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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따라 움직인 캐나다인들…30년간 54만명 순유입된 앨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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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근의 기자수첩) 법원, 앨버타 분리독립 주민투표 청원에 제동

다수결은 존중되어야 하나 헌법 질서 지켜야

AI로 생성한 ACFN 앨런 아담스 추장과 다니엘 스미스 주 수상. 사진 원본은 캘거리 헤럴드와 글로벌 뉴스. 
지난 5월 13일 앨버타 법원 샤이나 레너드(Shaina Leonard) 판사는 앨버타가 캐나다로부터 분리 독립을 청원하는 주민투표 결과를 공식 인증하지 못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날 내려진 판결에 따라 투표용지는 봉인된 상태로 보관되며 투표용지를 세거나 유효, 무효를 검증하는 일체의 작업은 중단된다. 레너드 판사는 이번 판결에서 해당 청원을 주도한 단체인 Stay Free Alberta 역시 서명이 제출된 뒤 이 사안을 주 법무장관 미키 에머리에게 넘기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레너드 판사는 이날 판결이 서명 자체를 중단시키지는 않고 서명 마감일인 5월 2일까지 서명은 유효하다고 판결문에서 밝혔다.
이번 결정은 앨버타 분리주의자들이 캐나다로부터 분리독립을 청원하는 주민투표를 시작하자 분리독립 청원이 조약 위반이라는 원주민 공동체, Athabasca Chipewyan First Nation, Blood Tribe, Piikani Nation, and Siksika Nation.의 주장을 법원이 수용한 것이다. 조약이란 영국 왕실과 First Nation이 국가 대 국가로 맺은 Treaty 7, 8을 말한다.

법원 판결에 대해 스미스 주 수상은 “법리적으로 잘못된 반민주적 처사.”라고 반발하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주 수상은 “시민들이 주도하는 절차는 허용되어야 한다. 시민들이 모여 공공의제를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이번 판결은 30만 명이 넘는 시민의 민주적 권리를 훼손한 반민주적 결정.”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주도한 서명을 일 개 판사가 무효화한 것은 대중의 직접적 의사표현을 사법부가 원천봉쇄했다는 점에서 ‘반민주적’이라는 수사(Rhetoric)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주민투표 자체가 분리독립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고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자’는 차원인데 의견 수렴조차 봉쇄하는 것은 민주주의 본질에 어긋난다는 스미스 주 수상의 수사도 타당성이 있다.

앨버타 분리독립 청원을 주도하는 Stay Free Alberta의 미치 실베스터(Mitch Sylvestre) 대표도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번 법원의 판결은 반민주적 결정일까?
민주주의 원리는 다수결만으로 작동되는 것이 아니고 법적 절차, 헌법적 질서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 다수가 원한다고 해서 헌법적 질서를 위반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 사법부의 확고한 방침이다.

또한 민주주의는 다수의 횡포로부터 소수자(원주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을 포함한다. 1877년 영국 왕실(현재의 캐나다 연방정부)과 원주민 국가(First Nation) 사이에 Treaty 7(조약 7)이 체결되었고 1899년 Treaty 8이 체결되었다. 19세기에 맺어진 영국 왕실과 원주민 국가 사이의 두 조약은 앨버타주라는 행정구역이 생기기 전부터 존재했던 최상위 헌법적 권리다.

앨버타 주는 1905년 만들어진 하위행정기관으로 하위 행정기관이 원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독립하여 새로운 국가를 세우는 것은 계약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기존 계약을 강제로 파기하거나 양도받으려는 명백한 법적 침해로 이를 무시하고 투표를 강행하려는 것 자체가 오히려 반헌법적이고 비민주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조약 7, 8호의 기본정신은 영토를 평화롭게 원주민과 이주민이 공유(share)하자는 것이지 소유권을 영국 왕실에 넘겨준 계약이 아니다.

그러므로 레너드 판사의 판결은 "땅의 원래 주인인 원주민과의 계약(조약)을 무시한 채 그 땅 위에서 독립을 선언하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법적 모순으로 원주민(First Nations) 협의 없는 주정부 중심의 일방적인 연방 탈퇴 추진은 위헌."이라는 강력한 사법적 판단이다. 즉, 이번 판결은 "앨버타주가 독단적으로 캐나다 연방과의 결별을 추진할 수 없으며, 그 과정에서 원주민은 배제될 수 없는 핵심 조약 파트너"임을 명확히 한 판결이다.
주정부와 Stay Free Alberta의 항소로 법적 공방이 계속되겠지만 이번 판결로 10월로 예정된 분리독립 주민투표 발의는 불투명해졌다.

스미스 주수상의 심모원려(深謀遠慮): Bill 14
앨버타 주정부는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장애물로 작용하는 법적, 헌법적 조항을 모조리 제거하고 주정부가 사법 통제권을 쥐기 위해 작년 12월 11일 Bill 14를 통과시켰다. 기존 법은 주민들이 청원(petition)을 낼 때 “그 내용이 캐나다 헌법을 위반해서는 안 된다.”라는 조항이 있었는데 Bill14는 헌법 준수 조항을 통째로 삭제했다. 캐나다 헌법에 위배되더라도 주민들은 얼마든지 청원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기존법에는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앨버타 선거관리 위원장이 청원의 적법성을 판단해 법원에 유권해석을 의뢰할 수 있었으나 Bill 14는 이 권한을 주 수상의 참모인 주 법무장관에게 몰아주었으며, 진행 중이던 법원의 모든 사법 심사 절차를 강제로 종료시켰다.

스미스 주수상은 “주민들의 민주적 참여를 돕기 위한 규제 완화”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시민단체와 야당의 토론을 차단하기 위해 여러 법안을 하나로 묶은 옴니버스(Omnibus) 형태로 의회에 제출한 뒤, 제대로 된 공청회도 없이 초고속으로 가결시켰다. 야당은 이를 두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게임 도중에 규칙을 바꾸는 악질적인 다수의 횡포"라고 비판했고 원주민 단체는 “소수 분리주의자들의 압박에 밀려 원주민과의 조약 및 헌법적 보호막을 강제로 찢어버린 쓰레기 법안”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번 5월 13일 레너드 판사가 내린 판결은 주정부가 Bill 14라는 꼼수 법안까지 동원해가며 원주민과 협의를 무시하려 했던 행위에 대해 "법을 그렇게 고쳤어도 헌법상의 원주민 협의 의무는 지울 수 없다."라며 스미스 주 수상의 심모원려에 철퇴를 내렸다. 주 수상이 즉각 항소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향후 예상되는 주 수상의 행보
항소재판이 진행되려면 피고(원주민 단체), 원고(주정부와 분리 청원단체)의 변론준비, 판결문 분석, 구두변론 등 아무리 짧게 잡아도 최소 몇 개월이 걸려 10월19일로 예정된 주민투표까지 항소심 결과가 나오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번 가을까지 법정공방이 진행될 경우 주 수상은 내각명령(Cabinet order)으로 10월 19일 투표에 분리독립 질문을 넣어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의 카드는 의무 우회 조항(Notwithstanding clause)이다. 캐나다 헌법(권리와 자유장전) 제33조가 규정한 독특한 조항으로 "법원의 위헌 판결을 무시하고 특정 법률을 강제로 집행할 수 있도록 주정부나 연방정부에 부여된 헌법적 우회권이다." 이 조항에 따라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위헌일지라도 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다.

헌법 제33조는 제2조의 기본적 자유와 제7조부터 제15조까지의 법적 평등권리에만 적용된다. 그러므로 주정부가 의무 우회 조항을 발동하더라도 ‘원주민 조약 권리 침해’라는 본질적 위헌 요소는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 헌법학자들의 견해다.

앨버타에서는 분리독립 문제를 놓고 두 단체의 주민투표가 진행되었다. 연방에 남기를 원하는 Forever Canadian과 연방 탈퇴를 원하는 Stay Free Alberta가 진행한 주민투표다. 연방에 남기를 원하는 “Forever Canadian”이 시행한 주민투표는 약 43만 9천 명의 서명을 받았으며, 지난해 12월 앨버타 선거관리 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승인됐다.

그러나 약 5개월이 지났음에도, UCP 주 의원 다수가 참여한 위원회는 여전히 시간을 끌며 지루한 회의를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스미스 주 수상과 UCP가 분리주의자들과 연결되어 있어 주민들의 요구를 묵살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스미스 주 수상은 “독립적인 위원회가 검토를 마친 뒤 주정부에 방향을 제시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연방 총리에게 말했듯이 지금은 이혼할 때가 아니라 부부 상담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혼하자는 분리주의자들의 주장이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자 빛의 속도로 항소를 제기한 스미스 주 수상의 본심은 어디에 있을까?







기사 등록일: 2026-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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