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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가족 코미디) “아가야 니빵 내가 먹었다” _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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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연준은 패션 디자인 학원에 있었다. 규원이 유니폼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 생각을 하니 연준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얼마나 커다란 변화인가? 두 사람이 만난 것이 규원이 모든 걸 포기하고 목숨을 끊으려 했을 때 아닌가? 그랬던 규원이 이제 삶을 살아 갈 목표도 생겼고 또 꿈도 생겼다.

그래서 연준은 뭔가 도와 주고 싶었다. 하지만 유니폼 디자인 분야는 전혀 모르는 생소한 분야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패션 디자인 학원을 찾아 이것 저것 물어 보는 참이다.

상담사 이야기로는 장기적으로는 전문대 산업 디자인과나 의상 디자인과를 졸업하는 것이 유리하고 또 현장에 있다면 공부를 하면서 대기업에서 정기적으로 주최하는 공모전에 응모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했다.

바쁘다 바뻐…
직접 전문대도 찾아가 모집 요강도 받아 오고 또 공모전 정보도 검색해 일일이 인쇄 해야 했다. 준비 한 걸 규원에게 전해 줬을 때 규원이 기뻐 할 것을 생각하니 괜히 싱거운 사람처럼 히죽히죽 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벙실거리며 규원에게 전화를 건다. 신호가 가는데… 어여쁜 목소리가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오늘을 포기 할 수는 없지…
규원이 갈 곳은 두 곳 밖에 없지 않은가? 옥탑방 아니면 백마 재봉사…
시간을 보니 퇴근 했을 것 같아서 연준은 옥탑방으로 갔다. 며칠 전 싸가지가 여자 혼자 사는 곳이니 초인종이라도 달아야 한다고 차임벨을 하나 달아 놓고 돈을 청구 했었다. 어쨌든 해 주는 게 어딘가?

초인종을 누르고 챙긴 서류 봉투를 다시 확인하는 연준이다. 그러나 반응이 없다.

“규원씨~~ 없어요 안에?”

그러나 대답이 없다. 문을 잡아 당겨 보니 잠겨 있다.
그냥 오늘은 돌아 갈까 하다가 내일까지 참기 힘들 것 같아 기다리기로 했다. 잠시 핸드폰을 꺼내 이것 저것 검색도 해 보고 무료함을 달래 보지만 그렇게 30분을 기다려도 규원은 오지 않았다.

‘이상 하다… 올 때가 지났는데…’

조금 불안한 예감이 들어 백마 재봉사 전화 번호를 찾아 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 네… 규원씨 있나 해서요…
네? 아침에요? 보육원 찾아 간다 그랬다고요?”

왜 이리 불길한 예감이 드는 걸까? 아침에 나갔는데 돌아 오지도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연준은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양부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는 처지라 미리 연준이 위치 추적 어플리캐이션을 깔아 두었기 때문에 규원의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연준은 규원의 핸드폰이 바로 완주 사랑의 집 위치에서 마지막으로 전원이 꺼진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연준은 생각 할 것도 없이 옥탑방을 튀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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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목사의 보육원에 갇혀 있던 규원은 내부의 열악한 사정에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정신지체 아이들은 거의 방치 수준으로 수용 되어 있었고 손목과 발목은 수갑과 발찌로 인한 상처가 반복되어 거의 뼈가 들어날 정도였다.

규원은 아이들을 하나 하나 체크 하고 돌보느라 날이 어두워져서야 시간이 많이 지체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대로 있을 순 없다.

벽을 더듬어 뭔가를 찾아 보려는데 중앙의 백열 전구가 들어 왔다. 돌아 보니 정신지체 꼬마 아이가 스위치를 켜곤 환하게 웃고 있다. 다가가 아이를 안아주는 규원.. 규원은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돌보느라 날이 어두워져서야 시간이 많이 지체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대로 있을 순 없다.

지하 공간 방 안에는 유일하게 천정 중앙에 백열등 하나가 달려 있었다. 밖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생각해 보자… 생각해 보자…

규원은 문득 어릴 적 보육원에 있을 때가 떠 올랐다. 그 때 합선이 되어 누전 차단기가 떨어지자 잠시 후 소켓에 꽂게 되어 있는 배터리 내장형 화재 경보기가 경보음을 냈었었다. 그래 무엇이든 해야 한다..

규원이 불이 들어 와 있는 상태의 백열 전구를 소켓에서 조심스럽게 빼냈다. 그리곤 심호흡을 한 번 한 후 생수통에 담긴 물을 들어 올려 전원이 들어 와 있는 백열구 소켓 안에 치약 짜듯 생수통을 눌러 다량의 물을 끼얹었다.

순간 펑 소리와 함께 누전 차단기가 내려가며 건물전체에 불이 나갔고 잠시 후 빽빽거리며 화재 경보기가 소리를 냈다. 그와 함께 규원도 창문 밖으로 소리를 질렀다.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여기 사람이 갇혀 있어요…
살려 주세요~~”

기를 쓰고 소리를 지르는데 채 2분도 되지 않아서 다시 밖의 외등이 들어 왔다. 잠시 후 쇠사슬 푸는 소리가 들리더니 신경질 적으로 문이 열리며 무시무시한 표정의 장목사가 들어 왔다.

“너 이리와 이 개 같은 년…”

장목사가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는 규원에게 다가가 머리 끄댕이를 잡아 끌었다.
그리곤 사정없이 주먹을 날렸다.

“어디서 이게 개지랄이야 이 썅년~~
여기서 소리 지른다고 어디 들릴 것 같아?”

장목사는 온갖 욕을 퍼부으며 살인적인 폭력을 가했다. 규원은 정신이 가물거리면서도 필사적으로 배를 보호하려 안간힘을 썼다.

“허….헉… 배… 배는 때리지 마…. 나… 나… 임신…”

그러나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장목사의 발길질이 정확히 규원의 배를 강타 했다. 앞으로 고꾸라지며 비명을 지르는 규원…

“아악~~”

“아이 이년아…가만 있었으면… 내가 널 죽이기야 하것냐?”

그러더니 가져 온 박스 테이프로 규원의 입을 겹겹이 쳐 발라 버린다.

“주둥이 함부로 놀렸다간 동생들 다친다 잉…
뭘 봐 이 새끼들아~ 니들도 조용히 안 하면 밥 안 줄꺼야“

장목사가 나가 버리고 널브러진 규원의 입에서 가느다란, 그러나 너무나 고통스런 신음이 흘러 나오고 검붉은 하혈이 규원의 정강이로 흘러 내렸다.

기사 등록일: 20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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