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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바위 얼굴
몇일 전에 인터넷에서 “40대에는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 라는 글을 읽고,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나왔던 “큰바위 얼굴”이라는 글이 떠올랐습니다. 이야기의 대강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어느 조그만한 마을에 돌산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돌산 꼭대기에는 커다란 돌들이 엉켜서 놓여 있었는데, 그 돌무더기를 먼곳에서 보면, 꼭 사람의 얼굴처럼 보였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그 돌무더기를 “큰바위 얼굴” 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동네의 출신중에서 아주 유명한 사람이 나올텐데, 그 사람의 얼굴이 큰바위 얼굴과 똑같을거라는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 동네에 삼돌이라는 아이가 살았습니다. (이름이 생각나지 않네요. 삼돌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삼돌이의 꿈은 큰바위 얼굴과 똑같이 생긴 사람을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돈과 명예를 찾아서 마을을 떠났지만, 삼돌이는 마을을 지키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마을의 궂은 일을 도맡아했고 어려운 사람들의 일을 제일처럼 돌보아 주었습니다. 슬픈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즐거운 일이 있으면 함께 끌어 안고 좋아했습니다. 삼돌이는 마을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 마을에서 태어난 아주 유명한 정치가가 마을을 방문한다고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큰바위 얼굴과 똑같이 생긴 사람일거라고 했으나, 그 사람을 본 동네 사람들은 실망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서 삼돌이는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마을에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 동네 출신으로 엄청난 부자가 된 사업가가 마을 방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큰바위 얼굴과 똑같이 생긴 사람일거라고 했으나, 그도 큰바위 얼굴은 아니였습니다. 삼돌이는 실망이 컸습니다. 죽기전에 큰바위 얼굴의 사람을 보는 것이 소원이였는데…. 서산에 지는 아름다운 햇살이 큰바위 얼굴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석양에 비친 큰바위 얼굴은 정말 사람의 얼굴과 똑같았습니다. 그때 어떤 아이가 소리쳤습니다. “야~~! 삼돌이 할아버지를 봐~! 큰바위 얼굴이야~!” 모두 삼돌이의 얼굴을 쳐다 봤습니다. 석양에 비친 주름이 가득한 삼돌이의 얼굴은 영락없는 큰바위 얼굴이었습니다. “야~! 큰바위 얼굴이다!” “정말 큰바위 얼굴이네!” “어쩌면…..!” 모두 신기해 하며 뛸듯이 기뻐했습니다. 자기가 처해있는 곳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삼돌이가 큰바위 얼굴이였다는 이야기입니다. 거울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머리카락이 좀 풍성했으면, 큰바위 얼굴과 비슷할텐데… 아쉽군!” 실소를 했습니다. 언젠가 “사람이 살면서 인정받기가 제일 힘든 곳은 가정이다!” 라는 글을 읽고, 곰곰이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역시 맞는 말!” 이였습니다. 어느 목사님의 말이 생각납니다. 설교시간에 가끔 가슴이 뜨끔할 때가 있는데, 그 때가 자기 아내와 눈이 마주칠 때라는 것이였습니다. 구구절절이 옳은 말씀만 하고 있고, 교인들은 은혜를 받았다고 “아멘 아멘”하는데, 설교 하던 목사님이 아내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아내의 눈이 자기의 가슴을 꿰뚫어 보시는 예수님의 눈같아서 어쩔줄 몰라했다는 고백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도 똑같은 심정입니다. 저는 가끔, “아내에게 비치는 나는 어떤 모습일까?” “아이들에게 비치는 나의 모습은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자신이 없습니다. 꿈같은 이야기이지만, 제가 아들들에게서 듣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난 우리 아버지처럼 살꺼야!” “난 우리 아버지같은 남편이 될꺼야!” “난 우리 아버지같은 아버지가 될꺼야!” “난 우리 아버지같은 교인이 될꺼야!” 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도무지 싹수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의 어머님께서 가끔 저희들에게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참~ 아까운 넝감 늙어간다~!” 저는 처음에 그게 무슨 뜻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제 나이가 드니, 감이 옵니다. 어머님 보시기에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로서의 한 인간이 늙어 가시는게 안타까우셨던 같습니다. 그런 아버님이 부럽습니다. 저도 아내에게 인정받는 남편이고 싶습니다. 아들들에게 인정받는 큰바위 얼굴이고 싶습니다.

기사 등록일: 200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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