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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속에는....
추석날이었습니다. 가족들이 모여서 저녁을 먹을까 생각했었는데, 하루 전에 가족들이 모여서 저녁을 먹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또 다시 모이는게 번거러워서 생략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모두 나가고, 집에는 아내와 둘이만 남아 있었습니다. 별로 할일은 없고, 날씨는 좋고…. Ontario호수에 가서 보름달을 보기로 했습니다. 호수에서 올라오는 달을 보기로 하고 떠났습니다. 한국에서 보던 달은 산에서 올라 왔었는데 이곳엔 산이 없으니…. 호수에 도착하니 한발이 늦어서 달은 벌써 호수위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호수에서 새색씨처럼 예쁘게 단장한 보름달이 수줍게 얼굴을 내미는 것을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습니다. 호숫가 바위에 걸터 앉아 아무말 없이 달을 쳐다 보았습니다. 살며시 아내의 손을 잡아 보았습니다. 쌀쌀한 저녁 공기속에 아내의 손은 따뜻했습니다. “여보 참 좋다, 그지?” “그래요. 나오길 참 잘했어요.” 달을 쳐다보면서 어릴적 생각을 했습니다. 대보름날 아이들은 깡통에다 구멍을 뚫고, 철사로 줄을 매고, 삭정이를 줏어서 넣고, 마른 풀을 뜯어서 넣은 다음, 불을 붙여서 빙빙 돌리면 불꽃이 깡통 구멍 바깥으로 새어 나왔습니다. 어렸던 나는 깡통이 없어서, 형들이 돌리는 불을 보며 부러워했던 어린시절! 가진 것은 없었지만 즐거웠던 추억이였습니다. 다음 해에 형이 얻어다준 깡통을 가졌을 때, 얼마나 기뻤든지…. Computer game에 정신이 팔려서, 밖엔 나가지도 않는 요즘아이들은 보름달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호수에 드리운 기다란 달빛이 출렁거리며 제 발끝까지 다가왔습니다. 토론토 시내의 불빛과 어우러지는 보름달! 아름다웠습니다! 달속에는 토끼가 떡방아를 찧고 있다고 이야기 하시던 할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커다란 함지속에 벌거벗고 앉아 있는 나의 모습과 때를 밀어 주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보름달 속에 있었습니다. 할머니의 모습 위로 콩비지를 만드시기 위해서 맷돌질을 하시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모습이 포개졌습니다. 모두 그립고 보고싶은 얼굴들이었습니다. “여보, 무슨 생각을 해요?” “응? 어~~~” “심각해 보이는데요?” “어~ 당신이 보름달 같다고 생각했어” 나도 모르게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피~ 괜히 딴 생각하다가 들키니까….” “아~냐~ 정말이야!” 다시 강조를 하고 아내의 얼굴을 쳐다보니, 달빛에 비친 하~얀 아내의 얼굴은 정말 보름달 같았습니다. 예쁘던 얼굴에 잔주름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저에게는 아직도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습니다. 더우기 달빛에 비친 얼굴은…. “여보, 이렇게 나오니까 너무 좋아요.” “그래! 내년 추석엔 온 가족이 모두 오면 어때?” “아이들이 온다고 할까요?” “싫다면 우리 둘이 오지 뭐.” 아내의 따뜻한 손을 다시 꼭 쥐었습니다. 보름달빛에 비추인 저희들이 젊은 연인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주책이였을까요? 꼬리글: 저는 할아버님에대한 추억이 없습니다. 아주 아쉬운 것 중의 하나입니다. 할아버님은 저의 아버님이 16살이실 때 광산에서 일하시다가 갱이 무너지는 바람에 돌아가셨답니다. 할머님으로 부터 참 좋으신 분이셨다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어떻게 생기셨었을까? 가장 멋진 분으로 상상을 해 봅니다.

기사 등록일: 200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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