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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땅에 뿌리를 내리며 (세번째)
1972년 9월

공장에서 5개월 일하고 나니,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들었다.
아는 대학 선배가 말했다.
“어진아, 너 병원에서 일해 볼래?”
“형, 뭘 알아야, 병원에서 일하지…”
“별거 없어. 그냥 눈치껏하면 되는거야!”
“…….”
“내 친구가 병원에서 일하는데, 해 볼만하데. 보수도 괜찮고…”
“내가 할수 있을까?”
“임마, 한번해 봐.”

토론토 시내에 있는 병원인데, 한국사람이 세 사람 일하고 있었다. 그 중에 한 사람이 Supervisor인데, 그 사람이 선배의 친구였다. 그 병원에서는 한국사람이라면 꺼뻑 죽는단다. 그만큼 열심히들 일한다고 했다. 아무 것도 모르면서 일을 한다는게 불안했지만, 한번 부디쳐 보기로 했다. 인터뷰를 할때는 군에서 위생병을 했다고 이야기하라고 일러 주어서, Head nurse와 인터뷰할 때는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하는 일을 간단히 이야기하면, 간호사들을 보조하는 것이였다. 환자들을 침대나 Wheel chair에 태워서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고, 침대보 갈아 씌우고, 혈당을 재고,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들을 시간마다 이리저리 굴려서 욕창이 나지않게 하고, 남자 환자들의 온도를 재는 것, 등등이였다 (가장 정확한 체온측정은 항문에 온도계를 넣어서 재기 때문에 남자환자들의 체온은 남자들이 잰다)

일을 시작한지 3일 지나서였다. 간호사가 한 남자환자의 체온을 재달라고 했다. 노숙하게 온도계를 들고 환자를 찾아가니, 한 60쯤 되는 영감이였다. 곤히 자고 있엇다.
“죄송합니다. 체온을 재야겠습니다”
“……” 귀찮다는듯 얼굴을 찡그렸다.
“옆으로 돌아 누워 주세요.”
영감의 아랫도리를 까고, 온도계를 찔러 넣었다.
“Ah~~! It hurts!”
‘왜 안 들어가지?’ 좀 더 쌔게 찔렀다.
“아야~~!!!” 영감이 고함을 질렀다.
‘에~이~ 엄살을 떠시긴….’
“조금만 참으세요.” 다시 찔렀다.
“Take it easy!!!”
겨우 들어갔다. 영감은 온갖 인상을 다 썼다.
‘엄살은~ ㅉㅉㅉ’ 온도를 잰다음,
“자~ 이젠 다시 주무세요.” 내 딴에는 친절하게 한답시고, 어깨를 툭툭쳐주고 이불을 잘 덮어 주었다.
영감텡이가 노려 보고 있었다.
‘잠 다 깨워 놓고 다시 자라고?’

몇일이 지나서야, 그 영감이 왜 그렇게 아프다고 소리를 질렀는지 알았다. 고참이 체온을 재는 것을 슬쩍 흠쳐 볼 기회가 있었는데, 온도계를 조그마한 grease가 들어있는 봉지에다 넣었다 빼면서 온도기에다 grease를 살짝 바르는게 아닌가!
‘아~~!!! 저거였구나!’
그 영감님은 자다가 정통으로 똥침을 맞은 격이였다!
영감님께 정말 죄송한 생각이 들었다.

기사 등록일: 200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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