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체류자들 또 허탈 - “새 TR to PR 열린 줄 알았는데”… 드디어 공개된 영주권 전환 세부안…‘신규 신청 불가’에 대도시 거주자도 사실상 제외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캐나다 연방 이민부(IRCC)가 4일 공개한 ‘캐나다 내 근로자 영주권 전환(In-Canada Workers Initiative)’ 세부 내용이 당초 알려졌던 것과 크게 달라 임시체류자 사회에 혼란이 커지고 있다.
많은 임시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들은 새로운 ‘TR to PR(임시체류자→영주권)’ 프로그램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신규 신청 접수가 아닌 기존 영주권 신청 적체분을 우선 처리하는 방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IRCC는 이날 최소 2만명의 임시 외국인 노동자에게 올해 안에 영주권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전체 목표는 2026~2027년 동안 최대 3만3,000명이다.
그러나 공개된 내용을 보면 이번 정책은 누구나 새롭게 신청할 수 있는 개방형 프로그램이 아니다.
IRCC는 “기존 영주권 신청 대기자 가운데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신청서를 우선 처리하는 방식”이라고 명시했다.
실제로 올해 1~2월 사이 이미 3,600명이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공식 발표 이전부터 내부적으로 기존 신청서 심사를 가속화해왔다는 의미다.
∎ “농업·소도시 우선”…캘거리·토론토·밴쿠버 사실상 제외
이번 조치의 가장 큰 특징은 대상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우선 신청자는 이미 특정 영주권 프로그램을 통해 PR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여야 한다.
대상 프로그램은 ▲주정부 이민 프로그램(PNP) ▲대서양 이민 프로그램(AIP) ▲지역 커뮤니티 이민 파일럿 ▲간병인 프로그램 ▲농식품 파일럿 프로그램 등 5개다.
여기에 추가 조건도 붙는다.
신청자는 캐나다 내 소도시 또는 농촌 지역에서 최소 2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
즉 캘거리, 토론토, 밴쿠버, 몬트리올 같은 대도시 거주 임시체류자는 사실상 이번 정책 핵심 대상에서 제외된 셈이다.
특히 많은 졸업후취업비자(PGWP) 소지자들과 국제학생들은 이번에 새로운 영주권 창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단순히 PGWP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대상이 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와 정치권 메시지가 지나치게 모호했던 탓에 기대감이 과도하게 커졌다고 지적한다.
2021년 시행됐던 일회성 TR to PR 프로그램의 경우 신규 온라인 접수 포털이 열렸고, 신청 개시 당일 정원이 마감될 정도로 폭발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정책은 당시와 전혀 다른 구조다.
현재까지 IRCC는 신규 포털 개설이나 선착순 신규 접수 계획을 전혀 발표하지 않았다.
∎ “불법체류 증가 막겠다”…농촌 노동력 확보 목적
이번 정책은 단순 이민 확대보다 임시체류자 관리 강화와 농촌 노동력 유지 목적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나다 정부는 현재 전체 인구 대비 임시체류자 비율을 2027년까지 5%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동시에 농촌 지역과 소규모 도시에서는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농업, 식품가공, 간병,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이미 지역사회에 정착해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영주권자로 전환함으로써 지역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IRCC는 앞으로 매달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처리 현황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속도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 목표인 2만명을 달성하려면 남은 기간 동안 매달 약 1,640건 이상의 영주권 승인이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
∎ “가짜 정보 조심”…이민 컨설턴트 시장 과열 우려
이번 발표 이후 이민 업계에서는 허위 정보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 소셜미디어와 비공인 컨설턴트들은 마치 새로운 TR to PR 프로그램이 열린 것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IRCC가 공식 발표한 신규 접수 창구는 없다.
전문가들은 임시체류자들에게 ▲현재 본인의 영주권 신청 상태 확인 ▲체류 신분 유지 ▲공식 IRCC 발표 확인 등을 우선 권고하고 있다.
특히 대도시 거주자들의 경우 여전히 익스프레스 엔트리와 주정부 이민 프로그램(PNP)이 가장 현실적인 영주권 취득 경로라는 분석이 많다.
한편 캐나다에는 현재 약 190만명의 임시체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상당수는 올해 안에 취업비자나 체류허가 만료를 앞두고 있어 향후 영주권 정책 변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