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부 도태 프로그램 이후 그리즐리 곰 처음으로 사살돼 - 앨버타 남서부 지역에서 가축 공격 후 허가된 사냥꾼이 사살
사진 출처 : 캘거리 헤럴드
(박미경 기자) 문제가 있는 동물을 도태시키기 위한 주정부 프로그램 하에서 그리즐리 곰이 처음으로 사살되었다. CBC 보도에 따르면, 해당 동물은 가축을 공격한 뒤 사냥꾼에 의해 사살되었으며, 사건은 앨버타 남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정확한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사살은 지난해 발표된 한 정책 아래서 이루어진 것으로, 여기에는 미리 등록한 사냥꾼들이 주 당국의 요청을 받아 인간이나 가축에 문제를 일으킨 곰을 처리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2006년 시행되었던 그리즐리 곰 사냥 금지 조치 이후 처음 발생한 이번 사건은 어류 및 야생동물국의 전직 관리관인 존 클라크를 포함한 야생동물 전문가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크로스네스트 패스에서 곰 안전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클라크는 “어떻게 사냥꾼들이 문제를 일으킨 곰인지 알고 사살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냥 사냥 시즌이 시작된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모든 곰이 가축을 죽이거나 사람을 공격하는 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 이른 여름 곰이 핀처 크릭 지역에서 사살되었다”면서 희생된 가축에서 DNA 샘플을 채취해 안락사된 그리즐리 곰의 DNA와 일치하는지 확인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문제있는 곰의 사살을 허용하는 이번 조치는 2024년 6월 17일, 산림공원부 장관 토드 로웬이 야생동물법에 의거해 발령한 장관 명령에 따라 이루어졌다.
이 명령은 야생동물 관리관이 그리즐리 곰이 인간에게 익숙해졌거나 가축을 죽인 것으로 판단할 경우 해당 곰을 사살할 수 있는 허가를 부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명령문에 따르면, 새끼를 동반하지 않은 곰만 사냥할 수 있으며, 인간과 충돌을 일으켰거나 ‘우려 지역’에 있는 곰이어야만 한다. 해당 부처 웹사이트에서는 “이 명령은 곰 사냥이 아니며, 인간과 가축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히고 있다.
동물들의 멸종 위기 종 지위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와 새로운 사냥 허용은 복원 계획의 명백한 성과에 의해 부분적으로 추진되어 왔다. 이 계획 덕분에 그리즐리 개체수는 2010년 700~800마리에서 현재 900~1,150마리로 증가했다. 이 수치에는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개체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일부 야생동물 전문가와 환경운동가들은 최근 수치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클라크 또한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캔모어에 기반을 둔 와일드캐나다 보존 연합의 짐 피솟 전무이사는 “새로운 정책은 무모한 것은 물론 주정부의 야생동물에 대한 경시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서 그는 "이 정부는 야생동물에 관심이 전혀 없으며, 개체수가 감소 중인 울버린과 다른 생물들을 주저 없이 죽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사냥꾼들에게 이러한 갈등 문제 해결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마치 캘거리 다운타운에서 소매치기들을 때려잡으라고 자경단에게 총을 쥐여주는 것과 같다”며 “주정부가 그리즐리 곰과 기타 대형 포유류와 공존하기 위해 지역 단체 지원에게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야생동물 관리를 18세기로 되돌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작년 로웬 장관실은 야생동물과 인간 사이의 충돌을 완화하기 위한 ‘베어 스마트 프로그램’에 10만 달러를 지원했으며, 목축업자들의 가축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워터톤 생물권 보전지역 — 육식동물 및 지역사회 프로그램'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러한 모든 노력이 그리즐리 곰이 인간과 가축에게 가하는 위험을 줄이는 실용적인 접근법에 더해진다”면서 "그리즐리 곰 공격으로 인해 단 한 명의 생명이 손실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너무 크다. 새로운 야생동물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앨버타 주민들이 야생동물과 공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앨버타 주민들이 전 지역에서 안전하게 일하고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밝혔다.
한편 2023년과 2024년 앨버타에서 그리즐리 곰과 흑곰에 의해 죽은 가축 수는 120마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