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정착 좌우하는 건 ‘돈’ 아닌 미래 희망 - 보고서 “희망·소속감·안전 인식이 정착률 높인다”
(사진출처=Immigration.ca)
(안영민 기자) 캐나다에서 생활비 급등으로 이탈하는 이민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신규 이민자의 정착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단순히 경제적 조건만은 아니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시민권연구소(ICC)가 5천여 명의 이민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2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거·물가 등 경제적 요인이 중요한 변수임은 분명하지만, 정착 의지를 가장 크게 높이는 요소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캐나다 사회와의 연결감’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미래에 대한 낙관주의가 1% 높아질 때 이민자가 캐나다에 정착할 확률은 28% 증가했다. 이는 개인과 가족의 장래에 대한 신뢰, 장기적 삶의 계획, 지인들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포함한다. 또한 ‘소속감’ 지표가 1% 높아지면 정착 가능성이 25% 높아졌다. 소속감은 캐나다인으로서의 정체성, 사회적 수용성, 캐나다인에 대한 신뢰, 가족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는 믿음으로 측정됐다.
안전·안정성에 대한 인식이 1% 상승할 경우 정착 확률은 16%, 경제적 낙관주의는 1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CC의 다니엘 번하드 대표는 “캐나다가 앞으로 3년간 이민자 수를 줄이면 국내총생산(GDP)이 1.7% 감소할 것”이라며 “이미 들어온 이민자를 붙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예산감시관에 따르면 신규 이민자 감축은 인구 증가를 140만 명 줄이고, 노동시간을 13억 시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ICC는 “이민자들이 지역사회와 연결되고, 기술 개발 및 노동시장에 통합될 수 있도록 돕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민자가 환영받고 캐나다 사회의 일원임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 정착의 핵심”이라고 제언했다.
번하드 대표는 “이민자는 캐나다의 가장 시급한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선발된다. 그들이 떠나면 충족해야 할 필요는 그대로 남는다”며 “이민자를 환영하고 공동체 속에서 뿌리내리게 하는 것은 단순한 호의가 아니라 캐나다 성장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