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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 신금재 시인, -한국사진문학제에서 우수상 받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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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 문협회원인 신금재 시인이 최근 한국사진문학협회에서 주관하는 사진문학상에 참여해 수필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사진문학협회는 지난 2020년 10월 ‘서울디카시인협회’로 창립되었으며 최근 ‘한국사진문학협회’로 이름을 바꾸면서 시뿐 아니라 수필 등 장르의 폭을 넓혔으며 창립 1주년을 맞이해 사진문학상을 공모했다. 신 시인은 지난 4월 모국에서 디카시 시집인 ‘빛의 화가’ 책을 전자책으로 출판한 바 있으며 현재는 최근 사진과 문학을 결합해 활동하는 ‘캐나다 사진문학’ 단체를 설립하기도 하는 등 최근 사진문학에 큰 관심과 열정을 기울이고 있다. 우수상을 받은 작품 ‘돌가슴을 안고’를 소개해 본다. (김민식 기자) 캐나다 사진문학회 가입문의 587-707-0067
돌가슴을 안고 _신금재
사진은 작업방에 있구요 이 작품에 같이 넣어주세요
어려서부터 돌을 많이 봐서인지 돌이라는 말은 정겹게 느껴진다. 우리집은 지대가 높아서 아버지는 돌축대를 쌓으셨다. 집 근처 배꼽산에서 돌을 하나하나 주워다가 축대를 쌓으셨는데 어린 내가 보기에도 돌무늬는 참 보기 좋았다. 여름 장마에는 꼭 어느 한 쪽이 무너져 내리기도 하였고 미군부대 병사들이 휴가를 나오는 날이면 우리 삼남매를 한 줄로 세워놓고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 걸 보면 색다른 모습이기도 하였으리라. 아버지는 늘 돌축대에 애착을 갖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정성스럽게 보수하는 일을 귀찮아하지 않으셨다. 돌축대 위에 심겨진 여러 가지 종류의 꽃을 보면서 자라서인지 지금도 나는 꽃 가꾸기를 좋아하고 정원에 돌 장식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남편은 잔디를 좋아해서 꽃밭이나 텃밭 만들기를 꺼려하지만 나는 조금의 틈이라도 나면 더 늘려볼거라고 돌을 조금씩 잔디밭 쪽으로 밀어내는 이기심을 발휘하고 있다. 언젠가 로키에 홍수가 나면서 돌장식을 한 틈으로 물이 밀려 내려와 새로 덮은 흙이 모두 떠내려간 적도 있었다. 아버지는 왜 그리도 돌과 꽃을 좋아하셨을까. 황해도에서 1.4 후퇴 때 가족을 두고 피난오신 아버지는 늘 고향을 그리워하셨다. 로키 산행을 하다가 본 저 돌처럼 아버지도 가슴에 묵직한 돌을 품고 평생을 사셨겠지. 어려서는 늘 그게 불만이었다. 아버지는 왜 저러실까, 포기하실 때도 되었는데 남한에 우리 가족은 뒷전이고 언제나 고향에 두고 온 가족들을 먼저 생각하는 듯 보여서 마음이 늘 아팠다. 돌이켜보면 이제는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지만 그때는 내가 너무 철부지였다. 아버지에게는 똑같은 무게로 다가오는 똑같은 가족이었으리라. 현실적으로 떨어져 두고 온 가족을 남처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가슴 속에 무거운 돌 하나 평생 박혀서 꺼내지도 못하고 평생 가슴앓이 하셨을 아버지. 이제 나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고 있다. 평생 안 먹을 것처럼 침을 뱉었던 그 우물물을 나도 다시 먹고 있다. 그까짓 고향, 그게 뭐 대수라고, 하였던 막말을 내 가슴에도 마구 소나기처럼 퍼부으면서 내가 떠나온 모국 대한민국을 그리워하고 있다. 천형 같은 그리움이지만 저 돌을 품은 나무처럼 온몸으로 껴안는 화해의 몸짓이다. 수염 꺼칠하던 아버지 얼굴에 내 얼굴을 맞대고 돌가슴으로 안아본다
심사평 사진 에세이 부문의 ‘돌가슴을 안고’는 로키산 산행 중에 고목에 깊게 박힌 돌을 보면서 1.4 후퇴 때 가족을 두고 월남한 아버지의 돌 가슴을 삭이는 삶의 무게를 그려내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국에서 모국을 그리워하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그 상처와 아픔을 보듬어 안는 감동을 이끌어냈다.
신금재씨 약력 캘거리 문협 회원 캐나다 여류문협 회원 캐나다 사진문학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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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21-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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