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는 사람들
아버지
어머니
수정 (딸, 16살)
영철 (아들, 13살)
영수 (아들, 10살)
박집사 (여자)
장집사 (여자)
때: 크리스마스 전날
곳: 수정이네 집
(신나는 성탄음악이 흐르면서, 막이 열리면 영철이와 영수가 응접실에 앉아 있다)
영수: 형, 형은 크리스마스 선물 뭐 받고 싶어?
영철: 글~쎄~
영수: 난 마운틴 바이크!
영철: 난 스키!
영수: 작년 크리스마스는 참 좋았는데….
영철: 야, 임마 집어 쳐! 선물이구 뭐구 다 틀렸어!
영수: 아빠가 벌써 육개월쯤 노셨나?
영철: 육개월~? 임마, 벌써 열한달째야!
(침묵이 흐른다)
영수: 형, 빌리네 새집 가봤어?
영철: 아~니.
영수: 빌리네 새집 참 좋다~! 집두 크고 지하실에 Pool table도 있고, 난로두 있다~.
영철: 그래~?
영수: 빌리 엄마 아빠방에는 화장실도 있는데, Toilet옆에는 물마시는 Fountain도 있다~
영철: 뭐~ 임마! Fountain~?
영수: ….. (고개만 끄떡인다)
영철: 누가 그래?
영수: 빌리가.
영철: 짜식, 순진하긴~. 그래, 물마셔 봤냐?
영수: 아~니~
엄마: (피곤한 모습으로 등장) 웬 눈이 이렇게 오지?
영철: 엄마 벌써 와요?
엄마: 응~, 오늘은 오전만 일했어.
영수: 엄마, 힘들어?
엄마: 응~ 조금.
영수: 엄마, 터키는?
엄마: (신경질적으로) 얘, 너희들은 굶냐? 터키는 무슨 놈의 터키?
영철: 야, 야, 이리와. (아이들 퇴장)
(엄마가 코트를 벗어서 거는데 전화가 온다.)
엄마: (전화를 받으며) 여보세요? 네~, 그런데요. 아, 안녕하세요? 김 선생님. 좋응 소식 있어요? 네…. 네? 안돼요. 전번에 내렸는데, 또 만불이나 내려요? 안돼요. 네…. 네, 애 아빠 들어 오시면 의논해서 연락드릴께요. 네~, 성탄절 잘 보네세요. (전화기를 놓고) Merry Christmas라구? Merry Christmas~! (힘 없이 sofa에 털썩 주저 앉는다)
(Silver Bell 노래가 은은히 들려온다) (Door bell 소리)
엄마: 누구세요? (문을 열자 두 여집사가 수다스럽게 들어온다.)
박집사: 안녕하세요? 집사님. 요옆에 쇼핑왔다가, 집사님 기찬 커피맛이 생각나서 들렸어요.
장집사: 집사님 차가 없어서 혹시나 하고 들렸는데 계시네.
엄마: 제 차 처분했어요.
박집사: 언제요?
엄마: 벌써 여러 달 됐어요.
장집사: 그래요? 그럼….
엄마: 뻐쓰타고 다녀요.
박집사: 갑갑하지 않으세요?
엄마: 타 버릇하니까, 괜찮아요. 앉으세요.
(셋이 Sofa에 앉는다.)
장집사: 눈이 오니까, 크리스마스 기분은 나는데 길이 얼마나 미끄러운지….
박집사: 장집사님, BMW가 눈길에서 제일이라구요? 우리 장로님 Benz만 못해요.
장집사: Benz, Benz하지 마세요. 고물가지고….
박집사: 어머머~! 집사님, 고물이라니요? 3년밖에 안됐어요.
장집사: 뭘 모르시네! 요샌 2년지나면 다 고물이라고 해요.
엄마: 어머~! 내 정신 좀 봐! (일어서면서) 커피는 어떻게 하실래요?
장집사: Regular로 주세요.
박집사: 저는 Black이요. 카나다에서 얼마를 살았는데 아직두 Regular예요? 촌스럽게.
장집사: 박집사님 못말려! Benz보고 고물이라구 했다구…. 그래요. Benz가 BMW보다 났다고 합시다. 고물이긴 하지만. ㅎㅎㅎ
(엄마 말없이 퇴장)
장집사: 집이 왜 이렇게 추워!
박집사: 이 집엔 Heating도 안트나?
장집사: 쉬~ 요즘 이집 사는게 말이 아닌가 봐요.
박집사: 김집사님 아직도 놀아요?
장집사: 그럼요. 벌써 일년이예요. 요즘 겨우겨우 꾸려가나 봐요.
박집사: 아~유, 월급쟁이 신세!
장집사: 장사가 안돼네, 힘드네 해두, Business를 해야지….
박집사: 구멍가계두Business예요?
장집사: 그럼요!
박집사: 하기야, 구멍가계 사장두 사장이지…. 그 댁은 회장님이시구…
장집사: 가계 둘이면 뭐해요? 합쳐두 집사님 가계 매상만 못한데.
(엄마가 커피를 들고 입장)
엄마: 미안해요. 이렇게 기다리게 해서.
박집사: 야~! 커피맛 참~ 좋다.
장집사: 근데 요즘 이집에 전화를 해도 통화가 안돼요.
박집사: 집사님 요새 Health Club에 가서 운동하세요?
엄마: Health Club이요? (머뭇거리다가) 저 요즘 일해요.
장집사: 어마나, 그래요? 어디서요?
엄마: 세탁소에서요.
박집사: 아~니 명문대학 불문과를 나오신 분이 왜 하필이면 세탁소예요?
장집사: 아~니~ 그 댁 장로님은 명문대학을 못 나오셔서 구멍가계를 하세요? Player light? Large or small? 6.75 Thank you, Bye. 사둔 남말하시네!
엄마: 아니예요. 집에 우두커니 있는 것 보다 나아요.
장집사: 아~유~ 불경기다. Job이 없다. 그거 다 거짓말이예요.
박집사: 맞아요. Shopping Center에 차 세울데가 없어요.
장집사: 우리 Danny는 Callaway golf채를 사내래요.
박집사: Susan, 고 기집애는 어떻구요. Quebec에 스키타려 갔는데, 새 Ski jacket를 또 샀어요.
장집사: 돈이 너무나 맥이 없어요.
박집사: 요새 돈 오륙백불은 돈두 아니예요.
장집사: 이집사님은 크리스마스 쇼핑 다 하셨어요?
엄마: 네~? 아직…..
박집사: 선물 사기가 왜 이렇게 힘들어요?
장집사: 그러게 말이예요. 크리스마스가 일년에 두번 있었다간 골병들어 죽을 거예요.
박집사: 이게 몇시야!
장집사: 어머, 수다를 너무 떨었나봐요.
(일어나서 옷을 입으면서)
박집사: Merry Christmas! 집사님, 교회에서 만나요~.
장집사: Merry Christmas! 집사님~
엄마: 네~, 안녕히 가세요.
(두 여집사 퇴장)
엄마: Merry Christmas! Merry Christmas!
(혼자 넋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린다.)
(영철, 영수 입장)
영수: 엄마, 배고파!
엄마: 그래, 내가 금방 저녁할께
영철: 엄마, 우리 Cookie먹어두 돼?
엄마: 그래.
(영철이와 영수가 Cookie를 나눈다)
영수: 이건 내꺼야!
영철: 내꺼야! 너 까불래?
영수: 형이나 까불지 마!
영철: (Cookie를 영수에게 던지면서) 옛다, 먹어라 임마.
영수: 왜 던져? 왜 던져?
엄마: (깜짝 놀라게 큰 소리로) 야~~~ 너희들 정말 왜 이러니! 왜 이래?
(영철 영수 접에 질려서 퇴장)
엄마: 내가 왜 이러지? 내가 정말 왜 이러지?
(머리를 감싸쥐고 Sofa에 주저 앉는다.)
(크리스마스 Carol이 들려온다)
수정: (무대로 입장) 엄마, 다녀 왔어요. 엄마, 어디 아파요? 왜 이래?
엄마: 아무 것도 아니야!
수정: 엄마~ 아무래도 좀 이상한데?
엄마: 아무 것두 아니래두~ 그게 뭐니?
수정: 어~ 터키하구, 작은 선물. 영철이 영수한테 줄꺼~.
엄마: 터키는 무슨 터키! 그리고 선물은 뭐하려~…
수정: 미안해. 엄마 아빠건 없어. 애들 것만 샀어. 아무래도 쓸쓸하잖아. 그리구 이 터키는 정집사님이 주셨어.
엄마: 그래? 집사님 댁도 요즘 장사가 잘 안될텐데… 이렇게 터키까지…
수정: 엄마, 왜 이래 정말~~ 아빠 Job때문에 그래?
엄마: 아빠 Job도 그렇고. 집두 안 팔리고…. 다음 달엔 어떻게 하니~ 수정아.
수정: 엄마~, 엄마가 그랬잖아. 하나님은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 하는 사람의 기도를 들어 주신다고. 힘내! 엄마.
엄마: 수정아, 네가 나보다 났다.
수정: 엄마, 남 요즘 얼마나 많은 걸 배우는지 몰라! 아빠한텐 미안한 이야기지만, 아빠가 Job을 lost 안했으면, 난 아직 철없는 계집애일꺼야! 이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도 있고, 어떻게 사는게 하나님의 뜻에 맞게 사는 건지두 조금 알 것 같애. 힘들지만, 난 괜찮아.
엄마: 수정아, 고맙다. 나도 많은 걸 배웠다. 지금껏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을 얼마나 사랑해 주셨나도 깨닫고, 지금도 우리를 사랑해 주신다고 믿는다. 그저 매일 신문을 뒤적이는 아빠가 정말 안됐어.
수정: 엄마~, 힘내~! 엄마가 이러면 아빠가 더 힘들어 하셔!
엄마: 그래, 힘내자!
수정: 엄마, 정집사님이 Pay하시면서 괜찮다고 하는데도 열심히 일해 주어서 고맙다구, Bonus까지 주셨어.
엄마: 정말 고맙구나!
수정: 엄마 선물은 Cash야! 이거 다 엄마 선물!
엄마: 수정아~~!
수정: 그리구 정집사님은 나만 보시면 참 기특하대. 엄마 아빠는 참 좋겠대~ 나 같은 딸을 두어서…
정말이야? 엄마~?
엄마: 그럼~ (손을 꼭 잡아 준다)
수정: 정집사님 참 좋은 분이야.
엄마: 왜? 너 Bonus를 주어서?
수정: 아니야. 벌써 가계에 한국서 온 유학생 세명하구, 웬 할아버지 할머니가 와 계셔.
엄마: 왜?
수정: 집사님 댁에 같이 갈려구.
엄마: 거긴 왜?
수정: 오늘 저녁에 갈데 없이 혼자 지내는 쓸쓸한 사람들을 집에 초대해서 함께 저녁 먹으면서 지낸대.
엄마: 어~쩌면~.
(아빠 등장)
아빠: 여보, 이게 뭐야?
수정: 아빠 오셨어요?
엄마: 그게 뭐예요?
아빠: 몰라… 현관 옆에 있더라구.
엄마: 잘못 온거 아니예요?
아빠: 이거 봐. 다섯갠데, 우리 이름이 적혀 있잖아. 수정이, 영철이, 영수…
영철: 아빠 오셨어요?
영수: 야~! 크리스마스 선물!
수정: 조용히 해!
영수: 왜 그래?
아빠: 누굴까? 우리 이름을 다 아는 걸 보면….
엄마: 우리 교회에 다니는 사람일까요?
아빠: 글쎄… 김장로님이신가?
영철: Alex아빠? 아닐꺼야!
영수: Alex? 그 시끼 보시싫어서 죽겠어!
아빠: 영수야, 그게 무슨 소리야.
영수: 지네 아빠가 BMW탄다구 얼마나 까부는데… I’m gonna break his nose!
엄마: 영수야, 아직두!
아빠: 김장로님 댁이 그래도 제일 형편이 났지…
엄마: 이런 일 형편이 좋다고 하나요? 마음이지요. 수정아, 정집사님일까?
수정: 아닐꺼야! 집시님은 6시에 가계문 닫으시고, 아줌마는 음식 하시느라 바쁘실꺼구.
엄마: 그럼 우리 교회에 정집사님 같이 착한 사람이 또 있나?
아빠: 하여튼 고맙군! 여보, 편지 온거 없어?
엄마: 참~ 수정아, 편지 좀 가져와라.
수정: (편지를 보면서) 전기세, 물세, 전화비, Card… 아빠, 이게 뭐예요? Canadian Machine Company.
아빠: 어디 보자. (급히 뜯어 본다.) 여보~ 여보~~
엄마: 뭐예요?
아빠: 여보~~ Job이 됐어!!!
엄마: 뭐예요?
아이들: 아~빠~~~ (모두 아빠를 끌어 안는다)
아빠: 올해 마지막 중역회의에서 결정됐대! 년말 휴가 자나고 1월부터 출근하래!
모두 다: 야~~~~!!!
엄마: (돌아서서 눈물을 딱으면서) 하나님, 감사합니다!
수정: 아빠가 제일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으셨네!
아빠: 그래, 아주 좋은 선물이다!
엄마: 여보, 축하해요.
아빠: 그 동안 고생 많았지? 수정이도…
영철: 아빠, 이사 안 가도 돼지?
아빠: 그래, 이젠 집 안판다!
영수: 아빠, 나 새 자전거!
아빠: 야, 임마, 월급이나 탄 다음에 보자.ㅎㅎㅎㅎㅎ
엄마: (손을 꼭 잡고) 수정아, 네 말이 맞다!
수정: 엄마~~~!
아빠: 내가 Job를 잡은게 그렇게 기쁘냐? 우린 하나님께로 부터 세상에서 제일 귀한 선물을 받고두, 기쁜지도 고마운지도 모르고 살지…. 난 지난 일년간 참 많은 것을 배웠다.
수정: 엄마, 아빠도 누구 누구랑 똑같은 말씀하시네!
아빠: 누가 나랑 똑같은 말을 했어?
엄마: 아실 것 없어요.
아빠: 우리들을 위해 마구간에서 나신 아기 예수님께 감사드리자. 그리고 몇일 안 남은 올해를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사하며 보내고, 새해엔 좀 더 열심히 하나님의 아들과 딸로 살자.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은은히 흐르면서, 서서이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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