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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가족 코미디) “아가야 니빵 내가 먹었다” _ 9
 
순간 돌지 않는 싸가지의 산수 대가리지만 경운기 시동 걸 때 힘겹게 손으로 돌리 듯 억지로 머리를 돌려 본다. 백 만원이면… 전신 때밀이 만원, 아니.. 요즘 장사 안 되어서 8,000원으로 내렸잖아.. 8,000원을 열명이면 팔만원 100명이면… 팔십 만원, 헐.. 백 명 하고도 스물 다섯 명을 밀어야 하는 그야말로 거대한 돈? 이런 옌장할… 뭐 이런 좋은 놈이 다 있어?

저번에 음경 왜소 환자 알바 하다가 줘 터질 때도 근 스무 대는 맞은 것 같다. 거기다 복덕방 구씨네 탕수육 처먹으러 갔다가 맞을 때도 구씨 할배의 혼신이 담긴 원투 스트레이트를 등과 뒷통수로 맞으면서도 열 조각 넘게 탕수육을 입안에 쑤셔 넣은 싸가지였다. 그 말은.. 지 스스로 판단하길…맷집은 좋다는 결론…

“옛 말에..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말이.. 그게.. 다다…”

다다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쁘장한 청년이 불 같이 벌겋게 달아 오른 얼굴로 싸가지의 멱살을 잡곤 오른 주먹을 치켜 올렸다.

이글거리는 눈빛, 싸가지는 순간 아차 싶었다. 치료비는 별도로 한다는 걸 얘길 안 했다. 지금 싸가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는…. 자신의 왼쪽 뺨 광대뼈 쪽으로 인상을 구겨 최대한 볼 살을 몰아 치켜 올리는 수밖에…

그렇게 애써 모은 볼 살이 힘들어 바들바들 떨리고 있는데… 기대 했던 백 만원이 얼굴에 닿지 않았다.

싸가지가 빼꼼히 오른 눈을 벌려 사태를 파악하려 하는데 그의 눈에 탕수육 때문에 온갖 역정을 다 내던 복덕방 구씨 온갖 회한이 담긴 얼굴은 저리 가라 할, 분노로 일그러진 청년의 얼굴이 보였다. 싸가지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시키.. 맞기 직전 공포가 더 무서운 건데… 이 참에 스톱하고 치료비 옵션을 부를까?

그러나 청년은 부들부들 떨기만 할 뿐 싸가지를 때리지 않았다. 이런 젠장, 마음이 급해진 건 오히려 싸가지였다.

“왜? 왜 그래? 서..설마.. 너무 쎄게 불러서 안 때릴라고?”

그러자 청년은 다시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려.. 그려.. 때려.. 어서 때려.. 원래 구매 후 환불은 없는 겨!”

다시 볼 살을 밀어 올리고… 맞을 준비를 하는데… 이번에도 백 만원은 얼굴에 닿지 않는다. 이 시키 이거 장난하나? 살짝 열 받은 싸가지가 눈을 뜨고 예의 그 따발총 입을 장전하려 하는데…

청년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두 가닥 흘러 내린다.
허걱.. 이건 또 뭔가? 저번에 용문신 깍두기도 세신 테이블 위에서 울다가 뒤졌더랬는데… 못 보던 일이 자주 일어나면 신상에 좋지 않다.

“아이 시파… 왜 그래 또? 생각해 보니 아까워? 깎아 줘?”

그러자 청년은 싸가지를 힘껏 손톱깎이 테이블로 집어 던졌다.

“어익후~~ 패대기는 50만원 인디…”

청년은 아무 말 없이 손톱깎이 테이블 모서리에 앉더니 이제는 또 웃어댄다. 싸가지는 세신 테이블 위에서 죽은 그 깍두기 때만큼이나 당황스러웠다. 영계와 중닭이 경쟁하듯 징징거리다 중닭은 죽었다. 이럴 땐 뭐라 해야 하나? 그것 보다도…어찌 하면 아까 이야기 되었던 거래를 성사 시킬 수 있을까? 어쨌든 도입 멘트는 날려야 한다

“어이~ 학생? 아니 총각? 아니.. 거…”

싸가지의 도입 멘트가 댕강 잘려 나간다.

“아저씨!”

항상 좃씨라는 호칭으로 불리다 오랜만에 들어 보는 아저씨란 말… 생소해서 그런지 주위를 살펴 다른 아저씨가 있는지 확인 해 보는 싸가지다.

“나?”

“원래 그렇게 못 생겼어? 아님 누구한테 맞아서 그렇게 된 거야?”

“아니 이 시퀴가 진짜…”

“나 오늘부터 여기서 일 할꺼야!”

이건 또 뭔 시츄에이션?

“뭐?”

“오늘부터 여기서 일 한다고… 그런 줄 알아”

침착하자.. 침착해야 한다. 오늘부터 일을 한다고? 그럼 사장하고 이야기가 끝났다는 건가? 그럼 며루치랑 3교대? 아냐 아냐.. 그게 무슨 끔찍한 말씀… 아냐 아냐..
이건 아냐.. 돈에 연결이 되자 지금까지 터지지 않았던 싸가지의 분노가 처절하게 터져 올랐다.

“너 이 쉐끼야? 이런 싸가지 없는 쉐끼,
어디서 남의 밥상 위에 숫가락 얹어 처먹을라 그래?
넌 쉐끼야 에미 에비도 없냐?”

항상 싸가지가 싸움을 걸 때, 특히 별 특정한 쌈 이슈가 없을 때 도입 부분을 풀어 내기 위해 쓰는 상투적 대사다. 에미 에비…. 그 다음은 나이, 그 다음은 뭐 쌍판때기 순서 정도 인데 우선 에미 에비부터 차근차근 꺼내드는 싸가지다. 그리곤 바로 호적에 볼펜똥도 안 마른… 요 대사 치려 하는데 이 젊은 녀석이 천연덕스럽게 싸가지의 말을 가로 막는다.

“응… 없어”

괜히 말 문이 막히는 싸가지다. 없단다. 앞에서도 말 했지만… 계속해서 이상하다. 왜 그럴까? 왜 이 젊은 놈에겐 늘쌍 뿜어져 나오던 싸가지의 지칠 줄 모르는 전투력이 쑥탕에서 지지다 바로 나온 이발소 염씨 부랄처럼 축 늘어지냔 말이다. 그래도 뭔가 해야 한다…

“근데… 이 시키… 너…임마… 뭐냐.. 그게…
맞다 너 임마 몇 살 처묵었는데 말이 그리 숏빤쓰…”

“빼빼 마른 아저씨 알지?”

핵? 이런… 짐작이 맞는 것 같다… 올게 오는 건가?

“며… 며루치?”

“응… 그 아저씨한테 권리금 주고 샀어… ”

너무 흔한 이야기지만, 왜 주옥 같은 예감은 두 번째도 틀린 적이 없을까? 라는 유행가 가사, 아니 변형된 유행가 가사가 퍼뜩 떠오른다. 올 게 온 것 같다.

“꿀꺽… 컥… 아니 그러니까.. 니가 메루치 대신 일을 한다고?”

“응! Something like that~”

“삼씽이 뭐 어땠다고? 아니 근데 이 시키가 보자 보자 하면서
계속 보는데 계속 말이 짧네?”

“근데 아저씨 왜 이러구 살아?”

갈수록 가관이다. 아니 이젠 좀 지치는 싸가지다. 요 며칠 죙일 깍두기 두 멍충이에게 시달렸지 않은가? 왜 계속 정말 몇 년에 한 번쯤 일어날 일들이 연속으로 대가리를 보신각 타종하듯 때려 대냔 말이다… 이런 저런 반격을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이쁘장한 놈이 이죽거린다.

“혼자 살잖아? 집은 샀어? 또 도박하는 거 아냐?”

“이 시키 이거… 뭐 하는 놈이여? 이거?”

“한심하기도 하고… 아주 조금 불쌍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확 패 버리고 싶기도 하고…. 그래도 안심해…
내가 때려 줄 땐 약속대로 아저씨가
젤 좋아하는 돈 주면서 때려 줄께”

싸가지는 도무지 다음 대사가 떠오르지 않는다. 지금까지 준비 했던 그 모든 시비거리 대사들이 무용지물이다. 논리적으로 안 맞는 놈이다. 시비조로 빈정거리다 돈을 준다니 화를 어느 포인트에 내야 할지 어리벙벙한 싸가지다.

“어쨌든 See you tomorrow! 나 오늘 바빠”

어차피 싸가지 대답은 이쁘장한 청년에게는 상관이 없었다. 싸가지가 대답하기도 전에 청년은 낡은 목욕탕 문을 나서고 있었다. 그런 청년의 행동은 따발총 싸가지 조동아리를 완벽히 원천봉쇄 함과 더불어 그나마 숨은 쉬라고 3cm 가량 입은 벌어지게 만들어 놓았다.

기사 등록일: 202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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