은 중요하다며, “정책을 최소한으로만 지키려는 기업이 많다. 단 한 건의 부상도, 단 한 명의 사망도 너무 많은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