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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응급실 의사 10명 중 1명 떠났다… 번아웃에 무너지는 응급의료

팬데믹 이후 의료진 이탈 가속… "응급실이 의료 시스템 실패 떠안고 있다"

토론토의 한 응급실. (사진출처=CityNews) 
(안영민 기자) 캐나다 응급실 의료체계가 심각한 인력난과 번아웃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후 응급실 의사 10명 중 1명이 현장을 떠났고, 절반 가까이는 근무 시간을 줄인 것으로 조사돼 의료 공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발표된 캐나다의사협회저널(CMAJ) 연구에 따르면, 2025년 조사에 참여한 응급의학 전문의 가운데 10%는 최근 응급실 근무를 완전히 중단했으며, 20%는 일정 기간 응급의료 현장을 떠났고, 50%에 가까운 의사는 근무 시간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4월부터 2025년 1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전국 응급의학 의사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진은 "응급실 의사들이 공통적으로 '캐나다 의료 시스템이 무너져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며 "응급실이 의료 시스템 전반의 문제를 떠안고 있지만 자원과 지원은 부족하고 상황은 앞으로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절망감이 팽배했다"고 밝혔다.

또한 병원 경영진과 정치권이 문제 해결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불만도 강하게 제기됐으며, 일부 의료진은 환자들에게까지 분노를 느낀다고 답했다.

공동 저자인 퀸스대학교 교수이자 응급의학 전문의인 커스틴 드윗 박사는 "응급실에서는 항상 의사가 부족해 예정된 것보다 더 많은 근무를 하고 있고, 간호사 부족도 심각하다"며 "대기 환자를 조금이라도 더 보기 위해 근무시간이 끝난 뒤에도 계속 일하는 경우가 일상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들이 응급실 대기실에서 12시간 가까이 기다리는 모습을 매일 보면서도 충분한 치료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죄책감과 무력감이 의료진을 극심한 번아웃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15년째 응급실에서 근무 중인 캐서린 바너 박사는 이번 연구와 함께 발표한 사설에서 "이대로라면 응급실 대기 중 사망하는 사례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과밀화가 계속되면 더 많은 의사가 응급실을 떠나고 결국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카버러헬스네트워크(SHN) 응급의학 부책임자인 마요렌드라 라비찬디란 박사는 "응급실은 의료 시스템의 이상 신호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곳"이라며 "병상이 없어도 새 환자는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멈출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온타리오주 정부는 연구 결과에 직접적인 평가는 하지 않았지만 "온타리오 의사들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받고 있으며, 응급실 방문 환자도 지난해 약 20만 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34억 달러 규모의 1차 의료 확대 계획을 통해 응급실 과밀화를 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정부의 평가와 실제 현장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바너 박사는 "응급실 대기시간은 오히려 길어졌고 입원 대기 기간도 늘었으며, 환자 13명 중 1명은 의사조차 만나지 못한 채 응급실을 떠나고 있다"며 "응급실 과밀화는 감기 환자가 많이 와서가 아니라 병상 부족으로 입원 환자가 응급실에 장기간 머무르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응급실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병상과 병원 시설 확충, 장기요양시설 확대, 의료인력 확보 등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의료진은 정부가 단기적인 예산 지원을 넘어 병원 수용 능력을 확대하고 의료 시스템 전반을 개선하는 정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사 등록일: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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