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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와 뇌혈관 질환 _ 최석근 칼럼 4
 
4월 중순까지 눈이 내린다는 이곳이 참 생소하긴 하지만 긴 겨울이었던만큼 봄은 더 반가울 것 같다. 필자는 이곳에서 처음 맞이하는 아름다운 봄이 기대된다. 마음은 벌써 밴프, 레이크 루이스에 있는 유명한 하이킹 코스에 가있기 때문이다.

캘거리는 북위 51도이며, 에드먼턴은 북위 53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주 춥게 생각하는 두만강 위의 블라디보스톡이 북위 43도이니 비교해 보면 이곳 캘거리와 에드먼턴은 얼마나 더 북쪽인지 짐작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도시는 북위 63도의 아이슬란드의 수도(Capital City), 레이캬비크라고 한다. 필자는 이와 비슷한 위도의 북쪽 도시인 헬싱키에 잠시 머물렀던 적이 있다.
헬싱키는 핀란드의 수도로서 이 나라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다. 이곳에서 필자의 전공과 관련이 있는 모임이 있었기때문이다. 한여름이 다가오기 전 6월 말의 헬싱키는 해가 거의 오후11시가 되어서야 지는 계절이었다. 하루중 낮시간이 길어지는 떄여서 저녁을 먹고도 이곳저곳을 둘러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어느날, 필자가 헬싱키 시내를 거니는 동안 정박해 있는 자그마한 배에서 사람들이 나와 물로 뛰어드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알고 보니 핀란드인들의 사우나였다. 핀란드를 생각하면 울창하게 우거진 자작나무숲과 한때 전화기의 대명사였던 ‘노키아’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가장 대표적인것은 ‘사우나’이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사우나를 즐기는 핀란드인들은 600만정도의 인구에 전국에 200여만 개의 사우나를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 북쪽의 나라, 핀란드에는 또하나의 대표적인 것으로 저명한 헬싱키 대학병원의 뇌혈관 센터가 있다. 사우나의 나라, 핀란드는 뇌혈관과 관련된 유병율이 높은 질환이 있다.
혈관 가지 사이에 혈관벽의 약한 부분이 어릴 때부터 존재하다가 어느 순간 후천적으로 볼록하게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라고 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이 핀란드인에게는 인구 대비 발병율이 아주 높다. 핀란드같이 추운 지역이 ‘뇌동맥류’같은 질환의 유병율이 높은 이유를 여러가지 원인으로 보고 있지만 그 중 하나의 이유를 사우나 습관에서 찾기도 한다. 풍선이 너무 부풀거나 압력이 가해지면 터지듯이 이 질환 또한 대표적인 뇌출혈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동맥류’로 부터 출혈이 발생하면 출혈하는 정도에 따라 그 환자의 운명이 결정되는데 심하게 출혈하면 1/4에서 1/3정도의 환자가 즉시 사망에 이르고 나머지는 병원에 와서 치료를 하게 된다. 출혈이 심하지 않으면 수술이나 시술로서 치료를 하기도 하는데 이중 반정도는 신경학적인 장애가 남게 되는 아주 무서운 병이다.
사람이 갑자기 급사하는 병으로 대표적인 두가지가 있는데, 심근경색에 의한 심정지와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출혈이다. 임상적으로 ‘복상사’ 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라고 할수 있는데 자기의 몸이 감당하지 못할정도의 혈류 변화가 유발되는 어떠한 요소에 의해서 발생하게 된다.
두 질환 중 심근 경색은 대부분이 생활상의 위험요소를(고혈압, 과체중, 고지혈증, 담배, 술, 스트레스, 중년의 남자 등)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위험을 인지하게 되어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나, 뇌지주막하 출혈에 의한 뇌출혈은 실제 아주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발생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예측을 할수 없기때문에 아주 위험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경험에 젊은 사람이 원인 모르게 갑자기 급사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동맥류 파열에 의한 게 아닐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순간 혈관이 감당할수 없을정도의 압력이 이 혈관에 가해져 폭발하게 되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핀란드에서 유병율이 높은 질환이지만 추운지역이면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이러한 대표적인 뇌혈관 질환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나름 긴 겨울과 주중 날씨의 변화가 많은 이지역에서 살아가시는 교포분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이다.
뇌출혈의 원인은 이렇게 혈관의 약한 부분에 후천적인 요소, 즉 첫째, 혈관의 신축성이 떨어지고 둘째, 혈관에 무리한 압력 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상황이 발생하다가 마지막에는 어느 순간 외부의 기후변화나 무리한 환경에 대해서 몸이 방어를 못하면서 혈관이 파열하게 된다.

오늘은 혈관이 파열하게 되는 환경적인 요소와 이곳의 추운 기후와 연관성을 가지고 실제 환자와 면담을 할 때 권해드리던 평소의 생활습관에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우리가 풍선을 불 때 어느 압력 이상으로 풍선을 불지 않으면 풍선은 팽창을 하지 못한다. 아마 어린 아이가 풍선을 불 때 아이의 힘은 부족해서 풍선의 탄성을 이기지 못해 풍선이 부풀지를 못한다. 그러나 힘 있는 어른이 갑자기 한꺼번에 힘을 모아 불면 그 풍선의 압력을 이기는 힘이 작용하여 불어나게 된다. 이때 부푼 풍선을 유지하기 위해서 풍선을 부는 중간 중간에 풍선 입구를 손으로 막던지 아니면 코로 바람을 들이키 면서 입으로는 그 풍선의 압력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작용을 ‘이완기 혈압’라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혈압이 135/85라고 할때 85가 이완기 혈압인 것이다. 그럼 풍선을 부풀게 하기 위해서 가해지는 압력은 ‘수축기 혈압’ 으로 이해하면 아주 쉬울 듯하다. 즉 자기 혈관의 탄성을 지탱하지 못할 정도의 혈류 변화와 압력 변화를 유발해서 부풀어 오르는 풍선과 같은 상황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철저한 혈압을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뇌출혈을 예방하는데 아주 중요하다.

극한 뜨거움과 극한 차가움을 오가는 사우나가 좋지 않을까?. 분명 아니다. 어떤 건강 상식이든지 누군가에게는 해가 될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사우나 같은 습관이 건강한 혈관에서는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혈관을 ‘pumping’하는 효과를 주어 건강에 좋은 것이다. 아마도 긴 백야를 지내는 추운 지역 사람들에게는 정신을 순화시켜주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습관이 해로운 무리를 주는 혈관을 가진분들에게는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은 아주 차가운 추위와 더위가 짧은 시간 안에 반복이 되면 혈압 변화가 심하게 된다. 이때 혈관이 부드러운 애기 고무줄처럼 이완 팽창이 부드러우면 부드럽게 수축 이완을 반복하면서 몸의 신진 대사를 촉진한다. 그러나 동맥 경화나 혈관의 능력이 그러한 온도 변화를 따라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냉 온탕을 반복하면 무리가 생긴다.
즉 이러한 냉 온탕 행위가 건강한 혈관을 가진 사람에게는 좋지만 그걸 견딜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무리가 되는 것이다. 자기가 감당 못할 정도의 급작스런 온도의 변화는 혈관에 무리를 가한다.
이곳은 봄이 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조석으로 꽤 추운 곳이다. 이곳에서 생활하시는 분들, 특히 어르신들께는 추운 날 밖에 나가실 때는 잠깐이라도 꼭 목도리를 하라고 권유를 드리고 싶다.
사람의 동맥 혈관 중에 체표면에 가장 노출되어 있는 큰 혈관은 세 개가 있다. 하나는 무릎 뒤쪽이고 하나가 서혜부(사타구니) 그리고 중요한 하나가 바로 경동맥이다. 목 측면을 손으로 만져보면 박동이 뛰고 있는 혈관을 만나게 된다. 이 혈관이 외부에 노출되면 심한 추위를 느끼게 된다. 이 혈관에는 뇌로 가는 혈류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 혈관이 과도하게 노출이 되면 뇌로 가는 혈류 변화가 심해지게 된다. 이러한 조절장치가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지만 어느 순간 그 역치를 뛰어 넘으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환자들에게 추운 겨울에 일교차가 심하거나 집안과 집밖의 온도차가 심할 때는 꼭 목도리를 하고 다니라고 권한다. 목도리는 반드시 귀 아래까지 올려야 한다고도 조언을 한다. 그리고 밖에 나갈 때는 꼭 현관이나 차고에서 깊은 숨을 10-20차례정도 천천히 호흡을 하여 외부 공기에 적응을 하고 외출하는게 좋을듯하다. 이곳에 계시는 어르신들께 꼭 도움이 되시기를 바란다.
실제 서울에서 근무할 때도 필자는 이러한 환절기 때 응급센터 내원 환자가 증가하여 많이 바빴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최석근 교수
경희 의료원 신경외과 박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현재 캘거리 대학병원에 교환
교수로 방문 연구활동중

기사 등록일: 2018-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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