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사장님 _ 한무명씨의 잡담 한마디_첫번째
본 글은 CN드림 080(12/6일자 '02)에 실렸던 글입니다.


한무명씨의 잡담 한마디_첫번째

첫번째 제목 : 사장님

요새 한국에선 마땅한 호칭하나 없어 어정쩡한 초면에 한껏 대접해 주는 것이 '사장'인가 봅니다. 방문 온 어떤이가 날더러 사장님이라 불렀을 때, 마치 남의 옷 빌려 입은 듯 얼마나 거북했는지 모릅니다. 난 구멍가게하는 주제도 아닌데….

옛날에도 으젓이 사장님들이 있었고 으시대던 사모님들이 바람잡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흔하지는 않았다고 장담합니다. 사장 칭호는 꽤나 번듯한 회사의 우두머리 쯤이나 돼야 달았으니까, 가게와는 아주 거리 멀게 여겼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가게주인은 사장이 되어있고, 아무나 하는 사장 쯤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던지 내 기억 속의 옛 사장은 회장으로 격상 되어 있었습니다. 이쯤 흔해지면, 오히려 상무나 이사가 사장보다 윗질같고, 그건 세탁소에는 없는 직책이어서 이지 싶습니다.

누구나 이름 하나는 버젓이 있으니, '아무개'씨 라던지 아니면 아무개님 해도 될텐데….., 하긴 나이 차가 있을 때 맞대고 이름 부르기란 우리네 전통과 풍토에선 아직은 좀 그렇고, '김'씨 하자니 낮추는 것 같아 기분나뿔 건 사실입니다. 별 대수로 취급 않하는 것으로 여겨져서 말입니다.

그렇다고, 교회나가지도 않는 내가 집사님이 되어버리면, 서울의 어느 백화점 매장에서 아버님이라 불리웠을 때처럼 난 그만 당황 해 버립니다. 딸만한 판매원이었으니까 그리 불러도 않될 껏 까지야 없었겠지만 내겐 좀 이상한 감정 체험이었습니다. 아마도 바로 이런 것을 노린 상술이 었겠지요. 눈치껏 위 아래 가려서 한껏 부풀리는 것을 아주 예사로 여기는 것은, 한 푼도 안 드리고 천냥 쯤 챙길 수 있다는 속셈에서 나온 과장 심리가 아닌가 합니다.

사장님 말고도 또 하나 흔한 호칭에 '선생님'이 있습니다. 대개, 우린 어렸을 적만 이름으로 불리고, 자라선 ‘학생’, 잠깐 군인 ‘아저씨’로 살다가는 직장을 가지면서 엉뚱하게 '선생님'이 되어버리면, 적어도 한자리 할 때 까지는 어쩌지 못하는 호칭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사실, 선생이 농경사회에서 중요시 되었던, 나이와 경험의 상관 관계에서 나온 최상의 존칭에서 비롯 되었으리라는 내 상식선에서 내린 추측이 옳고, 지금의 선생이 지식 판매원이란 것을 감안하면 그들은 그저 교사일 뿐입니다. 아주 오랫동안 싸구려로 써 버린 선생은 그 본래의 뜻은 흐려져있고 다만 높임의 의도로만 쓰이는 경우가 많아 졌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그 높임도 효과가 약해지면 다음에는 무었을 덛 붙여 쓰게 될까, 선생이 '선생 의사님'이라 높여 지고 싶지는 않을까?
또 과학의 진전 속도로 보아 이런 상상도 가능합니다. 컴퓨터의 자동차 응용이 더욱 복잡해져 기사님들의 고도의 훈련에다가 사회적 신분 상승에 걸맞게 ‘택시 기사 박사님’ 쯤으로 불리는 세상은 어떻겠습니가? 택시 잡기 어려운 서울에서는 당분간 기사님들 비위 마추며 살아야하는 현실이니….


서양 아이가 내 이름 불렀기로 한국아이가 어른 이름 함부로 할 때 처럼 화 낼 일 없는 것은, 그들의 풍습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겐 이름이나 호칭은 그저 부를 수 있는 이름이나 호칭이 아닙니다. 사회적 권위 또는 체면과 엉켜져서, 특히 처음만난 자리라면 더욱 신분이나 나이를 따져 대접하는 것은 한국처럼 공동체 위계나 유대를 다지며사는 사회에선 필수 생존법입니다. 공연히 거만하다 찍히기 싫으면 말입니다.

호칭의 어려움 그 복잡함이란 쉽게 풀리지는 않겠습니다만…..,그렇다고 한가지 방법이 아주 없지도 않습니다. 별스레 떠든다고 꼬집힐까 무서워 머리짜낸 ‘호칭문제 대안책’이 그것입니다. 제가끔 번듯이 내놓아 보일만한 직책 하나씩 가지고 살면 (무조건 '장'자 붙는 게 좋지만, 돈 냄새만 나는 사장 보다야 힘까지 있는 기관장을 권합니다.), '도대체 이사람 뭐라 불러야 하나?' 남 고민 시킬일은 없겠습니다.

한번 지냈다 하면 죽을 때도 가지고 가는 것이 우리네 호칭이니까, 번거롭게 할것 없이 돌아가며 골고루 하번 씩만 나누어 하면 되겠습니다. 그럼 대체 누가 졸병하는가 물으면 지금으로선 별 대책 없음이 참 유감입니다.


난 학생 시절에 과외 선생이었으니까 지금 선생님이라 불린다 해도, 한번만 했다하면 일생 바뀔 수 없다는 '만고불역' 원칙에 의거 아무 하자도 없었으면 좋겠고, 20달러로 회사등록 하고 사장님 된것 거짓 아님은, '오씨 엔터프라이즈' , 사장 한 무명,등록번호-AB1204120G로 조회해 보면 다 알수 있습니다. 가외 돈이 들긴 하지만 번듯한 명함 한장 곁드리면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는 확실한 투자라고 봅니다.

대중 앞에서 자신 없어 보이는 것은 '스타'의 자질이 아니며, 나를 스스로 들어내지 않으면 교만으로 보일수도 있다고 누가 그랬습니다. 뻔뻔한 포장이 하나도 꺼리길 일 없는 세상에서의 얘기입니다. 참고로, 지나치게 부풀리거나 과분한 대접에 익숙해 지는 것은 시체병 증세 초기이니 주의 하시기 바랍니다.

글 : 한무명 (2003년 1월)

Copyright 2000-2003 CNDreams.com All right reserved

기사 등록일: 2003-06-25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웨스트젯 캘거리-인천 직항 정부.. +1
  캘거리 집값 역대 최고로 상승 ..
  4월부터 오르는 최저임금, 6년..
  캐나다 임시 거주자 3년내 5%..
  헉! 우버 시간당 수익이 6.8..
  캐나다 이민자 80%, “살기에..
  앨버타 데이케어 비용 하루 15..
  앨버타, 렌트 구하기 너무 어렵..
  캐나다 영주권자, 시민권 취득 .. +1
  주유소, 충격에 대비하라 - 앨..
댓글 달린 뉴스
  넨시, “연방 NDP와 결별, .. +1
  재외동포청, 재외공관서 동포 청.. +1
  CN드림 - 캐나다 한인언론사 .. +2
  (종합)모스크바 공연장서 무차별.. +1
  캐나다 동부 여행-두 번째 일지.. +1
  캐나다 영주권자, 시민권 취득 ..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