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된 애견, 200개 넘는 자격증 취득 - AI 시대 온라인 교육의 허점 알리는 캠페인
사진 출처: CTV News
(이남경 기자) 캘거리의 한 퍼그 애견이 온라인 자격증 제도의 허점을 폭로하고 나섰다. 9살 된 퍼그 피비는 지금까지 200개가 넘는 각종 인증서를 취득했으며, 그중에는 보트 운전면허, 방어운전 자격증, 그리고 최근의 AGLC(ProServe 주류 서비스 직원 교육 인증서)까지 포함돼 있다.
피비는 지난 22일, 캘거리의 세인트 제임스 코너 펍에서 음료를 서빙하는 시범 행사를 통해 온라인 교육의 신원 인증 부재 문제를 세상에 알렸다. 이 캠페인은 온라인 교육의 진정성을 평가하는 기업 코그니센스가 주도했다. 피비는 이 회사 사무실의 반려견이자 비공식 Chief Training Integrity Officer로 활동하고 있다.
코그니센스의 매니징 디렉터 로버트 데이는 “현재 많은 온라인 자격증 과정이 단순히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만으로 본인 확인을 하고 있다.”라며, “이제는 AI를 이용해 시험을 대신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전에는 다른 사람에게 대신 교육을 이수하게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제는 AI가 몇 초 만에 답을 입력하고 100점짜리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라며, 신뢰성에 심각한 위기라고 경고했다.
ProServe 인증은 바텐더와 서빙 직원들이 고객의 과음과 음주 운전을 방지하도록 교육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데이는 “현재 앨버타의 기준만 충족한다고 해서 실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라며, “만약 사고나 소송이 발생했을 때 사업주는 교육 요건을 충족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현행 제도로는 그 입증이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세인트 제임스 코너 펍의 빅토리아 캠벨 역시 “안전은 모든 것의 최우선 가치이며, ProServe는 바로 그 안전을 위한 제도이다.”라며, “교육이 어려워질 필요는 없지만,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안전 조치를 숙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캠벨은 신규 직원 교육에서도 ProServe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직원들에게 맥주 도수와 손님에게 미치는 영향을 주기적으로 테스트한다. ProServe 인증만 믿기엔 부족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데이는 이 문제는 주류 서비스 산업에 국한되지 않으며, 보건 및 안전 교육, 중장비 조작 자격증 등 여러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피비는 최근 50개가 넘는 오일 앤 가스 현장 안전교육을 단 40분 만에 완료했다.
데이는 “이런 시스템들은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결국 앨버타 주민의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것일 뿐이다.”라며, “AI가 이런 교육을 대신하지 못하도록 간단한 인증 절차를 추가하고,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6개월마다 점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피비의 다수의 자격증 취득 사례는 온라인 교육의 본인 인증 강화를 위한 새로운 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상징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데이는 “미국은 이미 교육 참여자 본인 확인, AI 차단 기술 등을 도입한 새 기준을 마련했다.”라며, “앨버타는 여전히 그 변화에 뒤처져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