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꽁트: 빨래터에서 생긴 이야기
어떻게 하다 보니 우리 빨래터에서는 뽀다구 나는일은 모두 탁순이가하고 별 볼일 없는 일은 모두 내 몫이 됀지 오래다. 청소, COFFEE끓이기, 옆가계에 가서 간식 사오기, 물건 배달 하기 등등…… 그 중에서 제일 큰게 “단추 달기”다. 이상하게 탁순이는 단추다는 것만은 질색이다. 가죽 잠바의 단추는 약간의 힘도 필요하고, 잘못하면 다칠 수 있으니까, 그렇다치고. 셔츠 단추를 죽어도 안 단다는게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이유를 물었더니, 뭐 뾰죽한 이유도 없다. 그냥 하기 싫다는 거다. 그러니, 마음 약한 사람이 하는 수 밖에….. 그런데 어느날 밖에 나갔다 들어오니, 탁순이가 쟈켙에 단추를 달고 있지 읺는가! 하도 반갑고 신기해서, “오늘 웬 일이야? 나 JOB떨어지겠네” 했더니 “당신은 이거 못해” 씩 웃으면서 말했다. “왜요? 싸모님, 힘드실텐데… 제가 하겠습니다” “안돼, 이거 ‘이쁜이 수술’ 이야” 이쁜이 수술이라…. 자세히 보니 단추를 달고있는게 아니고 단추구멍을 좁히고 있었다. “이쁜이 수술? 야! 거 말 되네” 탁순이 한테 요로코롬 튀는 재치가 있었는 감? 해해 웃으면서 한마디 거들었다. “이쁜이 수술 잘 해야 돼, 남편 등살에 못이겨 수술 받았는데, 잘 못 받아서 고생하는 여편들 많다더라. 너무 좁게 하지 마” “어이구, 걱정 붙들어 매슈. 이쁜이 수술은 내 전문이야. 어련히 알아서 잘 안 할까. 신경 끄고, 당신은 성기 교체 수술이나 해” “뭐? 성기 교체 수술?” ‘이건 또 무스기 소리?’ 현광등 처럼 껌뻑 껌뻑하다가 팍 불이 들어 왔다. “아! 알았어” 셔츠 단추 깨진 것 바꿔 달라는 소리였다(기계로 셔츠를 다리는 과정에서 단추가 많이 깨진다). ‘오늘 따라 이 여자가 왜 이래?’ “어디있어?” “저 쪽에” “오늘은 왜 이렇게 환자가 많아?” “문전성시네, 뭐” “난 문전성시 싫어. 수술비도 못 받는거” 난 결코 인종차별 주의자는 아니다. 하지만, 난 흰 놈들이 좋다. SIZE도 비슷 비슷하고, 실도 바꿔 끼지 않아도 되니까. 가끔가다, 꺼먼 놈이나 색갈있는 놈이 나오면 짜증이 난다. 색갈에, SIZE에 맞는 성기(?) 찾아야지, 실 바꿔 껴야지…. “여보 우리 바꾸자. 내가 이쁜이 수술 할께” “당신은 안돼. 응큼하긴…” 흘겨 보는 탁순이의 눈매가 예뻤다. 낑낑 거리고 수술을 끝낸 뒤, “야! 다 했다. 나 신문 봐도 돼?” “수고 했어용” 탁순이의 코 멘 소리. ‘이그, 요럴때나 코멘 소리 하지’ 신문을 막 펴 드는데, “어, 깜빡했다. 여보, 저기 가죽 쟘바 단추 좀 CHECK해 봐” “뭐야, 폼 팍 잡았는데….” 웅얼 웅얼 거리면서 가죽 쟘바를 보니, 꼬라지 하며….. 대가리는 멀쩡한데, 축 늘어져 겨우 매달려 있는 몰골! 꼴이 말이 아니다. 애처롭다. “짜식, 이 모양이니, 제 구실을 못 하지. 쯧쯧” 늘어진 실밥을 뜯어내고, 적당히 거리를 맟추어서 다시 꿰매고, 실로 챙챙 감아 주었더니(가죽 쟘바 단추는 적당한 거리를 맞추어서 달아야 하고, 맨 마지막엔 꼭 실로 챙챙 감아 주어야 한다), 빴빴하게 대가리를 쳐든다. ‘히야~, 고 놈 참!’ 구멍에다 끼웠더니, 빡빡한 것 같기도 하고, 헐렁 헐렁한 것 같기도하고…. 좌우지간, 딱 들어가 맞는다. “히야~, 고 것들 찰떡 궁합이로고…” “뭘 웅얼 거리고 있어? 다 했어?” “그럼, 수술 솜씨 하난 끝내 준다” “어련 하시겠쑤” “여보, 이거 어때? 당신은 이쁜이 수술 전문의! 나는 성기 교체 및 교정 수술 전문의!” “거 참, 직함치고 는 그럴 듯 한 직함인데?” “이 참에 새 명함 한 장씩 만들어?” “아이구, 참으세용, 세돌씨” 이리하야~~ 세돌이와 탁순이~~ 하루의 피로를 잊고, 웃으면서 빨래터 문을 잠그고, 둘이 손을 꼭~~잡고 집으로 갔다는 이야기입니다요.

기사 등록일: 2003-07-24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캐나다 소득세법 개정… 고소득자..
  앨버타 집값 내년까지 15% 급..
  첫 주택 구입자의 모기지 상환 ..
  로블로 불매운동 전국적으로 확산..
  에드먼튼 건설현장 총격 2명 사..
  개기일식 현장 모습.. 2024.. +2
  해외근로자 취업허가 중간 임금 ..
  앨버타 신규 이주자 급증에 실업..
  앨버타 주민, 부채에 둔감해진다..
  연방치과보험, 치료할 의사 없어..
댓글 달린 뉴스
  2026년 캐나다 집값 사상 최.. +1
  개기일식 현장 모습.. 2024.. +2
  <기자수첩> 캐나다인에게 물었다.. +1
  캐나다 무역흑자폭 한달새 두 배.. +1
  캐나다 동부 여행-네 번째 일지.. +1
  중편 소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