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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근의 기자수첩)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 고통받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기를

사진: 렘브란트의 아기 예수를 경배하는 동방박사들 
유대인들의 불행했던 과거
사울, 다윗 같은 강력한 인물이 나타나12 부족 연맹체에서 왕정국가로 발전시켰으나 솔로몬 왕 사후 북 왕국 이스라엘, 남 왕국 유대로 갈라졌다. 북 왕국은 B.C. 722년 수도 사마리아가 아시리아 제국에 점령당해 멸망했다. 아시리아는 북 왕국 10개 지파를 제국의 다른 장소로 강제이주 시키고 그 땅에 다른 이민족을 이주시키는 혼혈정책으로 10개 지파는 아시리아 문화에 동화되어 정체성을 잃고 역사에서 사라졌다.

남 왕국 유대(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는 B.C. 586년 신 바빌로니아(바벨론)의 침공을 받아 멸망했다. 성전은 파괴되고 유대인들은 포로가 되어 바벨론으로 끌려갔다. 이것을 ‘바벨론 유수’라고 한다. 그래도 이들은 포로 생활 중에도 혈통과 신앙의 순수성을 지켰다. 이 시기에 전승되어 오던 자료들을 취합 정리해 모세오경의 틀이 완성되었다. 성전이 파괴되고 포로로 끌려온 절망적 상황에서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고자 한 노력의 발로였다.

그러니까 현재 이스라엘인들은 남 왕국 유대인들의 후손들이다. 북 왕국 10개 지파 중 사마리아에 남아 있던 일부 사람들은 타민족과 섞여 살며 정체성을 잃어 예수 당시에도 사마리아 사람들과는 말을 섞지도 않았다(요한복음 4장9절). 지금도 그 후손들은 이스라엘에서 소수에 속한다.
포로귀환 후에도 고난과 불행은 그치지 않아 페르시아 식민지, 알렉산더 대왕의 식민 지배를 받았고 그후에는 로마의 식민지가 되었다. 예수께서 태어날 당시에는 로마 식민지였다.

학수고대하는 메시아 출현

바벨론이 페르시아제국에 멸망당하고 유대인들은 페르시아 황제의 특명으로 약 50년 동안의 포로 생활을 끝내고 본국으로 귀환했다. 페르시아는 관용정책을 베풀어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무너진 성전을 재건하고 자치권을 인정받았다. 능력 있으면 페르시아에 남아 관직에 진출할 수도 있었고 재산을 모아 부자도 되었다. 그러나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의 등장으로 페르시아의 관용정책은 사라졌고 헬레니즘 문화를 강요당했다.

성전에 제우스 신전이 세워지고 안식일 준수와 할례가 금지되고 길목을 막고 지나가는 유대인들을 끌어와 돼지고기를 강제로 먹였다. 로마 지배도 고통의 연속으로 무거운 세금에 시달리고 로마의 다신교 문화에 유대 공동체가 위협을 받았다. 유대인들은 로마 사회에 융화되지 않고 정치적 독립을 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성경에 나오는 열 두 제자 중 한 명인 열심당원 시몬이 그런 사람이다. 그러나 몇번의 정치적 독립 시도는 실패로 끝나 로마의 박해는 계속되었다.

끊임없이 대를 이어 계속되는 식민지배 속에서도 유대인들은 이사야, 다니엘서에 나오는 메시아의 출현을 기다렸다. 다윗의 후손에서 메시아가 나와 악을 물리치고 정의의 왕국을 세운다는 예언으로 당시 유대인들은 식민지배로 겪는 고난이 종말의 징조이며 메시아가 와서 새로운 세상을 연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 당시의 종말론은 이장림이 말하는 시한부 종말론(1992년10월28일), 시한부 종말론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신천지의 조건부 종말론(영적 지도자 144,000명이 채워져야 종말이 온다고 주장) 따위의 엉터리 종말론과는 차원이 다른 종말론이다.

마태복음의 저자가 길고도 긴 족보를 서술하며 예수께서 다윗의 후손임을 강조하고 갈릴리 나사렛에 살고 있는 요셉이 출산이 임박한 마리아와 함께 약 200 킬로미터 떨어진 베들레헴 가서 출산한 것도 예수께서 다윗의 후손으로 오시는 메시아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유대 역사에서 왕 같은 왕은 사울, 다윗, 솔로몬 정도인데 그 중 다윗이 유대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이상적인 왕으로 유대인들은 다윗 같은 인물이 메시아로 올 것을 고대했다.

예수께서 탄생하실 때 목자들이 별을 보았다든가 동방박사들이 황금, 유향, 몰약을 들고 찾아왔다는 마태복음 누가복음의 서술도 예수께서 메시아라는 당시 유대사회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유대인들의 실망


메시아(히브리어)는 그리스도(헬라어)와 동의어로 기름 부은 자라는 뜻인데 공관복음(마태, 마가, 누가)에 기록된 예수님의 공 생애 중에 행하신 언행을 보면 유대인들이 기대했던 메시아와는 거리가 멀다. 유대인들은 정치적으로 군사적으로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메시아가 나타나 나쁜 로마 놈들을 물리치고 버젓한 나라 세우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분의 가르침은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라는 알 듯 모를 듯한 가르침이었고 오른 뺨을 때리면 왼 뺨도 내밀라면서 사랑과 용서, 화해 평화, 천국 복음을 가르쳤다. 마가복음 10장37절에 보면 예수를 지근거리에서 모시던 두 제자, 야고보와 요한도 스승님이 메시아가 되면 정승 판서 한 자리 달라고 요청을 하고 있다. “다윗 같은 꼬맹이도 ‘기름 부은 자’가 되었는데 우리 스승님이 예루살렘 가서 메시아가 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음이 틀림없다.

스승님이 고난과 죽음을 몇 번 암시하고 진정으로 위대한 것은 세속적인 권력이나 지배가 아니라 섬김에 있다고 말해줘도 측근 제자들조차 알아듣지 못하고 출세욕에 사로잡혀 있는데 일반 유대인들의 생각이 어떠했는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실망한 유대인들은 마침내 메시아를 십자가에 매달았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

예수님의 탄생이 12월25일이 아니다, 크리스마스는 이교도 풍습이다는 주장이 타당하기는 하지만 예수님의 탄생은 그런 주장을 초월한 인류 최대의 사건이다. 그분의 탄생을 기점으로 서력기원, 서기가 시작된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준으로 인류의 연대가 시작된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은 달력이 별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동양 전통으로 시간을 관리하는 권위는 천명을 받은 천자에게 있어 천자가 달력을 만들어 제후들에게 나눠주었다. 서양에서도 국가권력자가 달력 반포하는 권위가 있었다. 그후 그 권위는 교회로 이전되었다.
즉 예수님의 탄생으로 연대가 시작되고 전세계가 그 연대를 따른다는 그 한가지만 놓고 보더라도 예수님은 인류의 시간을 주관하는 주인이시다.

또한 예수님의 가르침은 보편적 진리다. 사도행전에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사도들이 복음을 외치고 다니다 잡혀갔다. 유대인들은 사도들 처벌을 놓고 회의를 했다. 그때 가말리엘이 말했다. “저 사람들(사도들)이 하고 다니는 게 사람에게서 온 것이라면 저절로 없어 질 것이고 하나님에게서 온 것이라면 우리가 없앨 수 없다. 우리가 하나님을 대적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없어지기는 커녕 신자들은 점점 더 불어났다. 네로 황제가 기독교인들을 방화범으로 몰아 처형할 때 로마 역사서는 “사악한 미신이 계속 번져 나가고 있다.”고 기록했다.

다신교 사회인 로마에서 유대교는 법적으로 보호받았으나 사회적으로 냉대받고 고립되어 정체에 빠져 있는데 후발주자인 기독교는 황제 숭배 거부해 죽음당하고 고문당하는 잔혹한 박해 속에서도 신자들이 눈덩이 불어나듯 했다는 사실은 예수 가르침의 보편성에 있다. 진리의 보편성에 남녀노소, 지위고하에 관계없이 예수의 가르침은 요원의 불길처럼 로마사회에 번져갔다.

유대인들이 대대로 이어지는 고난 속에서도 메시아를 기다렸듯 전쟁의 고통, 빈곤의 고통, 질병의 고통, 사회적 편견의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보편적 진리로 위로 받는 크리스마스를 기대한다.
성경과 역사는 그리스도의 자비와 은혜를 인내로 기다려야지 유대인들처럼 성급하게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기사 등록일: 202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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