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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생활은 사다리 올라가기
토론토에는 Co-op Program이라는게 있습니다. 새 이민자들을 위한 정착 program 중의 하나이지요. 보수는 없고 정해진 곳에 가서 3~4개월간 일하면서 카다나 직장 분위기, 일하는 방법, 대인관계 등등을 배우는 것입니다. 어느 분이 토론토에 있는 한 게시판에 물으셨기에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올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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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어학교를 열심히 다니고 그리고 영어선생님이 알려준 코압을 다니는 중입니다.
그런데 코압을 다니는데-서류정리하는거, 컴퓨터에 입력하는거- 아무리 생각해도 코압이 직장일과 연결될것 같지않아서 고만두고 싶은데요. 이제 2주일 되었거든요.
영어선생님에게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구요.

대답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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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생활은 사다리 올라가기

제가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을 졸업한 후, 1971년도에 카나다행 비행기 위에서 이민의 꿈에 부풀었던 제 모습이 떠 올랐습니다. 그 후 한 6개월간 국비 장학생(?)으로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 (그때는 일주에 약 50불을 정부에서 주면서 공부를 시켰다. 참 좋은 시절이었다). 형수님이 해 주시는 밥 먹으면서 편하게 지냈습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바나나와 오랜지가 맛이 있던지… ‘카나다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 했었습니다.

영어학교를 끝내고 직업 소개소(그때는 Manpower라고 했다)의 벽에 붙어있는 쪽지를 뜯어 가지고 Job을 잡으로가면 내가 듣던 두가지 말!
막 일을 잡으러 가면,
“You are over qualified!” 대학 졸업자니까.
좀 괜찬은 일을 잡으러 가면,
“You don’t have Canadian experience!”였습니다. 정말 지겹게 들었습니다.

눈보라가 쌩쌩 몰아치던 날! 그날도 Job interview에서 딱지를 맞고 subway차 안에서 형님 퇴근시간인 5시까지 종점에서 종점까지 왔다 갔다하며 시간을 죽이다가, 오돌 오돌 떨면서 Islington Subway에서 집에 가기 위해 형님의 차를 가다리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제가 일하는 회사에도 Co-op program으로 많은 사람들이 와서 Canadian Experience를 쌓겠다고 일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두 시간 이상 걸려서 Subway와 버쓰를 갈아타면서 옵니다. 물론 모두 이민자들이지요. 그 분들을 보면, 지나간 날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싸~해집니다. 그리고 좀 더 잘 대해 줄려고 딴에는 많은 애를 썼습니다. 제 실험실에도 약 열명이 거쳐 갔습니다.

그 중에 한 명이 지금도 저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Croacia에서 온 Sonia라는 여자입니다. Sonia가 Co-op program으로 일 할때, 우리 둘은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Sonia는 참 많이 힘들어했었고 전쟁를 하고있던 Croacia로 다시 돌아 가고 싶다고 까지 말했습니다. 제가 해 줄 수 있었던 것은 제 경험을 이야기 해주며 용기를 잃지 않게 해주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저와 3개월을 일한 어느 날, Sonia가 이야기했습니다.
“어진아, 내가 Canada에서 job를 잡는 것은 불가능 할 것 같애”
“왜? 아무데서도 소식이 없어?”
“수도 없이 이력서를 보냈는데 모두 깜깜 소식이야”
눈물까지 글썽이며 말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Sonia는 난민자로 Canada에 왔기 때문에 정부의 보조를 받으며 Co-op를 하고 있었지만 그것도 몇 주일 지나면 끝나니…
“Sonia, 절대로 포기하지마. 최선을 다해 그러면 반드시 좋은 일이 있을거야. 그리고 언젠가는 옛말을 할때가 꼭 온다. 이건 내 경험이야”
“나 한테도 그런때가 올까?”
“물론!”

그런데 Sonia가 Co-op를 그만 두기 두주 전에 갑자기 급하게 해 주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운좋게 Sonia는 석달 짜리 Short term contract position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Sonia가 첫 주급을 받던 날! 그녀는 내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습니다.
“어진아, 정말 고마워!” Sonia는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리고 운도 좋았습니다. 같이 일하던 여직원들이 차례로 산후 휴가를 가게 되었고 그녀의 contract는 다시 일년 연장 되었습니다.

이젠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어 일한지도 6년이 되었고, 그녀의 남편도 직장을 잡아서 열심이 일하고 있습니다. 3년 전엔 자그마한 집도 장만했습니다. 요즘엔 아들 Hockey game을 보러 다니느라고 바쁘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릅니다. Sonia도 나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옛말을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실험실을 거처간 사람들 중에 3명은 박사학위, 다른 3명은 석사학위 나머지는 학사학위 소유자들이였습니다. 그중에 몇 중국 사람들 이외의 사람들은 영어로 공부했기 때문에 “마루바닥에 조약돌을 굴리는듯한 액센트” 이외는 언어에 거의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오고가는 시간이 네 시간 이상 걸렸지만 열심이들 일하고 배웠습니다. 제일 가슴이 아팠던 것은 저는 때가 되면 꼬박 꼬박 월급을 받은데 그 사람들은 빈 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월급 날은 데리고 나가서 함께 점심을 사주며 많은 대화를 나누곤 했습니다.

요즘도 몇명은 저와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성탄절이 되면 카드도 보내오고…
“나 직장 잡았어!”
“나 차 샀어!”
“나 이제 정식 직원으로 채용됐어”
“나 승진했어”
“나 집사고 이사했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지난 날 제가 직장을 잡았을 때나 집을 샀을때처럼 흥분해서 전화통에 대고 소리를 지르곤 했습니다.
지나가던 동료들이 “Aginie, what’s wrong?” 할때도 있었습니다.

Co-op아라는게 어떤 때는 열통 터질 때도 있을겁니다. 영어가 안돼서 별것도 아닌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것 같기도하고, 새까만 동생이나 아들 딸같은 사람의 지시를 받아야하고, 시키는 일 잘못 알아 듣고 엉뚱한 일을 해놓고, 남들은 빈둥빈둥 놀고도 때가 되면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데… 난?, 난 뭐야?, 난 뭐냐 말야~~!!!

제가 지금 남의 말을 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저의 지난 일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지내고 보니까 Canadian Experience를 찾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남자들은 군대에 가보셔서 아시겠지만 일단 군대에 들어가면 “그가 사회에서 무엇을 했느냐?”는 거의 백지화 됩니다. 군대라는 틀 속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 했습니다. 저는 이민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카나다 사회가 한국과는 너무나 차이가 나니까. 배워야 할게 참 많습니다. 저는 이민생활의 시작은 사다리를 올라가는 것과 같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각자의 능력에 따라서 빨리 올라가고 늦게 올라가는 차이는 있지만 어느 한 사람도 사다리를 피해 갈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든 한단 한단 짚고 올라 가야만 합니다. 그 것이 싫다고 투정을 부리거나 안 올라가겠다고 버티면, 그 사람은 영영 높은 곳을 올라가 볼 수없게 됩니다. 높이 올라간 사람이 부러우면 지금부터 털고 일어나서 사다리에 한 발을 올려 놓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차근차근이 한단씩 올라 가셔야 합니다. 어느 정도 올라가서 내려다 보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일겁니다.

저는 Co-op를 열심이 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열심이 해서 그 곳에서 인정을 받으세요. 그러면 Sonia처럼 기회가 생길 수도 있고, 안되면 딴 곳에 직업을 구 할때 좋은 Reference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좋은 Reference가 참 중요합니다. 그러고 Reference는 정말 정확하게 써줍니다. 아니면 Reference를 check할때, 전화로 이야기해 줍니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추천해 주는 사람이 시큰둥해 하면 끝입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그 잘난(?) Co-op”이라는게 괭장히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열심이 해 보세요. 한국 사람들 “죽기 아니면 까무려치기”라는 말 잘쓰는데 저도 그 말을 참 좋아합니다. 이민 생활 쉽진 않습니다. 그러나 저로 격려해 주고 보듬어 주면 (더욱이 두 부부가) 해 볼 만 합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진 것 같네요. 기회가 되시면 Co-op성공담을 올려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기사 등록일: 200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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