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엔 '호커스 스테이션'이 여러군데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마리나 베이에서 가까운 '라우 파 삿'이 가장 규모가 큰데, 여기선 세계각국의 간편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즉석에서 조리를 해 줍니다.
홍콩의 몽콕 야시장에도 간이 한국음식점이 더러 있긴 하지만 우리 음식으로 봐 줄 수 없는 수준이었고, 호치민 시티에서만 그나마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었지요.
남의 나라 음식으로 니글니글해진 속을 진정시키려니 우리의 맵고 짠 음식생각이 간절해 질 때가 있습니다.
이곳 저곳을 여행하며 보니 기상천외한 음식이 다 있더군요. '한국말 하는 닭고기', 이건 홍콩가던 배의 식당 메뉴였고, 물컹물컹한 정체성이 불분명한 김치는 동남아출신 웨이터가 갔다준 '특별식'(?), 몇일을 참다 못해 신라면 한 봉지를 미화 5불을 내고 가까스로 구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루도 거를 수 없는 끼니, 생존에 필수라는 이 자명한 사실 하나도 먹거리를 넉넉하게 쟁여놓고 사는 제 집을 떠나 오래 동안 객지를 다녀 봐야 체감되는 것이지요.
여행은 이런 평범한 사실들을 일깨워 줍니다. (ouilcho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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