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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e Box
11월 중순에 교회에서 2세들이 Shoe Box 캠페인을 벌이면서, 1세들에게도 협조를 요청했다. Shoe Box 캠페인은 제3세계에 사는 어린 아이들에게 성탄 선물을 보내는 캠페인이다. 구두통만한 상자에다 성탄절에 어린 아이들이 받으면 좋아할 물품을 채우고, 수송료 5불을 봉투에 넣어서 보내면 성탄절 전에 제3세계에 사는 아이들에게 보내진다.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성탄절에 내 가족, 내 친척들에게만 신경을 쓰며, 엄청난 금액의 선물비를 소비한다. 눈을 약간만 돌려보면, 많은 어린 아이들이 빈 주먹으로 성탄절을 보내게 되는데,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기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내가 어렸을 적만 해도 성탄절에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었다. 아는 친구 하나가 몇 다리를 건너서 선교사를 알고 있었다. 그 아이가 선교사를 통해서 미국에서 이미 쓴 성탄카드를 몇장 얻었는데, 그중에서 한 장을 나에게 주었다. 절말로 큰 선심이였다. 그 카드가 얼마나 예쁘던지…. 눈이 덮힌 숲을 배경으로 한 교회의 성탄절을 담은 풍경이였는데, 환상적이었다. ‘이런 곳에 사는 아이들은 얼마나 좋을까? 마치 천국에서 사는 것 같겠지?’ 생각했다. 그리고 그 카드를 오래동안 보물처럼 간직했다.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며 Shoe Box를 한개 가져왔다. ‘이걸 뭘로 채운다?’ 상자를 채우는게 생각보다는 쉽지 않았다. 구두상자가 생각보다는 컸다. 생각 끝에 Dollar Store에 갔다. ‘무얼 사지?’ 망설이다가, 내가 어렸을 적에 무엇을 하고 놀았나 생각해 보았다. 공이 귀하던 때라, 돼지 오줌통에 바람을 보리 대롱으로 불어 넣고, 묵은 다음에 그걸로 축구를 했었는데…. 정구공을 6개 샀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털이 뽀송뽀송한 정구공은 없었고, 찰고무로 만든 말랑말랑한 정구공을 부잣집 아이가 어디서 구해 오면, 온 동네 꼬맹이들이 하루종일 그걸 가자고 놀았던 생각이났다. 한참 신나게 노는데, 부잣집 아이가 집에 간다고 공을 가지고 사라지면, 얼마나 야속했던지…. 더 놀고 싶었는데…. ‘그래! 이 정구공 6개면 온 동네 아이들이 1년은 가지고 놀꺼야!’ ‘다음엔 뭘 사나….’ 기웃기웃하는데, Matchbox Car 10대가 한 Set로 포장돼 있는게 눈에 들어 왔다. “이거야~! 이거~!” 벽돌 조각를 세멘트 벽에다 갈아서 말을 만들어 가지고 땅따먹기를 했다. 부서진 기왓장을 갈아서 네모나게 자동차를 만들었고, “두껍아, 두껍아 , 헌집 줄께 새집 다오.” 모래로 집짖고 길을 딱고…. 기와 조각으로 해가 지도록 자동차 놀이를 했는데. ‘이 자동차 10대면, 온 동네 아이들이 해지는 줄 모르고 흙바닥에 앉아서 놀꺼야!’ 모양도 예쁘고 빛갈도 멋있었다. 제발 튼튼해다오! “자~ 또 뭘 살까?’ Mechanical Pencil이 12개가 들어 있는 Set가 눈에 띄었다. 난 어렸을 때, 샤펜 (지금 생각하나까, Sharp Pencil인 것 같다)이라고 부르던 Mechanical Pencil을 쓰는 아이들이 그렇게 부러웠다. 연필을 깍을 필요도 없고, 머리통을 꼭꼭 눌러주면 연필심이 나왔다. 얼마나 신기하던지…. 난 몽당 연필에 침을 발라서 꾹꾹눌러 써야했는데, 부잣집 아이들은 머리통만 살짝 누르면, 침을 바르지 않고도 글을 술술 잘도 썼다. ‘이걸 가지고 글을 쓰면 얼마나 좋아할까!’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야~! 요것도 좋겠다!” 머리를 쪼매는 고무줄 고리! 무지개 색갈처럼 다양한 색갈에, 그 위에는 예쁜 동물이 웃고 있는 모양이나 예쁜 꽃장식이 붙어있었다. ‘요걸로 머리를 쪼매면 얼마나 예쁠까?’ 어렸을 때, 여동생들은 자동차 Tire에 들어가는 Tube를 가늘게 짜른 시꺼먼 고무줄로 머리를 쪼맸었는데…. 그것도 입다가 다 떨어진 팬티에서 빼낸 시꺼먼 고무줄로…. “요것도 좋겠네~!” 비닐봉지에 예쁜 색갈의 자가 네개 들어있었다. 그 자에는 여러가지 모양의 글씨와 각가지 모양들이 파여 있었다. ‘연필을 가지고 골을 따라가면 아주 예쁜 그림과 글씨를 만들 수 있겠지?’ 조무래기들이밥상에 둘러앉아서, 자를 가지고 그림을 만드는 모습이 머리에 떠올라 미소지었다. 가계 주인이 이상한듯이 쳐다봤다. 보거나 말거나….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아내가 하는 세탁소에 와서 Shoe Box에 차곡차곡 채웠더니, 그래도 한쪽이 비었다. ‘다시 가서 좀 더 사올까?’ 생각하다가 아내가 꼬맹이 손님들에게 한 개씩 주는 Lollipop이 떠올랐다. “여보, 나 Lollipop 여기다 좀 넣어도 돼?” “그럼~ 그 상자에 내 물건도 들어 간거다~!” “에~이구~! 왕소금! 올해는 어쩔수 없지만, 내년엔 당신도 따로 상자를 채워!” “알았어.” 남은 자리에 Lollipop을 차곡차곡 채워 넣었다. 한~ 40개가 들어간 것 같았다. 사탕이 귀했던 시절! 사탕을 입속에 넣고 녹는게 아까워서 살살 굴렸는데…. 사탕을 와작와작 깨물어 먹던 부잣집 아이들이 그렇게 부러웠었는데…. Lollipop을 입에 물고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야~! 참 보기 좋네~!’ “여보, 당신 Lollipop 한개 먹을래?” “OK!” 둘이서 Lollipop를 한개씩 입에 물었다. “야~! 맛있다! 그지?” 주일에, 교회 사무실에 Shoe Box를 갖다 주면서 ‘누가 이 상자를 받을까?’ ‘아프리카? 아시아? 아니면 남미?’ ‘이 Shoe Box로 인해서 한 아이가 또는 한 가정이 기뻐하면 좋겠다!’ ‘이 Box를 받는 아이가 욕심쟁이가 아니었으면…..’ ‘같은게 여러가지 들어 있으니까, 형제끼리 친구끼리 나누어 쓰면 좋은데….’ ‘별것도 아닌 것을 넣고, 너무나 바라는게 많지 않니?’ ‘내년엔 가족마다 Shoe Box를 만들어 보내야겠군!’ 별아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 누군지 모르는 아이에게 인사를 보냈다. “Merry Christmas!!!” 사무실을 나서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기사 등록일: 200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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