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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 읽기_5월 26일자)
 
 
필자는 옛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앤틱(Antique)은 아니고 옛 문화나 역사를 좋아한다. 호고민구(好古敏求) 스타일이다. 옛 것을 좋아해서 부지런히 찾아 배운다는 뜻이다. 서점에 걸린 책들을 보자면 고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렇다고 구태한 사람은 아니지만 어쨌든 미래를 대비하는 지식을 얻기 보다는 지난 역사를 들여다 보는 것에 좀더 흥미를 갖는 편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혁명사 그리고 중국 역사책들이 최애도서였던 것을 기억한다.
이민을 와서 수많은 이사 끝에 애지중지하던 그런 책들이 모두 책장에서 사라졌다. 어느 이삿날, 어느 지역에서, 먹고 살기도 힘든데 이런 무거운 책들을 뭐하러 끌고 다니나, 그런 자조가 머릿속을 지나가는 순간, 그 귀한 책들은 잡동사니들과 함께 버려졌을 것이다. 정확히 어느 무덤(?)에 묻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에 가 있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와 일본은 참으로 오월동주(吳越同舟)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생각이 머리에 머물면서 주마등처럼 예전에 읽었던 중국 춘추시대가 떠올라 앞서 긴 서술을 하게 되었다. 중국 춘추시대에 원수지간인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이 한 배에 탔다는 이 고사성어는 적의를 품은 사람도 필요에 따라 서로 돕는다는 뜻이다.
문득 문득 스쳐지나가는 일상사에 예전에 읽었던 글귀나 이야기들이 생각날 때면 손때 묻은 책장 속 서적을 한번 꺼내 읽고 싶은데…없다. 작은 서운함이지만 그것은 마치 앨범에 있어야 할 옛 사진 한장이 깜쪽같이 사라진 것 같은 그런 상실감이다.

G7 정상회의가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되었다. 짧은 일정 속에 수많은 회의들이 있었지만 마지막 날 G7 정상들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어느 나라도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은 결단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고히 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무력으로 대만 영토를 예속시키려는 중국, 핵실험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북한 그리고 핵개발을 추진 중인 이란. 이들 국가들은 G7의 공공의 적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여기에 한국과 호주를 포함한 영향력이 있는 국가들을 같은 편으로 끌어들여 이들 반서방 국가들의 세력 확장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다만 중국에 대해서는 패권주의적 태도를 버리고 자유진영 질서에 동참해달라는 메시지도 함께 전달했다. 중국의 경제력으로 볼 때 대립과 반목으로 잃게될 손실이 서로에게 적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싸우지말고 공통의 이익을 같이 추구하자는 제안이다.
하지만 중국은 기본적으로 G7이 모여 ‘작당’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당장 G7 주최국인 일본의 주중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자국을 음해했다는 이유다. 이어 미국 반도체기업인 ‘마이크론’ 제품의 구매를 중단시켰다. 보안 문제가 발견됐다고는 하지만 누가 봐도 보복이다.
G7 회의가 끝나자마자 러시아 총리가 중국을 방문했다. 서방에 맞서 중러 양국의 고위급 소통을 통한 공조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미국에 협조하는 한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견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G7정상회의에서 일본의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일정을 마치고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외교 슈퍼위크’였다고 칭하며 이 기간 중 11개국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안보와 경제분야에 많은 협력기반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지금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 시찰단이 일본을 방문 중이어서 연일 이 사안이 이슈가 되고 있다. 23일과 24일 단 이틀간의 짧은 방문이지만 주민들의 건강과 직결되고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줄 지 알 수가 없어 우려의 시선이 많은 탓이다.
후쿠시마 원자력에서 방출되는 오염수는 하루에 100톤이고 앞으로 적어도 30년 이상 바다로 버려질 예정이다. 약 8개월후 길게는 1년내 그 오염수는 우리나라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의 해녀들은 물론이고 오염수가 들어올 지역 주민들은 앞으로 생선이나 해조류를 먹을 수 있을까 걱정이다.
이 오염수는 지난 2011년 지진으로 인해 원전이 파괴된 뒤 원전 내부에 남아있던 방사성 물질과 접촉한 지하수와 빗물들이다. 현재 일본은 원전 주변에 대형 탱크를 지어서 담아 놓고 있는데 이제 더이상 이런 탱크를 짓지 않고 그냥 바다로 방류시킬 계획이다. 한국 시찰단은 이 오염수가 제대로 정화되어 바다로 버려지는지 확인차 갔던 것이다.
시찰단의 분석결과가 나오기도 전부터, 아니 시찰단이 가기 전부터 시끄러운 이유는 이 오염수가 깨끗한지 확인하는 과정에 정치적인 배경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강제징용해법이란 큰 선물을 하자 일본이 “와서 한번 보라”고 시찰을 허용해서 이뤄진 것인데 한국 전문가들이 독자적으로 시료 채취 등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쪽에서 기준에 맞춰놓은 일부 오염수를 살펴보는 수준이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결국 시찰한답시고 오염수 방출 명분만 주고 오는 셈이니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다.
게다가 시찰단이 현장에 도착하자 일본은 기다렸다는 듯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시찰로 오염수 안전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으니 이제 수입 제한 조치를 걷어달라는 것인데 애초 그들이 목표한 것이 여기에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 사안을 바라보는 진보와 보수 양쪽의 시각차는 극명히 갈려있다. 어찌 되었건 기왕 간 것 제대로된 시찰을 통해 방류를 막아야 한다고 진보가 주장하지만 보수는 이를 반일몰이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앨버타로 눈을 돌려보면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연휴기간 동안 오랜만에 비가 쏟아져 역대급으로 번지던 산불이 어느 정도 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이 칼럼을 쓰고 있는 화요일(23일) 오후 현재 앨버타 소방당국에 따르면 주 전역에 71개의 산불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이중 20개는 아직 통제가 되지 않고 있다. 21일인 일요일만 해도 산불 연기가 BC주는 물론이고 미국 중서부 지역까지 날아가 사정권에 든 지역들에 대기질 경보와 주의보가 발령되었는데 이 또한 한동안의 폭우로 인해 진정된 국면이다.
산불도 문제지만 서부 앨버타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 또다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번 주중 최대 75밀리의 많은 비가 예상되는데 도로에 물이 잠기고 홍수로 인해 갑작스런 침수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당국은 앨버타주에 약 1만여명의 주민들이 아직 대피 중이라고 전했다.
이미 사전투표가 진행 중인 앨버타 선거도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사전투표는 토요일인 27일까지 진행되는데 지난 선거 때를 보면 투표의 4분의 1 이상이 사전 투표로 이뤄졌다. 가장 최근인 22일의 여론조사 결과는 UCP가 격전지인 캘거리에서 5포인트 NDP를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10일 전에 같은 조사기관에서 NDP가 10% 우위를 점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전반적으로 양당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캘거리와 에드몬톤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UCP가 65%의 지지율을, NDP가 31%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편집위원)



기사 등록일: 20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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