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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의 일기 - 소담 한부연 (캘거리 문협)
 
아직은 그냥
웅크리고
까치집을 지킬래

연단의 기회를 주는 거야
태양이 길게 누워
외눈 설핏 조는 것도
뜨거운 야망은
손끝에서 숨 쉬게 하고
진한 향기도 아껴서
느낌 속에 더듬을래

아직은 그냥
우악한 바람도
돌아앉아 귀뿌리만 내어주고
좀이 쑤시지 않을 만큼
쪼그리고 앉아
그림만 그릴래

지평선 저 끝에서
반역의 조짐이 꿈틀거리고
땅속에서 혁명이
지붕을 들썩이는 날

그때
정수리에 푸른 깃발 세우고
대문 열고 뛰쳐나가 외칠 거야
죽은 자여 일어나자
새 하늘이다
까치집도
살이 올라
호드기를 불겠지

기사 등록일: 201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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