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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타에서 일어난 일들_ 오충근의 기자수첩
 
앨버타 지진 왜 일어나는가?

지난 월요일 레드 디어 일대에 진도 4.6의 지진이 일어났다. 별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정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앨버타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가?” 의문에 대답은 수압파쇄(Hydro fracking)였다.
앨버타 에너지 규제위원회에서는 이번 지진의 원인이 된 죠프르 두베르나이(Joffre Duvernay) 셰일분지에서 수압파쇄 작업을 하는 베스타 에너지의 작업을 중단 시켰다. 베스타 에너지는 지난 1월부터 이번 월요일까지 작업현황을 규제기관에 보고해야 한다. 캘거리에 본사가 있는 베스타 에너지는 죠프르 두베르나이 셰일분지에서 수압파쇄 공법으로 80개 유정을 개발한바 있다.
3년전 1월에는 폭스 크릭(Fox creek)에서 진도 4.8의 지진이 일어났다. 이 지진은 앨버타에서 일어난 가장 강도 높은 지진으로 알려져 있다. 폭스 크릭 지진의 원인도 수압파쇄에 있다. 앨버타 에너지 규제위원회에서는 지진의 원인이 된 레프솔 오일 앤 가스(Repsol oil & gas)의 수압파쇄 현장을 별도 조치가 있을 때까지 폐쇄했다.
수압파쇄공법이 지하 암반의 균형을 깨뜨려 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은 기존의 연구가 증명하지만 앨버타의 지진이 수압파쇄에 의한 것인지 지하에 폐수를 유입하기 때문인지는 논란의 대상이 되었었다.
웨스턴 대학과 캘거리 대학은 공동 연구로 1985년부터 2015년 사이에 사용된 오일/가스 생산지의 침전층에 있는 시추정 12,000 여곳에 대한 자료를 같은 기간 이 지역의 진도 3 이상의 지진발생 기록과 비교해 지진의 원인이 폐수의 지하주입 보다는 수압파쇄에 있음을 밝혀냈다. 이 연구로 시추공법을 규제하는 정책 수립의 필요성이 설득력을 얻었다.
앨버타 에너지 규제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1975년 이전, 앨버타는 정말 지진 무풍지대였는데 1975-1985년 사이에 지진이 급격히 늘어났다. 그 후 1985년-2005년 사이에는 다소 줄어들었으나 2005년부터 다시 늘어났고 2015년 이후에는 진도 4.0 이상의 지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롤러코스터 타는 앨버타 경제

앨버타 경제는 에너지 자원에 목을 매고 있다. 그래서 유가가 하락할 때마다 앨버타 경제도 동반하락 한다. 국제유가 하락에 대해 앨버타 주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유가가 하락해 불경기가 닥치면 주정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가 상승 할 때까지 예산 삭감으로 버티는 일이다.
2014년 가을부터 유가가 폭락해 반 토막 이하로 떨어졌다. 앨버타 경제는 폭풍전야의 정적처럼 음산하고 조용했다. 유가폭락의 오멘이랄까? 그 해 3월 앨리슨 레드포드 주 수상(당시)이 해외출장 경비 과다 지출로 사임했다. 5만달러 때문에 웬만한 나라 대통령보다 권한이 큰 주 수상이 사임하다니 부정부패가 상식이 된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으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일이었다.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짐 프렌티스(2016년 비행기 사고로 작고)는 위기에 몰린 당을 잘 추스리고 와일드 로즈 주 의원이 대거 보수당으로 당적을 옮겨 몸집을 크게 불렸다. 그러나 반 토막 난 유가로 인해 경제공황에 버금가는 불경기를 겪는 앨버타를 위해 할 일은 없었다.
“우리가 무슨 짓을 해도 앨버타는 보수당을 찍어준다.”는 망상, 불경기로 흉흉한 민심, 무자비한 예산 삭감을 단행하며 유권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발언, 조기 총선, 이런 복합적인 원인이 오렌지 선풍을 몰고 와 보수당은 집권 44년만에 NDP에 정권을 내주었다.
2014년 가을부터 시작된 불경기는 아직도 계속 중이다. 유가는 반등해 배럴당 60달러를 넘긴 적도 있지만 여전히 50달러 중반에 머물고 있다. 유가폭락의 주요원인 중 하나가 미국의 셰일오일 붐으로 미국을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등극 시켰다. 시추기술의 발달로 산유국들의 산유량은 점점 늘어나 중동에서 갑자기 전쟁이라도 나면 모를까 유가가 100달러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앨버타 경제를 보면 천수답 갖고 있는 농부가 떠오른다. 오로지 하늘의 자비만 바라는 농사, 비가 적당한 때 내려주면 풍년, 비가 안 오면 흉년. 하늘만 바라볼 게 아니라 저수지를 파서 물을 저장해 놓던가 인공강우 내리는 방법도 연구해야 하는데 앨버타는 천수답 갖고 있는 농부가 하늘만 바라보듯 유가 오를 때만 기다리고 있다.


NDP의 결단, OPEC 식 감산

유가폭락과 더불어 앨버타의 숨통을 조인 것은 앨버타 원유인 WCS의 할인가격이었다. 북미원유의 벤치마크인 WTI가 배럴당 70달러 선에 거래될 때 WCS는 20달러에 거래되었다. WCS가는 그 후 배럴당 14달러까지 떨어졌다. 설상가상이라고 파이프용량 부족으로 원유 수송이 원활하지 못해 재고는 쌓여갔다.
넘쳐나는 재고와 끝을 모르고 떨어지는 WCS 가격에 노틀리 주 수상은 원유 감산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OPEC가 유가조절에 전가의 보도처럼 쓰는 수법이다. 노틀리 주 수상은 재고가 줄어들고 WTI 대비 할인가격이 개선 될 동안, 약 3개월간 하루 325,000배럴 감산을 발표했다. 4월에는 225,000배럴 감산 할 예정이고 그 후에는 2019년 말까지 하루 95,000 배럴 감산한다.
감산조치에 원유업체들의 반응은 찬, 반 양론으로 갈라졌으나 감산은 일시적 방편이라면서 달가워하지 않았다. 선코(Suncor)는 “우리는 감산하지 않겠다.”면서 종전의 산유량을 유지했다. 선코는 상류(upstream), 하류(downstream) 두 가지 모두 갖고 있어 어느 쪽에서던지 수익을 내므로 굳이 감산을 할 필요가 없다.
세노버스(Cenovus)와 CNR(Canadian National Resource)은 감산을 지지했다. 감산 발표가 있자 세노버스 주식은 13%가 올랐다. CNR 주식은 16%가 올랐다.
감산으로 앨버타 주정부도 이익을 본다. 2019-2020 회계연도에 로열티 수입이 11억달러 더 들어 올 것으로 추산된다.
감산발표 후 WCS 가격은 수직 상승해 WTI 대비 가격 차이가 배럴당10-15달러로 좁혀졌다. 한때 7달러로 좁혀진 적도 있었다. 그대신 그 동안 헐값에 앨버타 원유를 수입하던 미국의 정유업자들 수익이 줄어들었다.
미국 중서부 지방 정유업자들이 앨버타 원유를 수입해 짭짤한 재미를 보았다. BP PLC는 2017년 4/4분기 세전 수익이 21억7천만 달러에서 2018년 4/4분기에는 14억7천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2019년 1/4분기에는 수익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봄날은 그렇게 갔다.


파이프라인 대안, 유조차량 확보

노틀리 주 수상은 작년 11월부터 원유 운송할 탱크차량 확보를 연방정부에 요청했으나 연방정부는 마이동풍이었다. 오타와에 기대를 버린 노틀리 주 수상은 CN, CP 두 철도회사를 상대로 37억달러에 유조차량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고 2월19일 발표했다.
계약에 따르면 4,400대의 유조차량이 초기에는 빠르면 7월부터 하루 200,000 배럴의 원유, 2020년까지 하루 120,000배럴의 원유를 운송한다. 주정부 발표에 따르면 유조차량 확보로 앨버타 원유 수입이 59억달러 늘어나 차량 임대비용 37억 달러를 제하고도 22억 달러가 남는다.
감산이나 유조차량 확보는 파이프라인 건설 될 때가지 임시방편이지 장기적 대안은 될 수 없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 라인 3는 내년 말로 연기 되었고 트란스 마운틴 증설 공사는 작년 8월 항소법원 판결로 중단되었는데 NEB의 승인이 났지만 언제 공사가 재개될지는 ‘신의 영역’이다.
파이프라인을 죽이는 입법, Bill-C69를 막으려고 앨버타는 필사적이다. 노틀리 주 수상도 상원에서 파이프라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상원이 95명이니까 48명이 반대하면 법안은 하원으로 반려된다. 보수당 상원 31명은 100% 반대로 가정해도 17명이 더 있어야 되는데 쉽지 않다.
원유 안정적 운송에 파이프라인이 장기적, 최선의 방법임은 분명하나 앨버타를 위한 더 장기적이고 최선의 방법은 탈 원유 친환경이다. 노르웨이는 원유 팔아 모은 돈 1조달러로 펀드 운용하는데 앞으로 오일산업에는 투자 하지 않는다. 알라스카는 ‘비 오는 날에 대비해’ 에너지 로열티 25%를 차곡차곡 쌓아 두었다.
앨버타는 피터 로히드 주 수상(당시)이 1976년 헤리티지 펀드를 조성하며 에너지 로열티 30%를 넣겠다고 약속했으나 후임 주 수상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1987년 이후에는 에너지 세입은 펀드에 들어오지 않았다. 2013-14 회계연도에 펀드 순 자산이 1백75억 달러였는데 2018-19 회계연도 순 자산이 176억 달러로 별 변동이 없다.
제이슨 케니 UCP 대표는 이번 유조차량 계약에 대해 “세금을 투입해 시장을 왜곡 시키는 재앙적 실수(catastrophic mistake)로서 만약 우리가 집권하면 당장 취소 시키겠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재앙적 실수는 UCP 전신 보수당에서 여러 번 저질렀다. 노르웨이가 세계 최고의 복지정책 시행하면서도 1조 달러 모아 탈 원유 정책 쓸 동안 앨버타 보수당은 뭘 했고 천문학적 돈은 어디로 갔는지? 언제까지 마음 졸이며 파이프라인 건설을 손꼽아 기다려야 하나?

기사 등록일: 20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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