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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땅에 뿌리를 내리며 (두번째)
1972년 2월

Manpower (노동청)에 갔다.
“What’s your last name?”
“Ro”
사무원이 file을 열심이 뒤지더니,
“Have you registered here?”
“……..”
‘뭐라고 하는거야?’
“이곳에 등록하셨느냐구요?”
천천이 다시한번 말했다.
“네……”
돌아가서 다시 file를 찾아보더니 빈손으로 돌아왔다.
“Your last name is “Lo”. Right?”
“Yes.”
“I don’t have your file.”
‘분명히 등록했는데, 무슨 소리야?’

서로 멀뚱멀뚱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다가 그녀가
“여기다 이름을 써보세요” 했다.
‘이 여자가…. 내가 내성도 못쓰는줄알아?’
내미는 종이쪽지에다 “Ro”라고 썼다.
“Ahhh~~~ Ro!!!”
나는 “Ro”라고 이야기 했는데, 그녀는 “ Lo”라고 듣은 것이였다.
나는 내 이름을 알아듣게 이야기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나는 조상덕에, 한국사람들이 하기 아주 힘든 “R” 발음을 다른사람들 보다 훨씬 일찍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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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이스링톤 지하철 정거장에서 캐네디 정거장까지 두번을 갔다 왔다 했다. 아직도 큰형의 차가 올려면 한시간을 기다려야했다. 직장을 잡았다면 얼마나 좋으랴! 신이나서 형을 기다릴텐데…. 오늘도 딱지를 맞았다. 전번엔 “You’re overqualified!” 하면서 툇짜를 놓더니, 이번엔 “you don’t have Canadian experience” 했다. ‘상~노무 시끼들! 일자리를 주어야 Canadian experience를 쌓을꺼아냐!’ 매일 아침, 아버지와 딱정벌레를 타고 출근하는 작은 형이 부러웠다. 제대하고 대학졸업할려고 악쓰지 말고, 나도 자동차 정비를 배울껄…..

지하철 기차 속에 앉아있는 것도 지겨웠다.
‘밖에 나가서 시원한 공기나 마시자.’
밖에 나오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카나다의 눈은 위에서 내려오는게 아니고, 바람에 날려 옆에서 수평으로 날아들었다.
“와! 되게 춥네! 에이썅! 괜히 나왔네!”

발을 동동구르며 30분을 기다리니, 형차가 왔다.
“미안하다. 오늘따라 차가 밀리더라!”
“괜찮아”
“인터뷰 어떻게 됐니?”
“안됐어….”
“짜식, 그래서 우거지상이였구나!”
“……..”
“짜샤, 힘내!” 형이 어깨를 툭툭쳤다.


1972년 4월

학력을 속이기로했다. 대졸이 아니고, 고졸이라고했다. 자동차 부속품을 만드는 공장에 공돌이로 취직했다. ‘이게 어디냐?’ 아침에 일어나서 갈 곳이 있다는게 좋았다. 시간당 2불80전! 미시사가 뻐스-지하철-토론토 뻐스를 타고 한시간 반을 걸려서 공장에 도착하면, Time card를 찍고, 맡은 기계앞에 서서 하루종일 같은 일을 반복했다. Punch Press Operator라는 것인데, 기계의 일부분이 되는 것이었다. 옆에서 일하는 녀석을 힐끗 쳐다보니, 오른 손에 손가락이 엄지와 약지 두개뿐이다. 나중에 안일이지만, 녀석은 기계를 작동하다가 실수를해서 손가락 세개를 잃었단다. 등에서 식은 땀이났다.

동양인은 나 하나뿐, 대개는 유럽에서 온 이민자들이였다. 이태리와 그리스에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였다. 덩치는 모두 나의 두배되는 녀석들이였다. 체격과 힘으론 안돼니, 깡다구로 버텼다. 군대에서 받던 신병훈련이 이렇게 도움이 될줄이야! 바닥을 박박길 때를 생각하며 이를 악물었다. 처음 몇일은 온몸이 성한데가 없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남들이 하는 걸 내가 왜 못해!’

덩제기가 고릴라처럼 큰 이태리녀석이 인상을 북~쓰면서 다가왔다.
“F--k you!”
“…….”
“What the f--k!”
“이 시끼가 뭐라는거야!”
“쓰바 넘아, 뭐~ 살판났냐?”
“……”
“쓰바 넘아, 딴놈들 엿먹일 있냐?”
“???”
“Are you kissing f--king boss’ ass?”
“이 시끼가 뭐라는거야?”

통빡을 잡아보니, 내가 너무나 빨리 일한다는 것이였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눈총을 받았단다. 일이 끝나면 기계에 몇개를 만들었다는 숫자가 나오는데, 내가 다른 사람들 보다 20-30%를 더 만든 모양이였다.
‘난 단지 짤리지 않을려고 열심히한 것뿐인데….’
“F--k! Slow down!”
녀석은 계속 “f--k f--k” 오리처럼 소리지르더니, 제자리로 돌아갔다. 일을 천천히 하는 것은, 빨리하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시간이 지나니 욕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 뜻도 어렴푸시 알수 있었다. 참 신기했다! 어쩌면 그렇게도 욕이 똑같을 수가 있을까? 한국에서 쓰는 욕과 카나다에서 쓰는 욕이 똑같았다. “f--k”은 “쓰바”이고“f--king guy”는 “쓰바 넘”이였다. 한국에서는, 특히 군대에서는 “쓰바” 소리를 빼면 말을 못했는데, 카나다에선“f--k” 소리을 빼면 말을 이어가질 못했다.

또 하나는 “s_n of bitch”인데, 그건 한국 욕의 “ㄱ새끼”였다. 와! 정말 신기했다! 사실 우리들의 욕은 “상놈의 자식” “염병할 넘” 또는 “백정의 자식” 정도지, “ㄱ새끼” 라던지 “쓰바 넘”은 사실 우리 고유의 욕이 아니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북미사람들의 욕을 배운 것인가? 아니면 북미사람들이 우리의 욕을 배운 것일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한국과 미국이 동시 개발을 했단 말인가?

하여튼 난 공돌이 생활을 하면서, 두 언어 중에서 제일 많이 쓰이는 욕이 똑같다는것을 대단히 흥미스러워했다. 언젠가 시간이 허락되면 한번 연구를 해볼 생각이다. 진정 욕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더 기막힌게 하나 더 있지만, 그건 너무 심해서 생략한다)

기사 등록일: 200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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