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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교장 선생님이였다면...
불국사에서 김밥을 던지며 장난치던 아이들의 글을 읽고 마음이 참 많이 상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그곳에 있었던 교장 선생님이였으면 어떻게 했을까?’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교장 선생이라는 사회적 지위, 아이들을 교육해야하는 입장, 선생들을 감독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그 상황에 대처했을까? 제가 할수 있는 행동을 세 가지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 행동에 따라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첫번째 상황: 교장선생은 김밥을 가지고 던지며 난장판을 치는 아이들에게 위임있게 호통을 칩니다. “이놈들, 어디서 먹는 음식을 가지고 던지면서 장난치냐? 못된 놈들, 썩 그만두지 못해!” 처음엔 주춤하던 아이들이 저희들 끼리 쑤근쑤근합니다. “별 영감테기 다 보겠네!”하며 입을 삐죽거리다가, 한 녀석이 김밥을 상대편에 있는 아이에게 던지자 김밥싸움은 다시 시작됩니다. 아주 못되게 생긴 녀석 하나가 김밥 하나을 다른 아이에게 던지는 척하다가 교장선생에게 쎄게 던집니다. 김밥이 교장선생의 뽈따구니에 정통으로 들어 맞습니다. “와”하고 아이들이 웃습니다.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서 안 먹혀드니까, 이번엔 지도 선생에게 호통을 칩니다. “도대체 선생이라는 당신들은 뭐하는 거야?” “왜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야단이예요? 그리고 나이 잡수셨으면 나이값을 하세요. 왜 반말이예요?” “이 사람들이~ 나? 난 교장선생이다” “아~ 그러세요?” “아이들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야!” “선생님이나 학교에 가셔서 교육 잘 시키십시요! 내~ 원참!” “이 사람들이 어른이 타이르면…” “얘들아, 가자. 아~ 오늘 재수 더럽게 없네!” 선생들이 아이들을 몰고 떠난 자리는 김밥과 과자 부스러기로 난장판입니다. 교장선생은 제 분에 못이겨서 얼굴이 우르락 푸르락해 가지고 어쩔줄 모릅니다. 이때 일본 선생이 한 마디 거듭니다. 한국말을 좀 알아 듣는듯 합니다. “너희들 똑똑히 봤지? 선생과 학생,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똑같다 똑같애! 정말 한심하구나!” 두번째 상황: 교장선생이 일본선생에게 호통을 칩니다. “여보시오, 당신도 선생이요? 어떻게 아이들에게 그렇게 이야기 할수 있소. 일본 사람들은 역사의식이 그렇게도 없소? 아직도 자기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고, 뭐? 하인? 당신 말다했소?” “………” “김밥가지고 장난치는 아이들도 문제지만, 당신같은 사람밑에서 배우는 일본 아이들도 불쌍하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를 눈치챘는지, 한국선생 하나가 옵니다. “할아버지 왜 그러십니까?” “아~ 글쎄, 이 사람이 한국인이 옛날에 자기들의 하인이였다면서 머지않아 다시 자기네 하인이 될거라고 아이들한테 말하잖아!” “뭐야? 이 쪽바리 샤~끼가!” 한국선생이 쫓아가서 일본선생의 멱살을 잡습니다. 바야흐로 태권도와 가라데의 시합이 벌어빌려고 합니다. 그것을 보고있던 한국 아이들이 김밥을 일본 아이들에게 던지다가 우루루 몰려가서 두들겨 팹니다. 밤낮으로 조폭 영화와 비디오를 보며 자란 아이들은 패싸움 하나는 끝내 줍니다. 게다가 숫적으로 열세인 일본 학생들과 선생들은 아주 떡이 되게 얻어 터집니다. 한국과 일본 신문에 대서특필되면서 외교문제로 발전합니다. 그일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외무장관들이 만나고, 대학생들은 “비굴 외교 결사 반대”를 외치며 데모를 합니다. 너무나 비약하나요? 세번째 상황: 교장 선생님은 눈물울 글썽입니다. 너무나 마음이 아프기 때문입니다. 교장 선생님은 주머니에서 비닐 봉지를 꺼냅니다. 교장 선생님의 주머니에는 항상 비닐 봉지가 두 세개 들어 있습니다. 길가에 떨어진 쓰레기도 줏어 넣고 굴러 다니는 재활용 병과 깡통도 집어 넣기 위해서 가지고 다니는 것입니다. 교장 선생님은 말없이 김밥싸움을 하는 아이들 곁으로 걸어 갑니다. 교장 선생님의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 땅바닥에서 김밥을 하나 하나 줏어서 봉지에 담습니다. 아이들이 던지는 김밥이 머리를 때립니다. 한참 김밥싸움을 하던 아이들이 하나 둘 손을 멈추고 교장 선생님을 쳐다 봅니다. 교장 선생님은 계속해서 김밥을 줏어서 봉지에 담습니다. 교장 선생님을 물끄럼이 쳐다 보고 있던 선생님들이 말없이 김밥을 줏습니다.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들이 하는 것을 보던 아이들이 숙연해 집니다. 그리고 하나 둘 땅에 떨어져 있는 김밥과 과자를 줍습니다. 땅바닥에 떨어져 있던 김밥과 과자가 말끔이 청소됩니다. 선생님들이 교장 선생님에게 다가 옵니다. “어르신, 저희들이 잘못했습니다. 용서 하십시요” “제가 용서 할게 있습니까?” “할아버지, 잘못했어요” “그래~, 먹는 음식으로 그러는게 아니란다” “잘못했어요” 아이들이 몰려와서 빕니다. “그래~ 그래~…..”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일본 선생이 학생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얘들아, 내가 아주 잘못 생각했다. 저런 분이 계시는 한은, 한국 사람들이 다신 우리들의 하인이 되지 않을거다. 너희들 참 좋은 것을 배웠다.” “어르신, 안녕히 계십시요” “선생님들 수고하세요~” “어르신, 건강하세요” “할아버지, 안녕히 계세요” “그래~ 그래~…..” “할아버지 사랑해요~~” 아이들이 손을 흔듭니다. 환히 웃으며 줄지어 불국사 경내로 들어갑니다. 마침내 교장 선생님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뚝하고 떨어집니다. 속이 상해서 흘리는 눈물이 아닙니다. 교장 선생님의 마음이 후련해 집니다. 교장 선생님도 아이들에게 손을 흔듭니다. ‘내가 교장 선생님이였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기사 등록일: 200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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